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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건강한 식생활

한국인의 하루 기준 영양소 상한 섭취량 & 적정 섭취량

너무 많이 먹어도 해로워요~

기획·강지남 기자 / 글·김이연‘자유기고가’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한국영양학회 제공

2005. 12. 13

한국영양학회가 최근 43년 만에 개정한 한국인 영양섭취기준(DRIs)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것은 풍족해진 현대인의 식생활을 반영해 ‘하루 상한 섭취량’과 ‘적정 섭취량’을 제시해 너무 많이 먹는 것을 경고했다는 점. 그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한국인의 하루 기준 영양소 상한 섭취량 & 적정 섭취량

‘권장량’에서 ‘섭취 기준’으로의 업그레이드. 지난 11월3일 한국영양학회(학회장 백희영)가 발표한 한국인의 영양섭취기준(Dietary Reference Intakes·DRIs)은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된다. 새로운 영양섭취 기준은 나트륨, 아이오딘(요오드), 비타민 등 18개 영양소의 하루 섭취 상한선과 이를 포함한 44개 영양소의 적정 섭취량을 규정했다. 영양 부족보다는 과다섭취가 문제가 되는 시대적 변화를 반영해 영양권장량을 적정 섭취량으로, 또한 ‘하루에 이만큼 이상은 먹지 말라’는 하루 상한 섭취량으로 바꾼 것이다. 학교 급식이나 외식 등 집 밖에서 식사하는 일이 많아지고 건강기능보조제 등 영양섭취 통로도 다양해졌다는 점도 이런 변화의 배경이 됐다.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나이 같아도 신체 사이즈에 따라 영양권장량 달라
기존에는 성별과 나이에 따라서만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량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키, 몸무게, 활동량에 따라 자신에게 필요한 하루치 열량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서른 살인 A씨는 키 175cm, 몸무게 76.5kg에 매일 운동을 한다. 마찬가지로 서른 살인 B씨는 키 170cm, 몸무게 54kg에 사무직에 종사하며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A씨와 B씨에게 필요한 하루 에너지 섭취량은 과거엔 2500kcal로 똑같았지만, 새롭게 바뀐 기준에 따르면 A씨는 3500kcal, B씨는 2100kcal이다(표 참조).
영양소는 적당한 섭취가 가장 중요
해조류와 어패류를 많이 먹는 한국인들은 아이오딘을 과잉 섭취하기 쉽다. 미역국을 많이 섭취하는 산모는 하루에 권장 아이오딘 섭취량의 3∼10배를 먹는다는 최근의 조사 결과가 나왔을 정도. DRIs는 아이오딘 권장 섭취량을 미국과 같은 수준인 하루 150μg(mg의 1000분의 1 단위)으로 정했으나 상한 섭취량은 3mg으로 정했다. 미국의 상한 섭취량(1.1mg)에 비하면 상당히 높지만 한국인의 식생활 특성을 감안한 것.
DRIs는 에너지를 내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적정 비율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갈수록 지질의 비율이 높아지는 식생활 탓에 지방의 상한선을 정해줄 필요가 생긴 까닭이다. 1969년 한국인의 영양소 비율은 탄수화물 80.3%, 지방 7.2%였지만 2001년에는 탄수화물 65.6%, 지방 19.5%로 바뀐 것. 이에 DRIs는 20세 이상의 경우 탄수화물 적정 비율은 55∼70%, 지방은 15∼25%로 정했다. 3∼19세까지는 지방 비율을 30%까지 허용했는데, 이는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게는 여러 호르몬의 재료가 되고 세포막의 형성을 돕는 지방이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단백질은 연령에 따라 섭취량이 달라져야 한다. 성장기에는 많은 양을, 나이가 들수록 적은 양을 섭취해야 하는 것. 20∼40대는 하루 45g(달걀 7.5개), 50대 이상은 40g(달걀 6.5개)을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도 과다 복용하면 건강 해쳐
칼슘 섭취량은 성별에 따라 달라진다. 10대 남성은 900mg(멸치 209g), 20대 이상 남성은 700mg(멸치 163g)이 권장 섭취량. 반면 10대 여성은 800mg이고 20∼40대 여성은 700mg으로 다소 줄었다가 50대 여성 이상은 다시 800mg을 섭취하도록 권장했다. 폐경기가 되면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을 더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한국영양학회가 DRIs에서 제시한 영양소는 모두 44종. 미량 영양소인 비타민과 무기질의 종류를 대폭 늘이고 식이섬유, 필수 아미노산에 대한 기준도 처음 정했다.
DRIs는 비타민의 과다섭취를 경고한다. 비타민 A 과다섭취는 간에 무리를 주며 임신부는 기형아를 출산할 위험이 있다. 비타민 E 과다섭취는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DRIs는 비타민 A의 상한 섭취량을 3000μg, 비타민 E의 상한 섭취량을 540mg으로 정했다.
많이 먹어도 해가 없다고 알려진 비타민 C도 과다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예민한 사람의 경우 비타민 C의 과다섭취로 구토, 복통, 설사를 할 수 있고 심하면 신장 결석이나 통풍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비타민 C의 상한 섭취량은 2000mg.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비타민 드링크제의 경우 1병(100ml)에 비타민 C가 700mg이 들어 있으므로 하루 세 병 이상 마시면 상한 섭취량을 초과하는 셈이 된다.
과다섭취가 우려되는 여러 영양소와 달리 식이섬유는 한국인에게 섭취량이 부족한 영양소. 식이섬유는 장 운동을 촉진하고 콜레스테롤 배설과 혈당 조절능력을 높여준다. 70년대만 해도 하루 평균 25∼30g을 섭취했지만 90년대 들어서 15∼20g으로 줄어들었다. DRIs는 30∼49세 남성의 경우 29g, 여성의 경우 23g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유지와 당류는 소량 섭취해야
식품 구성탑이란 식생활에서 각 식품군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그림으로 그린 것. 모두 다섯 층을, 그리고 실제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과 양을 각 층의 크기와 위치로 표현했다. 탄수화물을 많이 함유하는 한국인의 주식인 곡류와 전분류는 가장 크고 바탕이 되는 맨 아래층이며 두 번째 층은 채소류와 과일류(비타민·무기질·식이섬유를 많이 함유), 세 번째 층은 단백질 공급원인 고기와 생선, 달걀, 콩류가 차지했다. 칼슘 섭취를 위해 중요한 우유와 유제품이 네 번째 층이며 가장 크기가 작은 맨 위층은 유지와 견과류, 당류가 차지했다.
균형 잡힌 식단을 짜기 위해서는 우선 매끼 곡류와 전분류를 주식으로 삼고 채소반찬 2∼3가지와 단백질 반찬 1∼2가지를 먹는 것이 좋다. 유지와 당류는 음식을 조리할 때 소량만 이용한다. 가능한 한 싱겁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간식으로 우유와 과일류를 1일 1회 이상 섭취한다.
한국영양학회가 마련한 표준 식단표는 아침은 수수밥, 점심은 흰밥, 저녁은 보리밥을 제안한다. 흰쌀에는 식이섬유가 적기 때문에 이를 보충하기 위해 잡곡류의 섭취를 늘린 것. 또한 식이섬유 섭취를 위해 주스보다는 생야채나 과일을 먹도록 권장한다.

국은 미역국, 북어무국, 얼갈이배추국을 제안한다. 해조류와 야채류의 적절한 조화를 고려한 까닭이며 가능한 한 싱겁게 조리하고 건더기 위주로 먹을 것을 권한다.
표준 식단표에는 김치가 하루 한 끼에만 들어 있다. 과다섭취할 경우 고혈압과 심장병의 원인이 되는 나트륨의 섭취를 줄이기 위한 고육책이다. 한편 한국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칼슘과 리보플라빈의 섭취량을 늘리기 위해 우유, 유제품, 콩, 두부류, 뼈째 먹는 생선, 잡곡, 녹색 채소 등을 많이 먹도록 권하고 있다. 또한 한국영양학회는 불고기나 제육볶음 등을 조리할 때는 유지나 당류의 사용량을 줄여 열량을 낮출 것을 제안한다.







영양섭취기준(Dietary Reference Intakes)이란?
질병을 앓지 않는 일반인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식생활을 영양소로 제시한 것. 기존 영양권장량을 현대인의 식생활과 건강에 맞도록 개편했다. 기존 영양권장량이 각 영양소에 대해 한 가지 수치로만 권장량을 제시한 것과 달리 영양섭취기준(DRIs)은 평균 필요량, 권장 섭취량, 충분 섭취량, 상한 섭취량 등 4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평균 필요량은 건강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 섭취 수준의 평균량을 의미하며 권장 섭취량은 대다수의 사람(약 97%)의 필요량을 충족시키는 수준을 말한다. 충분 섭취량은 영양소 필요량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부족한 영양소의 경우 건강한 사람들에게 이 정도 수준이면 영양소 섭취가 부족할 확률이 낮다고 판단돼 제시되는 섭취 수준이다. 상한 섭취량은 인체 건강에 유해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최대 영양소 섭취 수준을 말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영양학회 홈페이지(www.kns.or.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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