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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계순 주부의 구청 민원안내 자원봉사

기획·최호열 기자 / 구술정리·이수향‘자유기고가’ / 사진·김형우 기자

입력 2005.12.12 11:29:00

지난 5월부터 구청에서 민원안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유계순 주부(41). 구청을 찾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의 손길을 건네면서 보람을 느낀다는 그가 들려주는 봉사활동 체험기.
유계순 주부의 구청 민원안내 자원봉사

내가 요즘 하고 있는 자원봉사는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청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민원안내를 하는 것이다. 구청 안에 안내 게시판이 있기는 하지만 워낙 방대한 업무가 이뤄지는 곳이다 보니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민원인들이 많다.
구청을 처음 찾는 주민들은 해당 부서를 찾지 못하거나 업무를 처리하려면 어떤 부서로 가야 하는지 몰라 난감해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은 간단한 업무를 보는 것도 힘들어하기 때문에 누군가 옆에서 일일이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다른 곳에서 처리해야 하는 일을 잘못 알고 구청까지 오는 주민들도 있다. 이들에게 구청업무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안내하고 설명하는 게 나의 일이다.
“자동차세 관련 업무는 어느 부서에서 보나요?”
“2층에 있는 세무과로 가시면 됩니다.”
“호적 정리 때문에 왔는데요.”
“시민과로 가셔서 문의하시면 됩니다.”
구청 입구로 들어선 사람들은 끊임없이 내게 와서 이것저것을 물어보고 내 안내에 따라 걸음을 옮긴다. 아주 단순한 일이지만 내 말 한마디에 사람들은 여기저기 찾아 헤매는 수고를 덜고 시간낭비를 할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또한 최근에는 구청에서 각종 세미나와 문화강좌, 교육 프로그램 등을 주최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문의도 많다. 각 프로그램의 운영 시간을 알려드리고 장소를 안내하는 것도 내 일이다. 뿐만 아니라 얼마 전부터는 노숙자나 형편이 어려운 분들을 대상으로 직업교육도 실시하고 있는데, 이분들에게는 더욱 꼼꼼한 안내가 필요하다.
내게 봉사활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다지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불구하고 작은 것 하나라도 베풀고 나누어주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이런 저런 봉사활동을 했었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시작한 민원안내 봉사는 처음이어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은 민원인들을 해당부서와 신속하게 연결해줄 수 있을 만큼 익숙해졌다.
유계순 주부의 구청 민원안내 자원봉사

주부 자원봉사자들로 인해 구청 분위기가 훨씬 밝아졌다는 말을 들을 때 뿌듯하고, “엄마가 자랑스럽다”는 아이의 칭찬에 어깨가 으쓱해진다는 유계순 주부.


사실 살림을 병행해야 하는 주부들의 봉사활동에는 제약이 따르기 마련이다. 특히 시간을 많이 뺏기지 않으면서 힘들지 않은 봉사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병원이나 관공서의 민원안내 봉사는 안성맞춤이 아닐까 싶다.
일주일에 한 번씩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구청 내에서 비교적 간단한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집안일이나 아이들 뒷바라지에 불편함이 없다. 또한 육체적으로도 힘들지 않고 정신적 스트레스도 거의 없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보람도 크다. 특히 상냥하고 따뜻한 배려가 담긴 주부 자원봉사자들의 안내봉사로 구청 분위기가 훨씬 밝아졌다는 소리를 들으면 정말 뿌듯하다. 또한 “다른 집 엄마들은 아침에 드라마 보는 재미에 빠져 있다는데, 구청에서 봉사하는 엄마가 너무 자랑스러워요” 하는 아이들의 칭찬에 어깨가 으쓱해진 적도 있다. 하루 종일 집안에만 있으면 세상을 보는 시야도 좁아지고 개인적으로도 나태해지기 마련일 터. 이런 면에서 봉사는 내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어느덧 오후 4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내게 안내를 받은 사람들이 민원업무를 마치고 돌아가며 “고맙습니다” “수고하세요” 하고 건네는 인사가 오늘따라 유난히 정겹게 느껴진다.


※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는 주부들의 훈훈한 사연을 찾습니다. 자원봉사를 하시는 주부 본인이나 주위 분들의 간단한 사연을 적어 연락처와 함께 이메일(honeypapa@ donga.com)로 보내주세요. 문의 02-361-0956

여성동아 2005년 12월 5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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