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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한은희 강추! 가족여행지

경북 청도

색다른 특산물 맛보며 소싸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

기획·강현숙 기자 / 글 & 사진·한은희‘여행작가’ / 축제사진제공·청도군청

2006. 03. 09

산과 물이 맑고 인심이 좋아 ‘삼청(三淸)의 고장’이라고 불리는 경북 청도. 이곳에서는 반시(쟁반처럼 납작하게 생긴 감)로 만든 와인을 맛보고 감물을 이용한 천연염색을 하며 건강에 좋은 유황온천수에 몸을 담글 수 있다. 특히 3월이면 전국적으로 이름난 소싸움축제가 열려 군 전체에 흥겨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경북 청도

경북 최남단에 자리한 청도는 산과 물이 맑고, 인심이 좋아 삼청(三淸)의 고장으로 불려져왔다. 이곳에서는 씨 없는 감 ‘반시’와 반시로 만든 와인을 맛보고, 반시 즙을 이용해 천연염색을 하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다. 매년 3월에 열리는 소싸움축제도 청도 여행의 즐거움. 일정을 마친 뒤 용암온천의 게르마늄 유황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피로가 싹 풀린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몸과 마음을 움츠러들게 하기 쉬운 3월, 경북 청도를 찾아가보자.

감으로 만든 와인 맛보고 와인터널 구경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분지를 형성하고 있는 청도는 청정 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 특히 옛 이서국(삼한시대에 있었던 부족국가)의 수도였던 화양읍은 무수히 많은 감나무를 볼 수 있는 ‘감마을’로 유명하다. 청도의 감은 쟁반처럼 생긴 감이라고 해서 ‘반시’(盤枾)로 불린다. 씨가 없고 크기가 크며 당도가 높아 맛있다. 하지만 수분이 많아 곶감을 만들기에는 부적합해 저장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 그래서 감을 4등분해 곶감처럼 건조시킨 감말랭이, 감을 얼린 아이스홍시를 만들어 판매한다. 얼마 전에는 반시의 대량 소비를 위해 청도와인에서 반시를 이용한 와인(감그린)을 개발했다.
경북 청도

청도와인(주)의 와인연구소 내부. 반시로 만든 와인은 심장병 예방과 노화 방지에 효과적인 타닌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감 와인은 반시 즙을 발효시켜 만드는데, 숙취 해소에 효과적인 과당과 펙틴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알코올을 첨가하지 않고 만드는데, 심장병 예방과 노화 방지에 효과적인 타닌 성분이 들어 있다. 육류와 생선류로 만든 요리뿐 아니라 한식과도 잘 어울린다. 감 와인의 맛과 효능이 입소문나면서 지난해에는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가 대표단의 환영 만찬주로 선정돼 인기를 끌었다.
청도와인은 지난 2월 중순부터 와인 저장고로 사용하고 있는 화양읍 송금리의 터널을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다. 이 터널은 1904년 대한제국 말기에 경부선 철도용으로 뚫었던 곳으로 와인 숙성에 좋은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총길이가 1km에 달해 와인 10만 병을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터널에 들어가 와인과 터널 내부를 구경한 뒤 터널 입구에 마련된 쉼터에서 와인을 직접 마셔보는 시간을 갖는다. 쉼터에는 와인을 주문해 간단한 안주와 함께 마실 수 있는 작은 카페도 마련돼 있다. 와인 시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9시. 와인 터널과 쉼터 안의 카페에서 와인을 판매하며 가격은 터널에서는 750ml 2만원, 카페에서는 750ml 2만2천원이다. 문의 054-371-1100 http://gamwine.com

경북 청도

와인 저장고로 사용하고 있는 터널. 쉼터가 마련돼 있어 와인 시음과 와인 구입을 할 수 있다.


감물을 이용한 천연염색 체험
화양읍 유등리에는 천연염색 공방인 꼭두서니가 있다. 공방의 시작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구에서 사업을 하던 주인장 김종백씨는 고향인 청도로 내려와 동네 할머니들에게 전통 방식대로 천을 염색하고 천이 사각거리도록 풀을 먹이는 방법을 배우며 염색을 시작했다. 그러다 태풍이 몰아쳐 감이 많이 떨어지자, 못 먹게 된 감을 이용해 염색을 하게 됐는데 감물색이 더할 나위 없이 예뻤다고 한다.
공방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방문객을 반기는 건 너른 마당에 가득히 널려 있는 천들이다. 햇살을 받으며 다양한 형태로 펄럭이는 천들을 보면 경외감마저 들 정도. 염색에 사용되는 감물은 청도 반시의 즙을 짜서 만든 것이다. 감물염색을 하려면 우선 천을 물에 빨아 풀기를 빼고 말린 뒤 감물에 담가 감즙이 고루 배어들도록 20여 분간 주무른다. 그런 다음 천을 꼭 짜서 햇빛에 널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감물에 주물러 널어놓은 천이 햇빛에 바싹 마르면 물을 골고루 뿌리며 다시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천 전체에 골고루 예쁜 감물색이 올라온다고. 염색천에 뿌리는 물의 성분에 따라서도 색깔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예를 들어 철분이 많은 약수를 뿌리면 갈색이 훨씬 많이 돌게 된다고 한다.
경북 청도

꼭두서니를 방문하면 감즙을 이용해 천을 염색하는 이색체험을 할 수 있다. 공방 전시장에는 다양한 천연염색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추천 여행코스!
1일

대구-부산고속도로 청도IC로 나와 우회전한 뒤 5분을 달리면 왼쪽으로 용암온천 이정표가 나온다. 오른쪽으로는 6월 개장 예정인 소싸움경기장이 보인다.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해 200m 들어가면 용암웰빙스파. 이곳에 짐을 풀고 온천 앞 ‘옛날손칼국시’에서 점심식사-들어간 길을 돌아나와 소싸움경기장 앞에서 경산 방향으로 좌회전. 송금리 이정표 따라 좌회전하면 남성현역이 나온다. 이곳에서 산 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감그린 와인터널-용암웰빙스파로 돌아와 온천체험-테마랜드 이정표 따라 경부선 철도 아래의 굴다리를 지나 언덕으로 올라가면 왼쪽으로 테마랜드가 나온다. 식당들이 모여 있는 카페촌으로 이곳에서 저녁식사-용암웰빙스파에서 1박.

2일

용암웰빙스파 1층에 있는 가마솥 두부촌에서 아침식사-온천 앞 농산물 공동 판매장에서 감말랭이와 감식초를 구입한 뒤 천연염색 공방으로 이동-감물염색 체험 후 테마랜드 방향으로 내려가 ‘하늘과 땅 사이’에서 점심-각북면 방향으로 진입, 청도소싸움축제장으로 이동. 축제기간이 아니라면 각북면 방향으로 계속 진행, 오산리로 가서 이복규 생활다기연구소 관람-나오는 길에 ‘다향만당’에 들러 차를 마신 뒤 각북면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길의 왼쪽에 자리한 ‘덕산추어탕’에서 저녁식사 후 용암웰빙스파로 돌아와 2박. 이외에 숙박가능한 곳은 용암웰빙스파 근처에 자리한 옥천장여관(054-372-1092)이 있으며, 운문사 주변에는 운문산 자연휴양림(054-371-1323)이 있다.

3일

아침 일찍 출발해 운문면으로 이동-운문사 입구 먹을거리촌에서 아침식사 후 운문사 구경-운문사 입구 인공암벽 구경-금천면 동곡리로 이동해 ‘강남반점’에서 점심-운강고택을 관람한 뒤 청도IC를 이용해 귀가.




감즙을 이용한 염색이 끝나면 마당에 천을 널어놓고 천연염색전시장으로 건너간다. 전시장에는 다양한 감물염색 제품들이 거실, 주방, 손님방 등으로 나누어진 공간에 전시돼 있다. 현관 바로 앞에 자리한 주방에는 낮은 커튼이, 거실 창가에는 커다란 감물 커튼이 걸려 있는 식. 가장 눈에 띄는 건 손님방 바닥에 깔려 있는 ‘감물로 염색한 삼베’인데 항균성이 뛰어나 장판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감물염색 체험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 할 수 있다(일요일 휴무). 염색 체험료는 1인당 1만원이며 2시간 정도 진행된다. 문의 및 예약 054-371-6135
천연 유황온천수에 몸을 담그며 건강 목욕
경북 청도

대형 바데풀이 있어 게르마늄 유황온천수를 이용해 전신 마사지를 할 수 있다.


화양읍 삼신리는 용암온천으로 유명한 곳. 예부터 장수마을로 이름났으며, 힘센 사람들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 지역의 온천들은 땅속 1000m에서 솟아오르는 43℃의 게르마늄 유황온천수를 사용한다. 피부를 좋게 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게르마늄 성분이 다른 온천보다 15~30배 이상 함유돼 있어 건강을 지켜준다. 수량 또한 풍부해 하루 6천2백 톤의 온천수가 솟아오른다.
이곳의 대표적인 온천인 용암웰빙스파는 5층 규모의 건물 전체를 다양한 온천시설로 꾸며놓았다. 기능성 온천뿐 아니라 대형 바데풀을 구비해놓아 온천수를 이용한 전신 마사지를 즐길 수 있다. 또 온천수에 아로마테라피를 가미한 아쿠아테라피 시설을 도입한 것도 특징. 2층과 3층에 꾸며진 노천탕과 황톳불 찜질방은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공간이다.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서 5천여 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온천 개장시간은 오전 6시~오후 10시이며 이용료는 6천5백원이다. 아쿠아테라피의 이용료는 주중 1만2천5백원, 주말 1만5천원. 문의 및 예약 054-371-5500 www.yongamspa.co.kr

아이와 함께 즐기는 이색 체험, 소싸움축제
경북 청도

청도를 대표하는 ‘소싸움축제’. 소싸움뿐 아니라 싸움소로 키우고 있는 어린 소를 구경하고 로데오 경기를 관람하는 등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매년 3월이면 청도에서는 ‘소싸움축제’가 열린다. 지난 90년 ‘영남민속투우대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래 해마다 규모가 커지면서 이제는 청도 하면 소싸움이 떠오를 만큼 청도를 대표하는 행사가 됐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원형 경기장 안에서 벌어지는 소싸움이다. 경기장을 빼곡히 메운 사람들은 친구, 가족과 함께 열띤 응원을 벌이며 소싸움에 집중한다. 청도의 소싸움에는 스페인의 투우처럼 투우사의 싸움기술이나 화려함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몸무게가 1톤이 넘는 소들이 뿔을 맞대고 뿜어내는 강렬한 열기 때문. 마치 작전을 짠 것처럼 능수능란하게 싸우는 소들을 보고 있으면 아슬아슬한 기분이 들면서 경기에 빠져들게 된다고 한다.
다양한 농기구를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농기구 체험과 싸움소로 키우고 있는 어린 소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소달구지를 타고 축제가 열리는 장터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주한미군 카우보이협회 회원들이 길들이지 않은 소의 등에 올라타고 벌이는 로데오 경기 역시 축제의 재미를 더한다.
올해는 3월11부터 15일까지 청도 서원천 둔치 특설 경기장에서 열린다. 전국의 싸움소 1백여 마리가 출전, 체급별 경기를 치른다. 일본·미국·호주산 소가 한우와 겨루는 국제전도 펼쳐질 예정. 문의 054-370-6376 www. cheongdo.go.kr
경북 청도

가족여행 전문가 한은희씨는요…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체험 여행지를 소개하기 위해 전국을 누비고 다닌다. 이달에 찾은 청도는 반시로 만든 와인을 맛보고, 감물염색을 해보는 등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포근한 봄바람이 외출을 재촉하는 3월, 온 가족이 청도에서 특별한 체험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적극 추천했다.

알·아·두·면·좋·은·실·속·정·보
볼거리

경북 청도
▼ 이복규 생활다기연구소 청도군 각북면 오산리 비슬산 기슭에 위치. 도예가 이복규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전통적인 장작가마를 이용해 다구를 만든다. 연구소 안에는 이씨가 만든 다구를 전시해놓은 전시장과 차를 마시는 다실이 있는데, 직접 키워 수확한 찻잎으로 우려낸 차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이곳은 상업적인 전시장이 아니라 작가의 작업공간인 만큼 아이와 함께 찾아갈 때는 미리 작품 관람 시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 연구소까지 가는 길은 찾기가 좀 까다로운 편이므로 방문 전 전화로 자세하게 물어볼 것. 문의 054-371-6886

▼ 운문사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호거산 기슭에 자리한 사찰로 신라 진흥왕 때 지어졌다. 사찰 입구로 들어서면 천연기념물 제180호인 처진 소나무가 보인다. 소나무를 지나 똑바로 들어가면 왼쪽으로 자그마한 건물인 작업전이 있는데, 그 안에는 고려시대 만들어진 석조여래좌상(보물 제317호)과 사천왕석주(보물 제318호), 신라시대 3층석탑(보물 제678호)과 석등, 고려시대 만들어진 원응국사비(보물 제316호), 조선 초에 세워진 비로전 등 다양한 문화재가 있다. 입장료는 어른 7백원, 청소년 5백원이며 주차료는 2천원. 청도IC를 지나 청도읍 방면으로 가다가 경주 방향으로 이어지는 20번 국도를 따라 좌회전한 뒤 계속 직진한다. 금천면을 지나 대천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어 호수를 따라 달리면 운문사가 나온다. 문의 054-372-8800

▼ 운강고택 청도군 금천면 신지리에 위치. 조선시대 선비인 소요당 박하담이 벼슬을 사양하고 은거하며 후학을 양성했던 옛 터에 1726년, 박중응이 건축했으며, 1824년 그의 손자 운강 박시묵이 중건했다. 안채와 사랑채가 별도의 ㅁ자 모양을 하고 있어 쌍ㅁ자 모양의 형태로 지어진 조선시대 상류층의 가옥구조를 엿볼 수 있다. 담장 너머로 운강 박시묵의 둘째 아들 박재소의 집인 섬암고택, 셋째 아들 박재충의 집인 운남고택, 박시묵의 동생 박기묵의 집인 도일고택 등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청도에서 20번 국도를 타고 운문사 방면으로 가다가 금천면 입구 동곡 사거리에서 우회전한다. 금천 사거리에서 다시 우회전한 뒤 다리를 건너면 운강고택이 나온다.

잠잘 곳

용암웰빙스파는 양실 14개, 한실 14개의 객실로 이뤄져 있다. 객실 안으로 양질의 게르마늄 유황온천수가 직접 공급되는 것이 특징. 숙박료는 주중 6만8천원, 주말 7만8천원. 문의 054-371-5500 www.yongamspa.co.kr

먹을 곳

경북 청도
용암웰빙스파 앞에 자리한 옛날손칼국시(054-373-6230)는 이름 그대로 손칼국수(3천원)가 맛있는 식당.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한다. 용암웰빙스파에서 5분 거리에는 카페촌인 테마랜드가 있는데 이곳에 자리한 프로방스(054-373-6677)는 퓨전양식전문점으로 안심을 전처럼 구워내는 ‘스칼라노피니로마나’가 포함된 스페셜코스(3만2천원)와 우리 입맛에 맞게 개발된 김치스파게티(8천5백원)가 인기 메뉴다. 가마솥 두부촌(054-370-3355)은 토속음식 전문점이며,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하고 고등어조림(5천원)이 맛깔스럽다. 하늘과 땅 사이(054-373-2542)는 해물수제비(4천원)가 맛있는 집.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영업한다. 각북면으로 건너가면 풍경이 좋은 전통 찻집 다향만당(054-373-6981)과 청정 1급수인 청도의 하천에서 자란 미꾸라지로 끓여내는 추어탕집 덕산추어탕(054-372-9059)이 자리해 있다. 추어탕은 1인분 4천원. 운문사로 가는 길에 자리한 강남반점(054-373-1569)은 불교신자인 주인이 고기를 넣지 않고 개발한 스님 자장면(4천5백원)이 유명하다. 돼지고기와 돼지기름을 사용하지 않고 버섯, 해물, 참기름, 식용유를 사용해 맛이 담백하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영업한다. 소개된 식당들은 모두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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