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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Cooking lesson

돼지고기찜과 매운 숙주나물

이지은 기자와 남편 신동구씨가 함께 하는~ 초보요리교실

기획·이지은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 ■ 요리·최신애‘요리연구가’

2005. 11. 04

이달에는 돼지고기를 냄새 없이 부드럽게 삶는 방법을 배웠어요. 여기에 숙주나물을 매콤하게 볶아 함께 먹었더니 그 맛이 일품이었답니다. 고기 삶는 법만 제대로 알면 누구나 쉽고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저희 부부와 함께 배워보세요~.

시어머니의 요리비법을 만나다, 돼지고기찜
돼지고기찜과 매운 숙주나물

결혼하고 처음 시댁에 갔을 때 시어머님께서 해주신 요리가 바로 돼지고기찜이에요. 돼지고기를 쪄서 새우젓과 함께 내주셨는데 부드러운 육질에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고기 맛이 일품이었답니다. 제가 나름 대로 요리 칼럼을 많이 진행해봤던지라 잘난 척(?)하며 말했죠. “생강이랑 통후추랑 대파, 마늘을 넣어 삶으면 냄새 하나도 안 나죠? 커피가루 조금 넣어도 좋다던데요.” 그러자 어머니께서 “이건 아무것도 넣지 않고 양파만 밑에 깔고 은근한 불에서 오래도록 찐 거야. 양파 냄새가 배어 고기냄새가 사라진 거지.” 그러자 옆에 계시던 시아버님께서도 한마디 거드셨어요. “이게 너의 시어머니가 가장 잘하는 요리야. 한번 와서 배워라.” 물론 그 당시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은 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배워볼 기회가 없었답니다.
근데 이달에 배운 돼지고기찜의 요리비법이 바로 양파를 깔고 고기를 찌는 것이라 한편으로는 반갑고 또 말만 하고 배우러 가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도 들었답니다. 요리 선생님도 시어머니와 똑같은 말씀을 하셨어요. 양파를 깔고 돼지고기를 넣어 찌면 야채의 수분에 의해 육질이 부드러워질 뿐 아니라 양파 향이 은은하게 배어 고기의 누린내도 없애준다고요. 이때 1시간 이상 약한 불에서 푹 삶고 고기의 비계 부위를 아래쪽으로 향하도록 냄비에 넣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비계 부위가 위로 가면 기름이 빠지면서 육질에 다시 스며들게 되잖아요. 또 고기를 고르는 것도 중요한데 냉동육보다는 생고기로 준비하는 것이 좋고 제주도산 흑돼지가 껍질이 얇아 맛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찐 돼지고기는 새우젓에 찍어 먹거나 배추김치에 싸서 그냥 먹어도 좋지만 약간의 양념을 더하면 좀 더 고급스럽게 즐길 수 있답니다. 최신애 선생님의 비법은 찐 돼지고기를 간장과 설탕에 살짝 조려 매운 숙주나물과 곁들여 먹는 것인데 큰 접시에 함께 담아 내니 근사한 레스토랑 요리가 부럽지 않더라고요. 초대 요리로도 좋을 듯하고요.
이달에 마감이 끝나면 제 손으로 직접 만든 삼겹살찜을 갖고 시댁에 가야겠어요. 물론 저의 어머님처럼 깊은 맛을 내지는 못하겠지만 간장에 조리고 숙주나물을 곁들인 새로운 퓨전 스타일의 돼지고기찜이라면 시부모님께 칭찬 톡톡히 받는 요리가 되지 않을까요?

신랑의 요리노트를 공개합니다
돼지고기찜과 매운 숙주나물

많이 지치고 피곤할 때일수록 뭔가 산뜻하고 힘이 될 만한 음식을 찾게 된다. 결혼하기 전 피곤하다고 하면 어머니께서 주로 해주셨던 요리가 돼지고기찜. 일에 지칠 때면 어머니의 손맛이 생각나 보쌈 체인점에서부터 청담동의 고급 퓨전 한식 레스토랑까지 찾아다니며 먹곤 한다.
나에게는 보약 같은 요리인 돼지고기찜을 이달 아내와 함께 만들어보기로 했다. 선생님께서는 다른 고기 요리와 마찬가지로 이번 돼지고기찜도 특유의 냄새를 어떻게 제거하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다. 바로 양파와 생강에 고기를 올려 찌는 것인데 아내는 어머니의 요리법과 똑같다며 신기해했다. 익힌 돼지고기는 간장과 설탕을 넣고 조린 다음 썰어 담으니 마치 퓨전 중국음식 같았다.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내면 색깔이 더해져 음식이 더 고급스러워 보인다고 하셨다. 여기에 숙주나물을 볶아 곁들여 먹는데 고추기름과 칠리소스를 넣어 매콤한 맛이 난다. 이때 숙주나물은 사각거릴 정도로만 볶아야 맛있다고 한다.
완성된 보쌈을 보니, 어서 한입 가득 베어물고 싶은 욕심이 난다. 달콤함과 특유의 소스가 적당히 배어 있는 그 맛이란. 신기하게도 돼지 특유의 냄새도 거의 나질 않았다. 앞에 놓인 요리 한 가득~을 아내와 함께 뚝딱 비우고 나니 개운하고 뿌듯한 기분이 든다. 내가 바로 이 맛에 요리를 배운다는 걸 아내는 알까?

이런 재료가 필요해요돼지고기 삼겹살 1kg, 숙주나물 500g, 영양부추 100g, 팽이버섯 2봉지, 양파 2개, 생강 2쪽, 고기양념(생강즙·청주 2큰술씩,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조림양념(중국간장 2큰술, 간장·설탕 1큰술씩), 야채소스(칠리소스 3큰술, 고추기름 2큰술, 참기름·설탕·간장 1큰술씩,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깻잎 적당량

1 돼지고기 삼겹살은 얼리지 않은 생고기로 준비해 생강즙과 청주,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재워두세요. 얼린 고기는 냄새도 심하고 육질도 쫄깃하지 않다고 해요. 껍질이 붙어 있는 것이 맛있는데 특히 껍질이 얇은 제주도 흑돼지고기가 맛이 일품이래요.
2 양파는 굵직하게 길이로 썰고 생강은 듬성듬성 썰어 준비하세요, 양파는 돼지고기와 함께 넣어 삶을 것이므로 모양나게 썰지 않아도 돼요.
3 찜통에 썰어놓은 양파와 생강을 절반 정도 깔고 위에 돼지고기 삼겹살을 올려두세요. 그리고 다시 한번 양파와 생강을 올리고 1시간 이상 푹 찌세요. 이때 삼겹살은 비계 부분이 아래로 향하게 놓아야 기름이 쏙 빠져 맛이 좋아요.

4 돼지고기를 1시간 이상 푹 찌면 양파와 생강의 향 때문에 누린내가 사라지고 기름기도 쭉 빠진답니다. 이것을 그냥 김치와 함께 싸먹어도 좋지만 오늘은 양념에 조릴 거예요. 중국간장과 간장, 설탕을 팬에 넣어 끓인 후 삼겹살을 넣어 조려주세요.
5 숙주나물은 깨끗하게 다듬고 영양부추는 4~ 5cm 길이로 잘라주세요. 팬에 숙주나물을 넣고 칠리소스, 고추기름, 참기름, 설탕, 간장, 소금과 후춧가루를 넣은 후 살짝 익히다가 영양부추와 팽이버섯을 넣으세요, 야채 씹히는 맛이 살아 있도록 살짝~ 익히는 것이 포인트랍니다.
6 조린 돼지고기는 푹 쪘기 때문에 살짝 간장 색만 배면 된답니다.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접시에 담고 볶은 야채, 깻잎을 함께 내면 완성! 고기에 깔끔한 맛의 백김치를 얹어 먹어도 좋아요.

한 가지 더!돼지고기찜과 함께 먹으면 좋은 백김치
돼지고기찜과 매운 숙주나물

돼지고기찜은 잘 익은 김장김치에 먹어도 좋지만 백김치를 곁들이면 더욱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답니다. 백김치는 만들어 하루 동안 익힌 후 먹어야 맛이 좋아요.
준비할 재료
배추 5kg, 굵은 소금 1컵, 찹쌀풀(찹쌀가루 ½컵, 물 2컵), 양념(물 7컵 , 마늘 100g, 생강 30g, 양파 100g, 꽃소금 3큰술, 설탕 1½큰술, 새우젓 1큰술), 까나리액젓 2큰술, 무 1개, 실파 10대

만들어보세요
① 배추는 물에 씻어 머리 쪽에 굵은 소금을 뿌린다. ② 1~2시간마다 한 번씩 뒤집어 12시간 정도 절인다.
③ 절인 배추는 물에 씻어 거꾸로 놓아 물기를 뺀다.
④ 찹쌀가루와 물을 넣고 끓여 찹쌀풀을 만든다.
⑤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을 만든다.
⑥ 찹쌀풀과 양념을 섞은 후 까나리액젓을 넣어 섞는다.
⑦ 채썬 무와 4~5cm 길이로 자른 실파를 ⑥에 넣어 버무린 후 배추에 소를 넣고 남은 양념을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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