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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프라이버시 인터뷰

영화 ‘외출’에서 불륜의 사랑 연기한 배용준

"한여자를 사랑하면 그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던질 수 있어요"

기획·김명희 기자 / 글·이승재‘동아일보 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5.10.12 17:47:00

배용준이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은 영화 ‘외출’이 지난 9월 초 개봉했다. 배용준은 이 영화에서 병상에 누워 있는 아내를 두고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인수로 열연했다. 영화 ‘스캔들’ 이후 2년 만에 다시 ‘화려한 외출’을 한 배용준의 영화 촬영 뒷얘기와 사랑, 결혼에 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영화 ‘외출’에서 불륜의 사랑 연기한 배용준

지난8월 말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0층 스위트룸.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배용준(33)이 그곳에 있다는 사실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50대로 보이는 일본 중년여성 3명이 ‘용사마’의 얼굴이라도 볼까 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엘리베이터 앞 의자에 3시간째 돌부처처럼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배용준의 어디가 그렇게 좋으냐”고 물으니, 그들은 “마음이 착해요” “남자다워요” “순수해요” “따뜻해요”라는 꿈같은 수식어들을 끝도 없이 늘어놓았다.
이런 일본 여성들이 과연 ‘백마 탄 왕자’인 ‘용사마’가 유부남으로 나와, 그것도 다른 남자의 아내인 여자와 불륜에 빠지는 모습을 ‘용납’할 수 있을까. 배우자들이 자동차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병원으로 달려간 무대조명 전문가 인수(배용준)와 가정주부 서영(손예진). 영화 ‘외출’은 사고를 당한 배우자들이 연인관계였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그들 또한 금지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베드신이 자극적이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어요”
-‘외출’은 즉흥적인 연기가 많았는데 준비 안된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요?
“시나리오도 안 들고 다녔어요. 감독님이 시나리오대로 가지 않으니까 필요가 없었어요(웃음). 예전엔 시나리오를 무슨 참고서처럼 옆에 끼고 다녔는데…. 하지만 즉흥적인 감정은 아니었어요. 항상 ‘내가 인수’라는 생각을 했죠. 예전의 저라면 이런 연기 못했어요. 늘 미리 준비하고 뭔가를 ‘짜놓고’ 연기했으니까요. 이번에 아주 이상하고 복합적인 감정을 경험했죠.”
-‘외출’은 사실 한마디로 말하면 ‘불륜 영화’인데 불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 불륜은 특별한 사랑이 아니라 특별한 경험일 뿐이에요. 저 자신이 그런 사랑에 공감을 못했으니까요. 항상 믿고 의지하고 빈 곳을 채워주고 함께 영원히 사랑하는 것, 아직까지 저는 그런 사랑을 찾고 싶다는 소망이 있어요.”
-어떤 여자를 사랑하면 인수처럼 완전히 믿어버리나요?
“(단호하게) 네. 그래요. 그래서 솔직히 이 영화에 공감 못했어요. 서영과 사랑에 빠지는 인수를 이해하지 못했죠. 저 같으면 아내의 배신으로 받은 충격이 너무 커 다른 어떤 것도 보이지 않을 거예요. 인수는 혼수상태인 아내가 하루빨리 일어나 주기를 바라잖아요. ‘난 널 믿고 사랑했는데 왜 이런 일을 했니’ 하고 물어보고 싶으니까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또 다른 여자 서영에게 끌리잖아요.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어요.”
영화 ‘외출’에서 불륜의 사랑 연기한 배용준

배용준은 스스로 “나는 보수적인 남자”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나는 여자를 사랑하면 나의 모든 걸 던지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전 영화 ‘스캔들’에서 보여준 섹스가 공격적이고 남성적이었다면 여성 상위 체위로 시작하는 ‘외출’은 부드러운 것 같아요. 이런 장면도 ‘배용준’의 이미지에 맞는 러브신이 아닐까요.
“(웃으며) 아, 저의 이미지라기보다는…, 저는 이 영화가 말 그대로 영화가 아니라 제가 실제로 겪었던 일들이 필름을 통해 공개되는 듯한 그런 영화로 느껴졌어요. 배용준의 이미지가 ‘인수’의 이미지인 거고, ‘인수’가 배용준인 거고…. ‘스캔들’의 ‘조원’(마음속에 진심을 가진 바람둥이 역할)은 저에게 없는 걸 끄집어냈거나 아니면 제 속에 숨어 있는 작은 걸 끄집어내 발전시킨 인물이었지만, ‘인수’는 있는 그대로의 저를 옮긴 거예요. 전 단 한번도 제가 우유부단하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하지만 이 작품에서 ‘인수’는 배우자의 외도를 알고도 너무나 우유부단해보이잖아요. 그래서 제 마음이 더 답답했을지 모르죠.”

영화 ‘외출’에서 불륜의 사랑 연기한 배용준

-이왕 보여주는 거 더 화끈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요.
“하하하. 저는 베드신이 오히려 자극적이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어요. 기쁨보다는 슬픔과 고통, 불안감을 안고 있는 베드신이니까요.”

너무 좋아서 비현실적이라는 지적까지 받은 몸, 배우가 아니라면 그렇게까지 못 만들어

-컴퓨터그래픽 처리를 한 몸인 줄 착각할 정도로 몸매가 인상적인데요, 지금도 여전히 그런 근육질인가요.
“아니요(웃음).”
-몸이 너무 좋아서 베드신이 오히려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그래요. 그게 아쉬운 부분이기도 해요. 조금은 감정이 깨지는 부분도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남녀가 서로의 몸을 만진다는 것 자체가 어떤 감정을 보여주는 건데, 이건 어찌 보면 감정이 아니라 몸을 보여주는 것 같거든요(웃음).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도 같아요. 그게 배용준이고 그게 ‘인수’였으니까요. 솔직히 전 남자이기 때문에 튼튼한 몸을 갖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여자도 날씬해지고 싶은 욕구가 있듯 말이죠. 참 힘든 일인 것 같아요. 그렇게 몸을 만들고 유지한다는 건. 제가 배우가 아니라면 그렇게까지 몸을 만들지는 못했을 거예요. 너무 고통스러웠으니까요.”
-웃음과 눈물이 모두 잘 어울리는데 개인적으로는 어떤 표정이 더 편한가요.
“(웃음) 우는 게 더 편할 리가 있나요? 웃는 건 일상의 한 부분이니까 더 낫죠. 하지만 눈물 흘리는 연기를 하면서 안약을 넣거나 한 적은 결코 없어요.”
영화 ‘외출’에서 불륜의 사랑 연기한 배용준

“솔직히 어느 순간 ‘아, 이젠 멜로 말고 다른 걸 해보고 싶어’ 하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액션이나 더 강한 이미지 말이죠. 하지만 이번에 영화 ‘외출’을 촬영하면서 깊이가 다른 사랑의 형태가 있겠다 싶었어요. 다시 그런 걸 느껴보고 싶고, 더 깊이 있는 감정을 가져보고 싶어요.”


-일본에서의 높은 인기 때문에 ‘우리의 배용준’을 빼앗기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어요.
“아마 일본과의 역사적인 문제 때문에 그런 생각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더 넓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배우예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문화교류죠. 제가 만약 정치적으로 뭔가를 이야기해야 한다면 배우를 그만두고 정치를 해야죠. 저는 한국의 미디어들이 ‘한류’를 너무 일방적인 흐름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디어디 정벌,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데요… 그보다 더 큰 아시아의 문화교류라는 틀에서 생각하고,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으로 그 움직임을 보아줬으면 해요. 아시아 각국의 문화산업과 제작시스템이 이미 갖춰졌다고 생각해요. 감독, 제작자, 배우들이 공동작업을 하고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간다면 세계 시장에서 아시아의 문화 위상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요.”



-요즘엔 배용준이란 배우가 한국 팬들에게서 점점 더 멀어지는 느낌도 있어요.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더 친근해질 거예요. 솔직히 제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모가 난 부분들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조금씩 다듬어지고 있어요. 앞으로 대중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들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일본에서의 인기가 얼마나 지속될 걸로 보나요.
“글쎄요. 생각 안 해봤어요. 전 지금 이 순간을 느끼고 즐기고 싶어요.”
-실제로도 친절하고 남자다운 성격인가요.
“(장난스런 표정으로) 뭐, 그런 것들을 갖고 있다고 보죠(웃음). 그건 이래요. 남자이기 때문에 남자답고 싶은 거고,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주고 싶은 거고, 이렇게 사랑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잖아요? 제가 원래 따뜻하고 남자다운 건 아니지만, 그런 노력들이 저를 그렇게 만드는 것 같아요.”

영화 ‘외출’에서 불륜의 사랑 연기한 배용준

영화 ‘외출’ 여주인공 손예진과 함께.


-‘겨울연가’의 ‘준상’ 이미지에서 벗어나고픈 생각은 없나요.
“솔직히 어느 순간 ‘아, 이젠 멜로 말고 다른 걸 해보고 싶어’ 하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액션이나 더 강한 이미지 말이죠. 하지만 이번에 영화 ‘외출’을 촬영하면서 깊이가 다른 사랑의 형태가 있겠다 싶었어요. 다시 그런 걸 느껴보고 싶고, 더 깊이 있는 감정을 가져보고 싶어요.”

-일이 없을 땐 무엇을 하고 지내나요.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또 한강변을 마구 뛰어요. 컴퓨터 게임도 좋아해요(웃음).”
-점점 비현실적인 ‘왕자’의 이미지로 고정돼간다는 지적도 있어요.
“왕자 이미지라…. 그게, 어쩔 수 없어요. 왜냐하면 모두가 저한테 바라는 것이 있잖아요. 저 자신이 그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죠. 저를 아껴주는 많은 사람들이 ‘배용준의 이게 좋아, 저게 좋아’ 하는 동안 저 스스로 만들어져가는 거죠. 근데 제가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른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제가 그걸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다양하게 그런 부분들을 해소하고 싶어요.”

“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여자가 좋아요”
-돈을 정말 많이 벌었는데, 그 많은 돈은 다 어디에 쓸 계획인가요.
“(심각한 표정으로) 모르겠어요. 어려운 질문이에요. 버는 만큼 사회에 환원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거고요. 음, 또 돈을 벌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돈을 쓸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어렸을 땐 정말 만원짜리 한 장이 없어서 친한 친구한테 생일 선물을 해주지 못했던 기억도 있어요. 지금은 그런 걸 할 수 있잖아요?”
-어떤 스타일의 여성을 좋아하나요.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엔 외모에 대해 얘기한 적도 있었고, 어느 순간에는 성격을 중시한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이해하고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여자가 좋아요.”
-결혼 계획은 있나요.
“아직은 계획이 없지만 해야죠. (웃으면서) 저 결혼할 때 꼭 오세요.”

여성동아 2005년 10월 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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