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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한은희 강추! 가족여행지

경북 예천

활쏘기 체험, 별자리 보기, 두꺼비집 짓기…이색 체험이 기다려요~

기획·강지남 기자 / 글&사진·한은희(여행작가)

2005. 12. 16

'단 샘물'이라는 이름을 지닌 경북 예천에서는 물줄기가 마을을 350도 돌아 나가는 절경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활을 쏘며 명사수가 되어볼 수 있고, 천문대에서 우주의 반짝이는 별들을 관찰해볼 수도 있다. 다채로운 체험들로 가득한 경북 예천으로 떠나보자.

경북 예천

물줄기가 마을을 350도 돌아나가는 회룡포 마을 전경.


경북 예천(醴泉)은 고장 이르을 ‘단(醴)샘물(泉)‘이라고 명명했을 정도로 물로 이름난 곳이다. 금강산 온정리 온천에 견줄 만한 예천온천과 태극 모양으로 돌아나가는 산자락이 만들어낸 전국 최고의 물돌이동(물이 감돌아 흘러나가는 마을이라는 뜻) 회룡포는 예천 물자랑의 최고 정점에 있는 자랑거리. 쌀쌀한 날씨 탓에 몸이 움츠러드는 12월, 경북 예천을 찾아가보자.

직접 활을 쏘며 명사수가 돼보는 곳, 예천진호국제양궁장
예천 양궁팀에서 1등을 하면 전국, 아니 세계 양궁 랭킹 1위와 같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예천에서 세계적인 양궁선수들을 많이 배출한 것. 국제양궁장의 이름에 ‘진호‘가 들어간 것 또한 다름아니느 1970년대말부터 80년대 초까지 한국 양궁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은 예천 출신의 김진호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를 기리기 위해서다. 2000년 호주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수녕 선수와 장용호 선수, 2005년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남자단체전에서 우승한 최원종 선수 또한 예천군청 소속이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연습하는 양궁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탁 트인 드넓은 잔디 위에 줄지어 늘어선 과녁이 손님들을 반긴다. 하지만 활과 호살은 보이지 않는다. 안전을 위해 강사가 있을 때만 활고 화살을 내오기 때문. 이곳에서 활쏘기 체험을 진행하는 강사는 3명으로 모두 은퇴한 양궁선수들이다.
체험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양궁장에서 지켜야 할 규칙에 대한 간단한 교육이 실시된다.
”반드시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합니다. 답답하다고 사용하지 앟으면 다칠 위험이 있어요. 그리고 절대 빈 활줄을 당겼다가 갑자기 놓지 마세요. 활이 휘어질 수 있습니다. 화살을 활에 건 상태에서 사람에게 겨누어서도 안 됩니다. 장난이라도 절대 안 돼요. 활시위를 떠난 화살의 속도는 사람을 다치게 할 만큼 빠릅니다. 마지막으로 자기 화살을 다 쏘았다고 과녁으로 화살을 뽑으러 가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이 손 화살이 날아와 다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신신당부가 이뤄진 후에야 활 쏘는 기본자세에 대한 강의가 진행된다.
”먼저 가슴보호대를 입고 왼팔에도 보호대를 찹니다. 그 다음 활을 잡고 어깨너비로 양발을 벌리고 섭니다. 이때 발의 방향이 11자가 되도록 해주세요. 이제 활 끝을 발등위에 살짝 올려놓고 화살을 겁니다. 화살 끝에 달린 3개의 날개 중 주황색이 자기 몸을 향하도록 걸어주세요. 그래야 화살이 바람을 잘 타고 잘 날아갑니다. 이제 활을 들고 시위를 당깁니다. 이때 활시위를 당긴 풀꿈치가 아래로 처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


활쏘기 강의를 듣는 아이들은 1초라도 빨리 활을 당겨보고 싶은 마음에 조바심이 가득한 표정이다. 문방구에서만 보던 작은 플라스틱 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활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표정도 귀엽다. 강사가 ”어린아이들은 다칠 위험이 있어 초등학교 4학년 이상만 활쏘기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하자 얼굴에 실망의 빛이 가득해지는 아이들도 몇몇 있다. 이들은 대신 엄마와 형의 활 쏘기 솜씨를 채점하기로 한다. 정중앙을 맞히면 10점, 그 주변의 노란색을 맞히면 9점, 빨간색으로 벗어나면 8점…. 손가락에 걸린 화살은 활시위를 떠나며 ‘챙~‘하는 소리를 낸다. 화살이 과녁에 맞는 순간 여기저기서 웃음과 박수가 터져나오고 아이들은 명사수가 된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양궁체험은 무료다. 하지만 체험 참가자의 수에 따라 쏠 수 있는 화살의 수가 달라진다. 참가자가 많은 날에는 보통 10발 정도 쏠 수 있고, 한가한 날에는 좀 더 많이 쏠 수 있다. 연중무휴. 문의 054-650-6411(예천군 문화체육시설관리사업소)

하늘로 출발하는 항구, 예천천문우주과학공원 별천문대
추운 날씨로 대기의 수증기가 모두 걷힌 청명한 겨울밤 하늘엔 유난히 별이 많다. 때문에 별자리를 관측하기 가장 좋은 계절, 쏟아지는 별빛이 무리를 지은 은하수를 볼 수 있는 계절이 바로 겨울이다. 하지만 눈으로 보는 작은 별빛으로 만족할 수 없다면 천문대를 찾아보자.
경북 예천

별천문대에서는 낮에도 망원경을 통해 별을 관찰할 수 있고 우주극장에서는 직접 행성 글미을 오려가며 우주의 신비를 배울 수 있다.


예천읍에서 영주 방향으로 가는 28번 국도 변에 위치한 예천 천문우주과학공원에는 우주선 모양의 천문대인 ‘별천문대‘가 있다. 2002년 ‘하늘로 통하는 항구‘라는 컨셉트로 설계된 별천문대는 반사경의 지름이 508mm인 연구용 반사망원경과 150mm인 굴절망원경을 갖추고 있다. 이 망원경들은 자동제어장치에 의해 움직인다. 망원경에 별들의 위도아 경도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정확하게 그 위치를 찾아내주는 것. 덕분에 낮에도 별을 관찰할 수 있어 태양의 흑점이 폭발해 일으키는 화염을 볼 수 있다. 요즘 가장 잘 보이는 별은 화성이라고.

예천천문우주과학공원은 흥미로운 우주극장도 갖추고 있다. 둥근 돔처럼 생긴 지붕의 스크린으로 펼쳐지는 우주의 장엄한 광경들과 함께 재미있는 우주 이야기를 풍성하게 들려준다. 반짝이는 별빛은 우리와 얼마나 떨어진 곳에서 빛나는 걸까? 태양은 지구보다 얼마나 클까? 지구는 얼마만큼 빠른 속도로 태양주의를 도는 걸까? 저 별들은 어디서 태어났을까?… 이 우주극장은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 별자리를 관측할 수 없을때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별자리 여행을 안내하는 연구원의 자세한 설명은 아이들이 호기심을 충분히 채워준다.
”별은 무엇일까요? 별은 영어로 스타(star)라고 하지요? 바로 그거예요. 스스로 타는 것. 스스로 타오르는 것이어야만 별이 될 수 있어요. 별은 주변 물질을 끌어들여 수소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것에서 생성되기 시작합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1억 개의 별이 모여 은하단을 이루고, 은하단이 1어개 모여 우주를 이룬다. 엄청 거대한 우주가 아닐 수 없다. 지구는 얼마나 빠른 속도로 태양 주위를 돌고 있을까? 초속 30km다. 지금 우리가 가만히 앉아 있어도 시속 100km로 달리는 자동차보다 1천 배나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는 셈이다…. 끈없이 이어지는 흥미로운 우주 이야기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만큼 아이들의 시선을 잡아당긴다.
우주여행에 동참할 수 있는 별 관측시간을 주말과 휴일에는 오전 10시~오후 5시, 평일에는 오후 1~5시(12~2월). 일몰 관측은 해가 지는 시각에 따라 달라지며, 맑은 낡에만 진행된다. 평일 관측과 야간 관측은 반드시 예약 후 찾아가야 한다. 천문대 입장료는 어른 1만원, 어린이 5천원. 문의 054-6543-1710, www,portsky.net

뿅뿅다리 건너 들어가 즐기는 모래체험, 회룡포
예천의 대표적인 경승지인 회룡포는 내성천 물줄기가 마을을 감싸고 돌아 낙동강과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한다. 회룡포는 물줄기가 마을을 350도 돌아서 나가는, 우리나라 최고의 물돌이동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비가 많이 오면 물에 잠기는 척박한 곳이었으나 현재는 안동댐이 건설돼 그 피해가 줄었다고 한다.
원래 이곳은 ‘육지 속 섬‘이어서 사람이 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풍양면 사막마을에 살던 경주 김씨 일가가 전쟁을 피해 이곳으로 들어오면서 경주 김씨의 집성촌이 된 것. 마을 안에 사는 아홉 가구 모두 경주 김씨다. 과거에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때 커다란 고무 함지에 아이들을 실어 어른들이 물길을 오가며 날랐다고 한다. 지금은 철판으로 다리를 놓아 오가고 있는데 일명 ‘뿅뿅다리‘. 철판 사이에 동그란 구멍이 나 있어 붙은 이름이다. KBS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준서와 은서가 어린 시절 물장구를 치고 놀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뿅뿅다리를 건너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외양간에 매여 있는 소들이 반긴다. 회룡포 사람들은 지금도 소 쟁기질을 하며 농사를 짓는다. 마을 사람들은 회룡포에 놀러온 사람들에게 소달구지를 태워주기도 한다. 여타 체험할 거리가 없는 시골마을의 겨울철 체험 프로그램인 셈.
회룡포는 강변의 백사장으로도 유명하다. 고운 모래가 가득 깔려 있어 아이들의 좋은 놀이터가 돼준다. 쌀쌀한 날씨인데도 두꺼비집 짓기를 하며 노는 아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회룡포의 물돌이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비룡산에 있는 회룡대. 장안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숲길을 걸어 오르면 작은 정자인 회룡대가 나온다. 문의 054-653-6696, http://dragon.invil.org


경북 예천

가족여행 전문가 한은희씨는요…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여행지를 소개하기 위해 전국을 누비고 다닌다. 이 달에 찾은 예천은 이색적인 자연 풍광과 함께 활쏘기와 우주 관찰 등 색다른 체험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쌀쌀한 겨울이라고 실내에만 있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 예천을 찾아 다양한 즐거움을 맛보라고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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