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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별책 부록│여자가 즐거운 섹스

성에 대해 잘못된 오해와 편견들

행복한 성문화센터 배정원 소장의 섹스 레슨

글·김순희‘자유기고가’

2006. 04. 20

“결혼한 후 더 예뻐지고 활력이 넘치는 부부에게는 분명 사랑이 담긴 ‘멋진’ 섹스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반면, 백화점 식당가에서 허겁지겁 음식을 먹어치우는 주부는 대개 성욕저하거나 성적 불만족이 심하다고 보면 돼요. 얼마 전 필리핀에서 희대의 바람둥이를 잡았는데 그가 그랬다는군요. ‘호텔 뷔페나 식당에서 많은 음식을 허기진 듯 먹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유혹했는데 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다’고.”
10년째 성상담 전문가로 활동 중인 행복한 성문화센터 배정원 소장은 “요즘 들어 성에 관한 정보가 봇물처럼 쏟아지지만 섹스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는 것 같다”면서 “해묵은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는 것이 행복한 섹스를 위한 기본”이라고 주장한다.
“성에 대해 잘못된 생각 중 하나가 ‘결혼 후 자위행위’를 죄악시한다는 거예요. 결혼한 남성이나 여성의 자위행위를 어떤 결핍에서 나오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남편이나 아내가 자위행위 하는 모습을 보거나 알게 되면 ‘나와 하는 성행위가 만족스럽지 않은가’ 혹은 ‘지나치게 밝히는 사람인가’ 하고 충격을 받아 상담하는 사람이 적지 않아요.”
자위행위는 배우자와의 섹스가 재미없어서 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게 그의 얘기다. 남성의 경우 결혼 전까지 오랫동안 혼자 해온 자위행위의 감각에 익숙해져 있어 때로는 그 감각을 느끼기 위해 자위행위를 계속한다는 것이다.
“남성들은 97%가 자위행위를 하고 나머지는 거짓말을 한다고 할 정도로 대부분의 남자가 결혼 후 자위행위를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해요. 여성의 경우는 대략 60% 정도가 자위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요. 배우자의 자위행위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어요. 그저 안본 척, 모른 척 넘어가는 게 좋지요.”
그는 “배우자의 자위행위를 도와 그로 인해 섹스의 흥미를 북돋우는 것도 즐거운 섹스를 위한 한 가지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외국의 성 치료사들은 부부간의 더 멋진 섹스를 위해 상대에게 자위행위의 모습을 보여주라고 조언하기도 해요. 배우자가 자위행위를 하는 모습을 보면 더 흥분하게 되고, 또 상대가 애무받기 원하는 신체부위와 접촉의 강도 및 방법을 알게 돼 섹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거죠.”

애널섹스 변태 아니지만 건강 위해 자제하는 게 좋아
그가 성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남편이 오럴섹스 중에 정액을 먹으라고 요구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다.
“오럴섹스는 말 그대로 ‘입으로 상대의 성기를 애무하고 애무 받는’ 것이잖아요.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행위죠. 오럴섹스는 혀나 입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아주 섬세하고 자극적인 애무방법이에요. 정액은 먹어도 건강상에 문제는 없어요. 정액이 여성의 성기에 들어가면 생명의 씨가 되지만 입으로 들어가면 단순히 단백질 식품(?)일 뿐이거든요.”
하지만 그는 남성들이 여성에게 정액을 먹으라고 요구하기 전에 ‘상대 여성에게 유쾌한 일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부분의 남성은 상대 여성이 자신의 정액을 먹는 것에 대해 ‘상당히 흥분된다, 무척 고마운 일이다, 상대방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나타내요. 그러나 여성들은 정액을 삼키는 일은 ‘대개’ 고역이라고 생각하죠. 저는 남성들이 ‘대개’라는 말에 주목하면 좋겠어요. 오럴섹스 도중에 남성이 (여성의 입에) 사정하기도 하는데 이때 준비 없이 정액을 삼키게 된 여성들이 느끼는 놀라움과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오럴섹스시 정액을 먹을 것인가의 문제는 순전히 두 사람이 결정해야 하지만 여성이 원치 않는데 마치 ‘나를 사랑한다면 정액을 먹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식은 곤란하죠.”
부부간에 합의만 된다면 어떤 행위나 체위도 변태가 아니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성교육) 강의 도중에 쪽지를 나눠주고 궁금한 것을 질문하라고 하면 다양한 질문이 쏟아지는데 놀라운 것은 어느 강의에서나 빠짐없이 등장하는 질문이 바로 ‘애널섹스’에 관한 것이에요.”
상담과 성교육을 통해 만난 여성들 중 대부분은 애널섹스에 대해 좋지 않은 반응을 나타냈다. 불쾌감이 드는 것은 물론 몹시 고통스러운 행위라고 말하는 여성들도 적지 않았다는 것. 남성이 요구하기 때문에 마지못해 응했을 뿐 즐거움은 찾을 수 없었다는 게 한결같은 대답이었다고 한다.

“성적인 쾌감이 좋냐, 아니냐를 논하기 이전에 애널섹스는 배변기관인 항문에 음경을 삽입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합의하에 한다 하더라도 건강을 먼저 생각해야죠. 애널은 성기가 아니잖아요. 여성의 질은 성적인 흥분을 하면 질벽과 바톨린샘 등에서 액체가 분비돼 성행위시 윤활제 역할을 해주는데 직장에서는 아무런 액체도 분비되지 않거든요.”
그는 “만일 애널섹스를 하려면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성행위를 하기 전 배변을 해 직장을 비워야 한다. 또한 삽입하기 전에 콘돔을 착용하는 것은 물론 콘돔에 충분히 윤활제를 발라야 한다고 말한다.
“윤활제는 꼭 ‘수용성’을 사용해야 해요. 수용성 윤활제는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죠. 또 한 가지, 애널섹스 도중에 항문에 넣었던 성기를 질 속에 그대로 삽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만은 절대 피해야 해요.”
애널섹스를 자주 하는 것은 결코 좋지 않다고 말하는 그는 “애널섹스가 빈번히 이뤄질 경우 아내의 기저귀를 갈아줄 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충고를 덧붙인다. 애널섹스를 즐겨하면 항문 주위의 괄약근이 늘어나 변실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편들도 흥분하는 아내 보면서 심리적 오르가슴 느껴
우리나라 사람들은 섹스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은 편이라고 한다. 배 소장이 자신의 홈페이지(www.baejw.com)를 통해 ‘당신은 인생에서 섹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2천여 명 가운데 89%가 ‘그렇다’고 대답했다는 것.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성에 대해 보수적이고 이중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어요. 서구의 영향을 받아 많이 개방됐다고는 하지만 요즘도 성은 ‘드러내선 안되는 것, 말하기 쑥스러운 것, 음란스러운 것, 많이 알아선 안되는 것, 알더라도 아는 체하면 안되는 것’으로 여기죠.”
오랜 성상담을 통해 부부간에 발생하는 성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는 “애무를 받기만 하는 데 익숙한 우리나라 여성들의 의식전환도 필요한 때”라고 말한다. 섹스는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에 남편에게 애무받는데 그치지 말고 남편의 성감대를 찾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여성의 오르가슴에 대한 연구와 논의는 활발한 반면 남성의 오르가슴에 대한 연구는 인색한 편이에요. 남성은 단순히 삽입하고 사정할 때 오르가슴에 도달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상대방이 흥분하고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심리적인 오르가슴을 여러 번 느끼기도 해요. 남성들은 음경, 특히 귀두뿐만이 아니라 젖꼭지, 목덜미, 귓불 등 몸 전체에 걸쳐 성감대가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성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부부가 황홀한 섹스를 나누기 위해서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상대방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나로 인해 행복하기를 바라는 배려가 ‘즐거운 섹스’를 위해 중요하다는 것.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일수록 성에 대해 거리낌 없이 서로에게 솔직하게 털어놓는다고 한다. 배씨는 “성에 대해 개방적인 부부가 성생활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면서 “몸으로 나누는 의사소통의 통로가 막히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성에 대해 잘못된 오해와 편견들
배정원씨는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에서 성교육 및 성상담을 해오다 2003년부터 ‘행복한 성문화센터’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건강한 성문화 조성을 위해 성교육 강사훈련, 성교육 및 성치료전문가를 위한 워크숍 등 교육 및 상담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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