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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솔직 고백

김완선 ‘가수 생활의 애환 & 악성루머로 인한 맘고생’

“3년 동안 저를 돌아보며 만든 앨범, 데뷔 후 처음으로 진솔한 저의 생각 담았어요”

글ㆍ김유림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 장소협찬ㆍ포시즌

입력 2005.12.12 10:26:00

가수 김완선이 데뷔 20주년을 맞아 새 앨범 ‘리턴’을 발표했다. 이번 앨범은 그가 처음 가수로 데뷔하던 열일곱 살의 순수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앨범 발매기념 쇼케이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지 못할 정도로 감격의 눈물을 흘린 그에게 가수로 활동하며 겪었던 혼돈과 방황, 악성루머를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긍정의 힘’에 대해 들어보았다.
김완선 ‘가수 생활의 애환 & 악성루머로 인한 맘고생’

지난1986년 ‘오늘 밤’이란 노래로 화려하게 가수로 데뷔한 김완선(36). 그가 얼마 전 9집 앨범 ‘리턴’을 들고 오랜만에 팬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세븐틴’이란 제목의 타이틀 곡이 눈에 띄는 이번 음반은 가수로 데뷔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 그가 처음 음악을 시작했던 열일곱 살의 순수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을 담고 있다.
“이번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직접 주도해서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어요. 3년의 공백기 동안 저 자신을 되돌아보며 만든 음악인 만큼 진솔한 저만의 생각이 담겨 있죠. 지금까지는 남들이 하라는 대로 따라 했지만 앞으로는 좀 더 능동적으로 음악활동을 할 생각이에요.”
이번 음반 제작에 들어가기 전부터 ‘나란 존재는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왔다는 그는 최근 들어 우주, 천체, 자연에 관한 책을 많이 접하면서 조금씩 그 해답을 찾고 있다고 한다. 특히 그는 사물과 인간의 생명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별, 나무, 구름, 심지어 종이까지 생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생명에 대한 소중함도 깊이 생각해봤다고.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는 그는 3년간의 휴식에서 나온 여유로움 때문인지 한층 성숙한 모습이었다.
“요즘은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제3의 침팬지’를 읽고 있는데, 그 책을 보면 인간과 침팬지의 DNA가 1.6% 차이밖에 안 난다고 해요. 아주 미묘한 차이가 있을 뿐인데 인간에게만 언어와 음악, 문화가 생겨났다는 사실이 참 인상 깊었어요. 원래 혼자 사색하는 걸 좋아하는데 책을 읽으면 저의 좁은 시야를 조금이나마 넓힐 수 있는 것 같아요. 너무 어린 나이에 가수로 데뷔했기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고 그러다 보니 자연적으로 저 자신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친구들과 어울려 수다를 떨거나 재미있게 얘기하는 것에 익숙지 않아요.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걸 기피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차라리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여러 사람과 토론을 하라고 하면 잘할 텐데, 남들에게 재밌는 얘기하는 건 정말 못하겠더라고요(웃음).”

“너무 어린 나이에 가수로 데뷔해 잃은 것 많지만 무대 위 열정은 진짜 제 모습이에요”
이번 앨범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댄스음악이 없다는 점이다. 기존 팬들을 생각해 보너스 트랙으로 한 곡을 수록하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노래가 록을 기본으로 한 팝 발라드로 부드럽고 편안한 곡들이다. “이제 춤은 그만 추고 싶다”고 담담하게 말하는 그는 한때 춤에 미쳤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춤에 대한 열정이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또한 그는 “열정 없이 춤을 계속 춘다는 건 나 자신을 속이는 짓”이라고 말했다.
80~90년대를 대표하는 댄스 가수로 군림한 그이지만 정작 자신은 너무 어린 나이에 가수가 된 것이 조금은 후회스럽다고 한다. 좀 더 나이가 들어 가수가 됐다면 그동안에 겪은 숱한 시행착오와 실패, 그리고 그로 인해 받은 마음의 상처 또한 덜 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그때는 지금처럼 10대 가수가 많지 않았어요. 당시 저의 매니저가 상당히 앞서 가신 분이었고 저 역시 그분의 생각이 정말 쿨하게 느껴졌죠. 하지만 20대가 되자 시간이 흐를수록 저 자신이 점점 위축되고 작아져 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타이틀 곡 선정부터 무대의상, 메이크업, 심지어 인터뷰에 응하는 대답들까지도 전부 기획사에서 시키는 대로 했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그때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무대 위에 섰을 때의 제 모습만큼은 춤과 음악에 대한 열정에서 나온 것이었으니까요. 팬들 역시 무대 위에 선 제 모습을 좋아해주신 거라 생각해요.”
그가 나이를 먹은 만큼 그의 팬들 중에도 결혼해 아이까지 낳은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팬클럽 회원들은 요즘도 꾸준히 모임을 갖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자신들이 소장하고 있던 그와 관련된 사진·영상 자료들을 모아 CD 4장에 담아 그에게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그는 “오랜 세월 나를 잊지 않고 응원해준 팬들이 있기에 힘들 때마다 많은 용기를 얻는다”며 “내 노래에 귀를 기울여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완선 ‘가수 생활의 애환 & 악성루머로 인한 맘고생’

그는 지난 6월 동대문시장 대형쇼핑몰 지하 매장에 옷가게를 열고 수입의류와 함께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옷을 판매하고 있다. 아직까지 큰 이익을 보지는 못했지만 인생의 또 다른 도전이라 여긴다고. 전체 매장관리는 친동생을 포함한 직원들이 맡아 하는데, 그도 시간이 날 때마다 가게에 들른다고 한다.
아직 미혼인 그에게 결혼에 대해 묻자 “조금 더 있다가 할 생각”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연애경험도 많지 않다는 그는 “아직까지는 혼자 지내는 시간이 좋고, 결혼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했다.
“어렸을 때는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두려웠고 지금은 결혼 자체가 두려워요. 나이가 나이인 만큼 주변에서도 ‘언제 결혼하냐’고 많이들 물으시는데, 그때마다 ‘반드시 하긴 할 거예요’라고 대답해요. 다만 나이가 조금 더 든 뒤에 하고 싶다는 거죠. 지금은 혼자 있는 게 편하고 좋아요. 제 주변에는 싱글인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더 남자를 만날 기회가 없는 것 같아요(웃음).”
지난 11월1일 앨범 발매기념 쇼케이스에서 노래를 부르던 중 감격의 눈물을 흘린 그는 팬들에게 “눈물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10년 동안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가봐요”라고 말해 그동안 겪은 심적 괴로움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했다.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온 뒤 금전적 손해를 보기도 했고, 정체 불명의 악성 루머가 따라다니는 등 힘든 여정이 계속됐던 것.

“힘든 일 겪을 때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건 긍정적인 성격 덕분이에요”
김완선 ‘가수 생활의 애환 & 악성루머로 인한 맘고생’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온 뒤 10여년간 힘든 시간을 보낸 김완선은 독서와 사색을 통해 자신에 대한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얼마 전 그는 KBS ‘연예가중계’와의 인터뷰에서 ‘홍콩에서 모 재벌의 아들을 낳았다’는 소문에 대한 입장을 처음으로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92년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홍콩으로 떠나자 나돌기 시작한 ‘출산설’에 대해 “홍콩으로 찾아온 친구들이 있었다. 그 당시 기자들이 그런 질문을 하면 ‘말도 안되는 소문’이라고 얘기를 해줘도 되는데 그 친구들이 ‘난 모르는 일이다’라고만 했다는 것을 뒤늦게 전해 듣고 더욱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그런 소문을 해명하는 것 자체가 소문을 인정하는 것 같아 일절 언급을 피했다”고 답했다.
“사실이 아닌 것에 대해 아니라고 확실히 밝히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고 말하는 그는 당시 너무 어려서 말을 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를 잘 구분하지 못했다고 후회했다.
하지만 그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낙천적인 성격 덕분에 이런 많은 어려움을 겪고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한다.
“굉장히 예민한 성격인 반면 빨리 잊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빨리 잊어버리는 편이에요. 물론 당시에는 많이 힘들고 속상하지만 ‘내가 고민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고 판단되면 빨리 마음을 접어요. 이처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도록 키워주신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사실 저희 부모님 만큼 착하신 분들도 드물거든요. 그런 분들 사이에서 태어난 것 자체가 감사할 일이죠.”
평소 움직이는 걸 싫어해 운동도 하지 않는다는 그는 요즘 관절 상태가 나빠져 내년 초에는 수술을 받을 계획이라고 한다. 수술하는 게 무서워 치료를 차일피일 미뤄왔는데 요즘에는 간단한 시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용기를 냈다고.
앨범 작업을 끝내고 다소 한가해진 그는 시간이 날 때면 집에서 DVD로 외국 가수들의 콘서트를 자주 본다고 한다. “젊은 시절 많이 보고 배웠어야 했는데, 그때는 밤낮없이 활동하느라 그럴 여유가 없었다”는 그는 앞으로 라이브 무대에 주로 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성동아 2005년 12월 5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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