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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세태 고발

지방분해 주사의 문제점 & 주부 2인의 시술 체험기

최근 비만 해소 효과, 부작용 논란 일고 있는

글·강지남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5.11.15 18:03:00

주사만 몇 번 맞아도 날씬해질 수 있다는 지방분해 주사가 요즘 인기다. 하지만 얼마 전 화장품으로 수입한 제품을 지방분해 주사제로 유통시킨 수입업자들이 경찰에 적발되고 시술받은 일부 환자가 부작용을 호소하는 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의사들 사이에서도 그 효과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지방분해 주사의 실체와 비만해소에 대한 여성들의 잘못된 오해를 짚어본다.
지방분해 주사의 문제점 & 주부 2인의 시술 체험기

올해들어 한국소비자보호원(이하 소보원)에는 예전에는 볼 수 없던 상담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지방분해 주사를 맞았으나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거나, 그 부작용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내용의 상담요청이 그것. 지난 8월 경기도에 사는 한 여성은 “내과에서 지방분해 주사를 맞았는데 복부가 팽창하는 부작용이 나타나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며 소보원에 전화를 걸어왔다. 이에 앞서 3월에는 인천에 사는 한 주부의 남편이 “아내가 지방분해 주사를 두 차례 맞았는데 구토증과 메슥거림, 기억력이 저하되는 부작용이 나타나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았으며 기대와 달리 살이 빠지지 않는다는 실망감이 커 우울증 치료까지 받고 있다”며 소보원에 상담을 요청해왔다.
지방분해 주사란 지방을 분해하는 용액을 피하지방층에 직접 주사해 지방층을 부분적으로 파괴하는 시술로 최근 몇 년 동안 개업의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현재는 비만클리닉을 표방하는 병원에서부터 내과나 산부인과, 피부과까지 많은 개인병원들이 진료과목을 불문하고 다투어 도입하고 있는 시술법이다.
그런데 지난 9월에는 경찰이 지방분해 주사제를 수입해 일선 병원에 공급해온 수입업자 6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방분해 용액을 의약품으로 허가받는 대신 의약품보다 수입허가 기준이 훨씬 헐거운 화장품으로 들여와 일선 병원에 판매해온 업자들이 적발된 것. 그러니까 그동안 살을 빼겠다는 목적으로 병원을 찾은 많은 여성들이 정식 의약품이 아닌 화장품을 복부나 팔뚝 등에 주사 맞아온 셈이다. 경찰은 이들 수입업자를 의약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이들이 국내에 들여온 지방분해 주사제는 포스파티딜콜린으로 이 주사제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PPC 주사 혹은 리포스타빌 주사, 리폴리스 주사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지방분해 주사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어온 것은 여러 약물을 섞어 만든 용액을 주사하는 메조테라피와 천식 치료제인 아미노필린인데, 최근 들어 포스파티딜콜린이 이 두 가지 지방분해 주사의 뒤를 이어 의사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은 현재까지 어떠한 포스파티딜콜린 제품에 대해서도 의약품 허가를 내준 적이 없다. 결국 일선 병원에서 유통되고 있는 모든 포스파티딜콜린 주사제는 정식 의약품이 아닌 셈.

의약품 허가받지 않은 포스파티딜콜린을 화장품으로 수입해 의사들에게 공급한 업자들 경찰에 적발돼
지방분해 주사의 문제점 & 주부 2인의 시술 체험기

최근 화장품으로 수입된 제품이 일선 병원들에서 지방분해 주사로 사용돼 있어 물의가 빚어졌다.



‘지방흡입과 비슷한 영구적인 지방분해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시술기간은 몇 분 정도로 빠르고 간편하며 흉터 없이 시술받을 수 있습니다’ ‘효과는 대개 시술 후 5∼10일 안에 느낄 수 있습니다’…. 포스파티딜콜린 주사를 시술하는 병원들의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 주사의 효능에 대한 광고문구다.
하지만 아무리 포스파티딜콜린이 지방분해에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제품들은 주사제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지 검증받은 적이 없는 제품이기 때문에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제품들에 대해 식약청이 무균검사를 해본 결과 일부 제품에서 균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청 식품안전과 관계자는 “균이 인체에 들어가 어떠한 부작용을 일으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균이 검출된 용액은 주사제로 허가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날씬해지기를 원하는 여성들이 명심해야 하는 것이 더 있다. 주사를 맞고 날씬해지는 것이 비만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지방분해 주사제는 국소 지방을 분해하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건강에는 전혀 도움되지 않으며 단지 미용적인 도움만 줄 뿐이다. 하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비만클리닉의 한 치료법으로 지방분해 주사를 소개하고 있어 자칫 지방분해 주사를 비만치료로 오해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분해 주사의 문제점 & 주부 2인의 시술 체험기

포스파티딜콜린의 효과를 설명하는 사진 자료.


가천의대 가정의학과 이규래 교수는 “일부 병원에서 지방분해 주사가 비만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광고하거나 그렇게 생각하는 환자들이 다수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한다. 인체의 지방은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으로 나뉘는데, 건강에 위협을 가하는 지방은 바로 내장지방이다. 지방분해 주사로 피하지방을 없애는 것이 건강에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이 교수는 “내장지방은 그대로 둔 채 주사요법으로 피하지방만 줄이면 비만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소보원에 상담을 요청해온 사람들은 모두 피해사실을 하소연하는 선에서 지방분해 주사에 대한 불만을 누그러뜨려야 했다. 여러 부작용이 지방분해 주사 때문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책임이 환자에게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대체 어떤 제품의 주사제가 자기 몸속으로 들어갔는지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포스파티딜콜린을 수사한 경찰 또한 화장품을 환자에게 주사한 의사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 의사에게는 단순한 화장품이라 하더라도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시술할 수 있는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는 까닭이다. 이래저래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날씬해지기를 원하는 여성 스스로가 주의를 기울이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방분해 주사, 정말 살 빼는 효과 있을까?
지방분해 주사의 ‘살 빼는’ 효과에 대해서는 의사들이나 직접 시술을 받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각자 견해가 다르다. 개업의들은 지방분해 주사가 국소 지방을 분해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지니고 있다고 믿는 의사들이 많지만 대학병원들과 대부분의 종합병원들은 이 시술법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종합병원 비만클리닉의 한 전문의는 “종합병원들은 지방분해 주사의 효과가 아직 학술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시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동아 2005년 11월 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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