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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6년 만에 첫 주연 맡은 영화 ‘연애’ 헤로인 전미선

글·민선화‘자유기고가’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5.11.14 11:10:00

영화 ‘살인의 추억’ ‘나두야 간다’ 등에서 연기파 조연으로 활약해온 전미선이 연기생활 16년 만에 첫 주연을 맡아 화제다. 오는 11월에 개봉될 영화 ‘연애’에서 사랑에 빠진 30대 이혼녀를 연기하는 것. 오랜 연기경력에도 불구하고 “무섭고 두려웠다”고 고백한 그의 첫 주연배우 데뷔기.
데뷔 16년 만에 첫 주연 맡은 영화 ‘연애’ 헤로인 전미선

그동안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연기파 조연 연기자로 활약해온 전미선(33)이 데뷔 16년 만에 영화 ‘연애’를 통해 ‘주연배우’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그는 처음 주연을 맡은 기쁨보다 개봉을 기다리면서 몸무게가 10kg이나 불어난 사연부터 털어놓았다.
“영화 촬영을 끝낸 게 지난해 이맘때쯤이에요. 그런데 1년이 넘도록 개봉날짜를 못 잡아 마음고생이 심했어요.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는 걸로 푸는 스타일이라 자꾸 먹다 보니 10kg이나 불어나 있더라고요. 개봉이 늦춰질 때는 속상하고 답답하더니 또 막상 11월에 개봉을 한다니까 너무 떨리고 걱정이 돼서 요즘은 잠도 안 와요.”
그는 지난 1년을 돌아보며 “미숙아 전미선이 인간 전미선으로 성숙했다”고 말했다. 세상일이 마음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영화 ‘연애’는 평범한 30대 이혼녀가 생계를 위해 전화방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만난 현실의 남자(장현성)와 얼굴도 모른 채 전화통화만 하는 미지의 남자 사이를 오가며 겪는 연애담을 그린 작품. 그는 여주인공 어진 역을 맡아 30대이지만 연애에 관해서는 초보인 여자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그려낸다.
“주연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영화를 100% 혼자 이끌어간다는 게 힘들었어요. 연기 자체도 어려웠고요. 어진 역은 미묘한 감정표현을 잘해야 하는 역할이라 얼굴 표정으로 모든 걸 말해야 했거든요. 이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한걸음 진보한 기분도 들고 많이 성숙해진 것 같아요. 제가 왜 이 영화를 처음에 안 한다고 했는지 모르겠어요(웃음).”
사실 그는 영화 ‘연애’의 출연제의를 받은 후 몇 달 동안 출연을 망설였다고 한다. 영화상에 등장하는 노출연기 때문은 아니었다.
“‘누가 전미선의 영화를 봐줄까?’ ‘내가 과연 흡인력이 있나?’라는 생각에 두려웠어요. 모험을 하기엔 나이도 많고, ‘설령 맡는다고 해도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싶어 얼마간 영화사 측에서 걸려오는 전화도 받지 않았죠.”
이런 그를 일으켜 세운 이는 이번 영화를 제작한 차승재 싸이더스 FNH 대표. “기회가 왔는데 왜 안 하냐? 너를 위한 시나리오도 있잖느냐, 후회를 하더라도 촬영한 다음에 하라”며 용기를 북돋워줬다고 한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 없어 몇 달간 출연 망설여
데뷔 16년 만에 첫 주연 맡은 영화 ‘연애’ 헤로인 전미선

이어 그는 개봉을 앞두고 “이혼녀의 파격적인 노출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아 속상하다”면서 어진 역할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물론 영화에 베드신이 있지만 파격적이지는 않아요. 직업이 전화방 접대부일 뿐 영화상에서는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어진의 설레는 감정이 주로 그려지거든요.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는 어진의 성격이 저랑 너무 닮았어요. 그래서 그나마 그녀의 감정을 이해하기가 쉬웠던 것 같아요. 표정연기를 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됐고요.”
지난해 7월부터 영화 ‘연애’의 배경인 부산에서 3개월간 지낸 그는 답답하기는커녕 새벽마다 바닷가를 산책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한다. 영화 속의 짜릿한 연애처럼 “실제로도 연애 중이냐?”고 묻자 그는 “3년째 솔로”라고 밝히면서 “느낌이 통하는 남자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연애도, 결혼도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연애할 때는 남자에게 잘 맞춰주는 스타일이라서 헤어졌던 남자들이 그에게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때는 미련없이 정리하는 편이라고.
지난 89년 KBS 드라마 ‘토지’의 어린 봉순이 역으로 데뷔한 그는 연기경력 16년의 베테랑 배우다. 하지만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진짜 배우가 됐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내성적인 성격도 문제였지만 연기가 전업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연기의 재미도 몰랐고요. 근데 드라마 ‘태조왕건’,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살인의 추억’ 등을 하면서 왜 좀 더 일찍 연기의 재미를 알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어요.”
불과 5년 전에야 비로소 ‘연기의 맛’을 알게 됐다는 전미선은 벌써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내년 봄 개봉작인 영화 ‘잘 살아보세’에 영화배우 이범수와 부부로 출연할 예정이다.

여성동아 2005년 11월 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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