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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명문대 총장의 조언

고려대 어윤대 총장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글로벌 리더로 키우기’

글·이남희 기자 / 사진·김형우 기자

2006. 08. 02

고려대는 지난해 국내 사립대로는 처음으로 영국의 유력 일간지 ‘더 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200대 대학에 진입해 화제를 모았다. 취임 3년 만에 고려대를 국제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이끈 어윤대 총장을 만나 ‘세계가 원하는 인재로 자녀를 키우는 교육법’에 대해 들었다.

“많이 보고, 듣고, 느끼게 하며 아이의 꿈을 키워주세요”
고려대 어윤대 총장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글로벌 리더로 키우기’

주가지수 등락에 따라 꼭대기 등불의 색깔이 변하는 첨단 인텔리전트 빌딩 엘지-포스코(LG-POSCO) 경영관, 초현대식으로 설계된 백주년기념관, 벽을 타고 물이 흐르는 모던한 분위기의 측면 분수…. 석조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들 속에 돋보이는 최신식 시설들은 고려대의 역사와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고려대의 변신은 비단 ‘시설 업그레이드’에 그치지 않는다. ‘막걸리’ 대학의 이미지는 ‘와인’으로, ‘민족’을 강조하던 대학 정서는 글로벌 마인드로 탈바꿈했다. 2003년 2월 취임한 어윤대 총장(61)은 고려대를 국제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이끌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5월 중순, 초여름 더위가 찾아온 신록의 캠퍼스에서 어윤대 총장을 만났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교육의 최대 화두로 내건 어 총장은 하루 한 명꼴로 외국 대학의 총장이나 학장을 만날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해외 유수 대학과 교류를 늘리고, 학술교류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서다. 그의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고려대는 지난해 국내 사립대로는 처음으로 영국의 유력 일간지 ‘더 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200대(184위) 대학에 진입했다.

글로벌 인재란 국제적 의사소통 능력과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갖춘 사람
어 총장이 바라는 글로벌 인재란 바로 ‘국제적인 의사소통 능력과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갖춘 사람’이다. 미국 하와이대 객원교수,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초청교수, 일본 아시아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근무한 그는 세계적인 인재와 실력을 겨루기 위해 영어 실력은 필수라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한다. 학생들의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고려대는 현재 전체 강의의 31%를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2010년까지는 60%까지 영어 강의의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영어 강의를 하면 수업의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감 넘치는 답변을 내놓는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이 영어로 가르치고 배우다 보면, 처음엔 강의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겠죠. 그러나 학내에서는 ‘영어 강의가 갖는 장점이 더 많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최근 새로 부임한 교수들은 영어 강의를 한다는 조건으로 채용됐습니다. 현재 세계적인 명문대로 손꼽히는 싱가포르 국립대나 홍콩대가 영어가 아닌 중국어로 강의했다면, 그만큼 명성을 얻지 못했겠죠.”
고려대의 또 다른 국제화 전략은 바로 자매대학을 공동 캠퍼스처럼 만들어 학생들의 유학을 장려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려대는 해외 결연대학에 고려대생이 머물 수 있는 기숙사를 짓고 있는데 오는 2008년까지 10여개 대학에 ‘글로벌 KU캠퍼스’를 구축할 계획. 현재는 영국 로열할로웨이대에 35명 규모의 기숙사 1개 동을 비롯해 캐나다 UBC에 1백 명 등 총 2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현지 대학들과 공동투자로 설립, 운영하고 있다.
고려대 총장 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어 총장의 외국어 실력을 귀띔해준 바 있다. 일본 와세다대 총장 및 중국 후단대 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영어, 일본어에 능통한 어 총장이 두 사람의 통역을 해줬다는 것. 그가 고려대의 국제화를 적극 주도할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뛰어난 어학 실력과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저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국제금융을 전공하며 한국의 자본시장을 국제화하는 정책을 수립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세계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습니다. 또한 외국계 은행 관계자, 외국 대학 교수를 주로 만나면서 제 생각의 기준은 당연히 ‘글로벌 스탠더드(기준)’가 됐고요. 제 경험에 비춰볼 때, 글로벌 시대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수용하고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능력은 어린 시절부터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해야 키울 수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종종 해외여행을 하면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고려대 어윤대 총장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글로벌 리더로 키우기’

어윤대 총장은 학생들에게 “폭넓은 독서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키울 것”을 당부한다.


어 총장은 “글로벌 인재는 결코 수많은 사교육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이 무리해서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내거나 과외를 시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는 것. 특히 초등학생인 자녀에게는 공부를 강요하기 보다는 음악, 미술, 체육 등 다양한 분야를 접할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설명한다.
“초·중등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꿈을 키우는 것’입니다. 영어교육은 싱가포르나 네덜란드처럼 공교육 기관이 의무적으로 담당하면 됩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갤러리에 가서 명화를 보여주고, 곳곳을 여행하면서 자녀의 꿈과 상상력을 키워줘야 합니다. ‘세상이 넓다’는 걸 깨닫게 되면, 목표와 꿈도 커지게 마련입니다.”
그는 자녀가 성적을 올리는 데만 관심을 갖고 인성교육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요즘 부모들에게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그는 예절을 중시하는 유교 문화권의 한국 사람들이 남을 배려하는 에티켓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뒤떨어져 있다고 말한다.
“얼마 전 30년간 한국에서 살아온 영국인 친구가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오페라 공연을 보는데 한 아이가 자꾸 발로 의자를 차서 주의를 주었더니, 그 아이의 부모가 강력하게 항의를 했다는 겁니다.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소란을 피우지 못하도록 엄하게 가르치는 영국인으로선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겠지요. 글로벌 시대 남을 배려하는 에티켓은 어디서나 필수입니다.”

실력 키우기뿐 아니라 ‘체력’ 키우기에 관심 가져야
무엇보다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도 어 총장의 남다른 교육관이다. 그는 “체육교육을 소홀히 하는 한국 학교들과 달리, 유럽 및 미국의 초·중·고등학교는 학생들의 체력을 키우는 데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실력은 물론 체력이 없다면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한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초청교수로 일할 때, 당시 큰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생이었습니다. 캐나다의 초등학교는 아이들이 반드시 수영을 해서 일정한 등급을 따도록 요구했기 때문에, 아들은 매일 수영장에 가야 했습니다. 아들을 수영장 혹은 축구 시합이 열리는 운동장에 데려다주는 것이 제 중요한 일과 중 하나였죠. 그 덕분에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어요. 이는 체육시간까지 ‘공부시간’으로 만드는 한국의 공교육 풍토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한국의 뛰어난 인재 중에서 어렵게 좋은 직장에 들어가놓고도 체력적으로 잦은 야근을 견디지 못해 그만두는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체력이 밑바탕이 되지 않으면 경쟁에서 절대 이길 수 없어요. 저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잔소리는 해본 적이 없지만 ‘운동하라’는 잔소리는 많이 했습니다(웃음).”
고려대는 학생들의 체력 증진을 위해 오는 7월 말 서울 장충체육관 2배 규모의 종합체육관을 개관할 계획이다. 또 8월 말 완공되는 하나 사이언스 파크에 피트니스 센터가 들어선다. 어 총장은 “국내 대학 중 고려대만큼 뛰어난 체육 시설을 갖춘 곳이 없을 것”이라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어 총장은 경영학이란 실용학문을 전공했지만, 인문사회적 소양을 누구보다 강조하는 교육자다. 그가 1학년 커리큘럼에서 교양과목의 교육을 강화한 것도 인문사회교육을 중시하는 그의 교육관에서 비롯됐다. 그가 총장으로 취임한 후, 강사 위주로 진행되던 교양과목 강의를 전임교수들이 맡게 했다.
“대학교 1학년은 인생관과 세계관을 확립시켜나가는 시기입니다. 호기심이 많고 마음이 열려있는 때인 만큼 문화적 소양을 키우는 책을 많이 읽어야겠지요. 역사를 공부하고 동료들과 철학에 대해 토론하면서 자신의 기틀을 잡을 수 있습니다.”
고려대에 진학하려면 어린 시절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고려대 입시는 크게 지원자의 특기 위주로 선발하는 수시 전형과 내신·수능·논술시험 성적을 반영하는 정시 전형으로 나뉘는데, 두 전형에서 모두 논술능력이 당락의 관건이 된다. 어윤대 총장은 “창조적인 글쓰기를 위해서 폭넓은 독서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최근 논술 과외가 성행하면서 학생들에게 ‘글 쓰는 테크닉’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붕어빵처럼 찍어낸 틀에 박힌 글은 채점 교수들에게 낮은 점수를 받습니다. 고려대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지닌 학생을 더 높게 평가하거든요.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이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려면 고전을 다양하게 읽어야 합니다. 교과서에 나온 요약본을 대충 읽어 넘기는 것이 아니라,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해야 독해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어요.”

고려대 어윤대 총장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글로벌 리더로 키우기’

어윤대 총장은 학생들과의 활발한 의사소통을 위해 교내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오른 글들을 꼼꼼히 읽는다고 한다.


“자녀에게 부모의 가치관을 강요하지 마세요”
어윤대 총장은 고려대 재학시절 ‘타임지 강독반’ 동아리 활동을 하며 ‘말하기와 글쓰기’ 능력을 키웠다고 한다. 학생들 앞에서 타임지를 읽고 해석하고, 기사의 내용에 대해 토론하면서 나름의 표현법을 터득했다는 것.
“경상도 사투리 때문에 ‘을지로’를 ‘얼지로’로 발음하는 등 말투에 콤플렉스가 있었어요. 하지만 ‘타임지 강독반’에 들어가 남들 앞에서 말하는 훈련을 하며 스피킹 능력을 키웠어요. 1년에 무려 1백50권에 이르는 타임지를 정독했는데, 영어능력을 키운 것은 물론이고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법도 배웠어요. 바쁜 현대사회에서 좋은 글이란 짧고 요점을 분명히 전달하며 논리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문과 시사잡지를 읽는 것이 좋은 문체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윤대 총장은 최근 고려대의 ‘영원한 맞수’ 연세대에서 경영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가 한국경영학회 회장 등을 맡아 학문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한국 대학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지난 5월 초 고려대 총장으로는 처음으로 연세대 강단에 서기도 했다. 연세대 리더십센터가 주최한 제37차 리더십 특별강연의 초청강사로 나선 것. 그는 “고려대와 연세대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동시에 세계적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남다른 ‘사립대 발전론’을 제시했다.
“세계적인 금융기업 골드만삭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5만 달러를 넘어선다고 합니다. 이는 유럽의 어느 국가도 추월하는 세계 3~4위 정도의 수준이지요. 그렇다면 한국의 명문 사립대들도 영국의 옥스퍼드·캠브리지대, 프랑스의 소르본대(파리4대학) 등과 나란히 경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고려대와 연세대가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해 국제경쟁력을 높여야죠.”
CEO형 리더답게 ‘목표와 실천방안’을 명쾌하게 제시하는 그의 화법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어윤대 총장이 시도한 고려대의 ‘국제화 혁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변화가 가져올 성과’를 소신 있게 설명하는 그의 리더십 덕분이다. 어윤대 총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자녀교육으로 고민하는 학부모에게 의미 있는 조언을 남겼다.
“한국 사람들은 굉장한 재능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자신이 부족했던 부분을 자식이 대리만족시켜주길 바라는 경향이 있어요. 부모가 자신의 가치관을 자녀에게 강요하는 교육은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진로 선택에 있어서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자녀의 흥미와 소질입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는데 평생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할 순 없잖아요.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면, 학력과 학벌을 떠나 사람들의 소득이 공평해질 것입니다. 뉴질랜드만 봐도 대학 졸업자가 고교 졸업자보다 월급을 더 받는 것은 아니거든요. 영국과 일본은 2년제 기술학교가 많은데 그 나라의 경쟁력은 바로 거기서 나옵니다. 국가와 기업도 그들에게 상응하는 대우를 해주고요. 앞으로는 얼마나 좋은 대학을 나왔느냐가 아닌 어떤 (질의) 교육을 받았느냐가 삶을 살아가는 척도가 됩니다. 자녀가 주어진 능력과 적성에 맞춰 일을 선택하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어윤대 총장이 말하는 인생 & 가족 이야기
미국 유학시절 만난 아내의 노래 실력에 반해 결혼, 두 아들에게는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라”고 가르쳐
고려대 어윤대 총장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글로벌 리더로 키우기’

“경남중, 경기고에 다닐 때 영화관이나 야구장에 가는 것을 정말 좋아했어요. 중학교 땐 영화 ‘허리케인’을 보러 갔다가 담임선생님을 만나 진땀을 뺐죠. 이 정도가 제가 학창시절 저지른 행동 중 가장 큰 탈선이었습니다(웃음).” 경남 진해 출신인 어윤대 총장은 사업가인 아버지와 전업 주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학창시절을 평범하게 보낸 그는 공부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지만, 공부할 땐 집중력을 발휘해 성적은 늘 상위권을 유지했다. 부산에서 중학교를 다녔던 그는 서울 경기고에 진학하며 첫 ‘유학’을 경험한다. 하지만 천성적으로 자신감을 타고난 그는 결코 기죽는 법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운명의 힘에 이끌려’ 고려대 경영학과에 진학했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국제금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업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경영을 전공하기로 결심한 것. 처음부터 공부를 계속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고려대 대학원에 수석으로 합격하면서 인생의 항로가 바뀌었다. 석사학위를 받고 모교 후배들에게 강의를 하며 그는 가르치는 일에 매력을 느껴 유학을 떠났다. 그는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중 지인의 소개로 아내 정복주 이화여대 음대 학장(58)을 만났다. 당시 그는 미시간주에 있었고 정 교수는 인디애나대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있었다. 노래엔 소질이 없다는 어 총장은 “아내가 나의 가장 큰 약점의 전문가여서 반했다”고 털어놓는다. 첫 만남 후 그는 중고 자동차를 구입해 틈만 나면 아내를 만나러 미시간주에서 인디애나주로 운전해 찾아갔다. 부산과 평양 정도의 거리를 오가야 했지만 피곤한 줄 몰랐다고 한다. 부인 정복주 교수는 어 총장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당시 “여성도 능력이 있다면 일을 해야 한다”는 어 총장의 말이 결정적으로 정 교수의 마음을 흔들었다고. 두 사람은 만난 지 1년 만인 1976년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1년 뒤 얻은 아들 호선군(29)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증권사에서 근무 중이다. 차남 준선군(24)은 미시간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대체 군복무 중이다. 어머니의 예술적 감각을 물려받은 둘째 아들은 영화와 사진에 푹 빠져 지낸다고 한다. 어 총장은 가정에서 웬만해선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 자신의 가치관을 강요하기보다는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도록 지도해왔다고 한다. 아이들이 알아서 학습시간표를 짜고 하루에 마쳐야 할 공부를 끝내도록 옆에서 조언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었다. 어 총장은 “두 아들 중 하나는 나를 따라 교수가 됐으면 했는데 둘 다 기업에서 근무하는 데 관심이 더 많다. 그런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올해 결혼 30주년을 맞은 어윤대 총장 부부는 고대 총장, 이대 학장으로 활약하며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화할 시간이 부족할수록, 배우자를 아끼고 배려하는 마음을 드러내자’는 것이 어 총장 부부의 남다른 사랑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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