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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장 건강법

‘장 건강 전도사’ 지근억 서울대 교수가 일러주는

글·이승민‘자유기고가’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5.12.08 14:27:00

장은 우리가 먹은 음식물을 분해해 온몸에 영양소를 공급하는 중요한 기관. 특히 아이들은 장이 건강해야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다. 비피더스 균주를 개발해 ‘장 건강 전도사’로 나선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지근억 교수로부터 어린이 장 건강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어린이 장 건강법

어린아이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질환 중 대표적인 것이 변비와 설사. 아이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며칠씩 변을 보지 못해 변비에 걸려 괴로워하기도 하고, 몸 상태가 조금만 좋지 않아도 설사를 해 부모를 놀라게 하기도 한다. 지근억 교수(49)는 그 이유를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불균형으로 설명한다.
“태아 때는 장 속에 균이 없어요. 그러다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대장균 등의 세균이 나타나요. 모유를 먹게 되면 비피더스 균과 같은 유익균이 90% 이상으로 많아지면서 장이 건강해지지만 이유식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장내 균이 완전히 바뀌어 유익균보다 유해균이 많아져요. 유해균들이 많아지면서 설사나 변비 같은 질병을 일으키는 거죠.”

사람의 세포 수보다 10배나 많은 장내 유해균
우리의 장 속에는 우리가 먹은 음식들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지근억 교수는 음식과 세균이 반반 정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장 속 세균의 숫자도 사람의 세포 수보다 10배가 더 많다. 이유식을 시작할 때부터 점점 늘어나기 시작한 유해균은 성인이 되면 80%까지 증가한다. 대장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 유해균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따라서 장 건강을 위한 원칙은 유해균이 많아지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 장은 몸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문이므로 유해균이 많아지면 부패물질까지 몸속 다른 기관으로 공급돼 여러 가지 질병이 나타나게 된다. 유해균은 평생 동안 사람의 몸속에서 함께 살며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잘 관리해주어야 한다.
지근억 교수가 이야기하는 장 건강을 위한 첫 번째 습관은 소식. 우리가 음식을 먹게 되면 장 속 유해균도 그 음식을 먹고 증식한다. 소식을 하면 유해균에게 공급되는 음식의 양도 적어져 자연스럽게 유해균의 활동이 줄어든다. 영양과잉이 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에는 성장기 어린이라도 소식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또한 고지방·고단백 식품보다는 도정이 많이 안된 현미·보리·귀리·콩 등의 곡류, 다시마·미역·김 등의 해조류, 배추·상추·연근·고구마·당근 등의 채소류, 자두·사과·배 등의 과일류 등 곡채식 위주의 식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유해균을 유익균으로 바꿔주는 것. 특히 대장 내 유익균인 비피더스는 대장균 등 유해균으로부터 장을 보호하고 장 운동을 활성화시켜 배변을 원활하게 하고, 장에서 생성된 유해물질의 분해를 촉진함으로써 인체의 면역기능을 높인다. 이른바 정장작용이 뛰어나 변비나 설사 같은 대장 관련 질환은 물론 소화불량도 예방해준다.
건강한 대장을 만들려면 유익균인 비피더스를 50%까지 늘려줄 필요가 있다. 비피더스가 많아지면 대장 연동 운동이 활발해져 영양분은 흡수하고 불필요한 노폐물은 배설시키면서 장을 건강하게 지킬 수 있다. 장내의 비피더스를 직접적으로 늘려주는 방법으로 유산균 음료나 생균을 복용하는 방법이 있다.
세 번째는 규칙적인 배변 습관. 매일 일정한 시간에 변을 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아이들은 밖에서 뛰어노는 기회가 적어 운동부족인 경우가 많다. 운동이 부족하면 장 운동도 둔화되기 마련. 아이들 역시 적절한 운동이 중요하다. 스트레스 역시 장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밝고 건강한 마음을 유지하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유용한 장 건강법이다.

비피더스 유산균은 아토피 피부염과 알레르기 예방에도 효과적
지근억 교수는 17년간 비피더스 유산균을 연구해온 결과 비피더스가 아토피 피부염과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한다. 아주대 수의학과에서 쥐를 이용해 실험을 했는데 비피더스 유산균을 공급해준 쥐에게서는 땅콩 알레르기나 달걀 알레르기가 나타나지 않은 것. 또한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쥐에게 비피더스 유산균을 공급했더니 아토피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었다. 쥐 실험 성공을 바탕으로 현재 삼성의료원에서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들 대상으로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많은 아이들에게서 아토피 피부염이 좋아지는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알레르기 환자가 많아지는 이유는 어렸을 때 자신도 모르는 새 병에 걸려 그것이 자연치유되면서 얻게 되는 면역력이 적어졌기 때문이에요. 선진국일수록,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위생환경이 좋을수록 나타나는 병이죠.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병에 걸려 면역력을 갖게 할 수는 없으니 비피더스 균으로 장 면역력을 높이면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지근억 교수는 비피더스 유산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겨울철 아이들 설사의 가장 큰 원인인 로타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로타바이러스는 2001년 발생한 경기도 고양시 산후조리원 영아 집단 사망의 원인으로, 로타바이러스 장염에 걸리면 열과 함께 구토, 설사가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부에서 제정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운영하는 신기술인정제도인 KT마크를 받기도 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소아과, 연세 세브란스병원, 삼성의료원 등과 함께 비피더스 유산균과 관련된 여러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비피더스 유산균이 특정 질환 치료와 예방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와 관련된 것들이죠. 장이 건강해야 우리 몸 전체가 건강할 수 있습니다. 병이 난 후 치료에 힘쓰기보다는 예방에 관심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죠.”
더불어 지근억 교수는 비피더스 유산균이 좋다고 해 유산균 섭취에만 관심을 갖기보다는 평소 올바른 식생활과 장 건강법을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지근억 교수가 풀어주는 유산균에 대한 궁금증
Q 요구르트를 얼려 먹기도 하는데 그래도 되나?A 요구르트를 얼렸다 먹어도 유산균은 거의 죽지 않는다. 요구르트를 냉동했을 경우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보다 장기간 보존이 가능하다. 하지만 자주 얼렸다 녹였다 하면 균이 죽는다.



Q 유산균 제품을 빈속에 먹으면 유산균이 다 죽는가?A 위가 비어 있을 때는 위의 산도가 높기 때문에 유산균이 위에 들어가 대부분 죽는다. 때문에 식후 음식에 의해 위가 중화된 상태에서 유산균을 먹는 것이 좋다.

Q 유산균 제품을 많이 먹으면 충치가 생기지 않나?A 유산균이 잇몸 사이에 남아 있으면 유산이 나와 치아 부식을 일으킨다. 특히 시중에서 판매되는 요구르트는 그 안에 유산균뿐 아니라 설탕이 많이 들어 있어 충치를 생기게 할 수 있으므로 요구르트를 먹은 후에는 양치질을 꼭 하는 것이 좋다.

Q 유산균을 먹지 말아야 할 경우도 있나?A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는 우유를 마시면 설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유 안에 들어 있는 유당 때문인데 발효유를 만들면 유당이 반으로 줄어들지만 너무 많이 마시거나 예민한 사람들은 여전히 설사를 하게 된다. 이럴 경우 우유에서 발효시킨 유산균보다는 분말 형태의 유산균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여성동아 2005년 12월 5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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