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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한은희 강추! 가족여행지

충북 괴산

때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손인형 만들기, 짚풀공예, 한지공예… 다채로운 체험 즐겨요!

기획·강지남 기자 / 글 & 사진·한은희‘여행작가’

입력 2005.11.04 16:19:00

지난해 12월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과거 오지로 여겨지던 괴산이 한층 가까워졌다.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때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짚풀공예와 한지공예 등 다채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충북 괴산으로 떠나보자.
길이 발달하지 않아 좋은 점은 사람의 왕래가 적어 자연이 원래 모습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다. 조령(문경새재)이라는 큰 고개에 막혀 오지로 여겨지던 작은 도시 충북 괴산이 그런 경우다. 하지만 지난해 말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떠났던 젊은이들이 돌아오고 작은 문화공간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보는 곳, 매직랜드 인형마을
충북 괴산

지난해 8월에 문을 연 매직랜드 인형마을을 찾아가는 길에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다름 아닌 이정표다. 네모난 초록색 입간판에 하얀 글씨 일색인 이정표를 찾는 사람들 눈앞에 예쁜 치마를 입은 아기 곰인형이 나타나는 것. 때문에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빨리 길을 찾는다. 이 곰인형이 가슴에 소중하게 안고 있는 것이 바로 ‘매직랜드 인형마을’이라는 화살표 간판인 것. 이 간판을 보고 나면 인형마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그런데 인형마을이 자리한 불정면 세평리 옛 세평초등학교에 들어서면 기대가 한풀 수그러든다. ‘이렇게 큰 학교에 덩그러니 서 있는 교실에 뭐가 있다는 거지?’ 널찍한 운동장 가장자리에 있는 각종 모형들이 좀 색다르게 보일 뿐…. 하지만 현관으로 들어서면 이런 생각이 틀렸음을 금세 알 수 있다. 어른 키만큼 큰 인형들이 양옆으로 서 오가는 사람을 반기고 벽면은 자연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인상을 준다.
그것뿐이 아니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온 건물을 채운다. 복도를 시끄럽게 뛰는 아이들은 저마다 머리에 인형 탈을 쓰고 있다. 호빵맨, 짱구, 미키마우스, 산타 할아버지 등 눈에 익은 것들이다. 쉽게 볼 수 없는 인형탈은 모두 매직랜드 대표인 이익주씨가 직접 만든 것. 연극 연출을 전공한 그는 러시아 유학시절 아르바이트로 인형극 공연단을 한국에 소개하는 일을 하다 제작기술을 익혀 지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캐릭터인형 제작자가 되었다.

매직랜드 인형마을은 그의 작업장이기도 한 셈. 하지만 학교건물 1층에서는 이곳이 사업장이라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세계 각국의 인형들을 만날 수 있는 인형전시실과 움직이는 로봇과 대화할 수 있는 로봇체험실, 작은 인형극이 열리는 인형극장이 전부다. 2층으로 올라가서야 작은 작업공간을 만난다. 작업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손인형 만들기를 배우는 체험공간으로 꾸며졌다.
이처럼 인형마을을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꾸민 것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함이 감도는 공연장을 탈피해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연장을 만들고 싶은 이씨의 꿈에서 시작됐다.

“주말이면 놀러와서 가족들끼리 공연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고 운동장에선 바비큐도 해먹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운동장 가운데서는 마을 사람들이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가지고 와서 파는 장도 열고 말입니다.”
그런데 정작 인형극 무대를 만들고 나니 공연할 배우가 부족해 이씨는 마을 주민들에게 인형극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마을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인형마을은 경운기를 타고 운동장 한 바퀴돌기, 고구마 구워먹기 등 농촌체험 프로그램도 갖추게 됐다고 한다.
인형마을이 진행하는 5개 프로그램(인형탈 쓰기, 인형극 관람, 로봇체험, 손인형 만들기, 농촌체험)을 모두 체험하려면 4∼5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한 끼 식사는 인형마을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인근에 마땅한 식당이 없으므로 도시락을 준비해가거나 체험 프로그램을 예약할 때 점심식사도 예약하는 것이 좋다. 바비큐 시설을 갖추고 있어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도 있다. 모든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인당 8천원 선. 예약 필수. 문의 043-833-5633

지푸라기로 못 만드는 것이 없다, 명덕마을
충북 괴산

명덕마을 할아버지들이 만든 짚풀공예품들.


아이들에게 지푸라기를 엮어 생활용품을 만들던 옛 조상들의 생활을 체험해보도록 하고 싶다면 소수면 명덕마을을 찾아가보자. 명덕마을 입구에 서 있는 짚풀공예 전시관을 따라 마을로 약 50m 들어서면 소암1구 경로당이 나오는데, 지푸라기가 수북이 쌓여 있는 경로당 안쪽 공간이 바로 짚풀공예 체험장이다.
이곳은 명덕마을 할아버지들이 모여 짚풀공예 작업을 하는 공간으로 지푸라기로 만들어진 다양한 옛 생활용품을 만날 수 있다. 망태기, 삼태기, 둥구미, 똬리, 바구니, 짚방석, 짚신 등이 그것. 그런데 모두 지푸라기로 만든 것 같지 않게 매끈하다. 비결은 할아버지 옆에 놓인 커다란 망치. 그것으로 지푸라기를 탕탕 두들겨 매끈한 속대만 빼서 쓰는 것. 속대로 실이 되는, 가는 새끼를 곱게 꼰 후 작품을 만든다.
충북 괴산

능숙한 솜씨로 새끼를 꼬는 명덕마을 할아버지.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아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작품의 기본이 되는 ‘새끼 꼬기’. “이렇게 왼짝 손에 지푸라기 몇 올을 잡고 오른짝 손으로 왼짝 손의 지푸라기와 어슷하게 다른 지푸라기 몇 올을 끼운 다음, 두 손을 싹싹 비벼가매 새끼줄을 만드는 겨. 해봐.” 간단히 쓱쓱 새끼를 꼬는 할아버지와는 달리 초보자가 새끼를 꼬기란 만만치 않은 일. 애꿎은 지푸라기를 한참 탓한 후에야 겨우 성글게나마 새끼가 꼬아진다. 그제야 지푸라기와 씨름하던 아이 얼굴에 희미한 웃음이 떠오른다. 아예 부모에게 새끼 꼬기를 넘겨버리고 할아버지들이 만들어놓은 공예품에 관심 갖는 아이도 있다. “할아버지, 이건 왜 이렇게 만들었어요?” “이건 어디에 쓰는 거예요” 등등 질문이 쏟아지면 할아버지들은 귀찮을 법한데도 일일이 정성껏 답해준다. “그건 삼태기여. 옛날엔 쓰레받기나 삽 같은 것이 흔치 않았거든.” “그건 둥구미여. 그 안에다 맷돌을 넣고 곡물을 갈았지. 그거 잘 보면 두 겹으로 짜여졌어. 보이냐?” 주거니받거니 이야기가 오간다.
평균연령 70세인 명덕마을 할아버지들은 모두 농사짓는 현역 농부들이기 때문에 농번기에는 짚풀공예를 가르쳐줄 여유가 없다. 때문에 가을 수확이 끝난 11월부터 파종이 시작되기 전인 이듬해 1월까지가 짚풀공예를 배우기 가장 좋은 시기인 것. “우리가 없을 때도 있으니까 전화 한 통하고 내려오라”는 게 할아버지들의 당부다. 짚풀공예 체험료는 별도로 받지 않는다. 문의 043-832-2366, www.myongdok.net




한지공예 등 다양한 전통체험 프로그램 운영하는 조령산 체험마을

연풍면 원풍리에 자리한 조령산 체험마을은 다양한 전통체험 프로그램을 갖춘 가지각색의 체험학교가 한데 모여 문화벨트를 이루고 있는 괴산군 최대의 체험마을. 조령산 체험마을에서 가장 많이 하는 체험은 신풍한지의 한지 만들기와 아현한지공예원의 한지공예 체험이다.
한지 만들기 체험은 한지의 역사와 제조방법을 설명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손가락 굵기의 닥나무껍질 벗기기→벗겨낸 껍질 삶기→삶은 닥나무 껍질을 잿물에 담가 씻은 뒤 햇볕에 말리기→잘 두드려 곤죽으로 만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므로 설명으로 대신하고 본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커다란 통에 곤죽을 잘 풀어넣고 발을 이용해 종이를 뜨는 것이다. 일정한 두께로 얇은 한지를 만들려면 발을 좌우로 잘 움직이며 곤죽을 떠올리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렇게 뜬 종이를 발에서 떼어낸 다음 잘 말리면 한지가 완성된다.
한지를 만든 다음에는 한지공예 체험에 참가해보자. 한지를 여러 장 덧붙이거나 한지를 꼬아 실로 만들어 그릇 만들기, 한지를 물에 녹여 틀을 이용해 찍어내기 등 한지공예의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 가장 손쉽게 해볼 수 있는 것은 단단한 종이로 만든 모양틀 위에 한지를 붙이는 것. 색색의 한지에 풀을 발라 붙인 다음 그 위에 장식용 한자나 문양을 오려 붙이는 것이다. 한자나 문양을 붙일 때는 붙일 자리에 풀칠을 한 뒤 그 위에 살짝 얹어주는 것이 흐트러지지 않게 붙이는 노하우다. 덧붙이는 문양에도 각각의 뜻이 있다. 박쥐 문양은 부귀영화를, 목숨 수(壽)는 장수를, 복 복(福)은 행운을 뜻한다.
충북 괴산

한지공예 체험에 참가 중인 어린이.


“완성된 작품은 집에 가져가서 물 한 숟가락과 밀가루 한 숟가락을 풀어 풀을 만들어 칠하고 말리기를 세 번 반복하세요. 그러면 완전한 완성품이 되지요.”

‘풀 코팅’에 대한 강사의 설명을 마지막으로 체험은 마무리된다.
프로그램 참가 소요시간은 한지 만들기와 한지공예 체험 모두 1시간 정도이며 참가비는 5천∼1만원 선. 예약 필수. 신풍한지 문의 043-833-5677, http://sphanji.com, 아현한지공예원 문의 043-833-0640, http://my.cb21.net/hanji
11월에는 괴산군 각지에 흩어져 있는 체험학교들이 지금은 폐교가 된 신풍초등학교에 모여 조령산 체험마을 정보센터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다. 11월12일과 13일에는 이를 기념하기 위한 체험학습축제와 사과 선별하기·곶감 깎기·떡메치기 등의 농특산물 체험축제, 고려시대 금속활자 제작과정을 재현하는 직지주조 시연 등이 열린다. 체험료는 4만원(4인 가족 기준). 문의 043-830-3901

가족여행전문가 한은희씨는요…
충북 괴산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여행지를 소개하기 위해 전국을 누비고 다닌다. 이달에 찾은 괴산은 그동안 외지인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깨끗한 자연환경 속에서 가지각색의 문화 체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중부내륙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서울에서 2시간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괴산이 널리 알려져 많은 이들이 찾았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한다.


여성동아 2005년 11월 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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