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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드라마에서 배운다

인기 드라마 여주인공들이 처한 가정문제에서 배우는 법률 상식

‘굳세어라 금순아’ ‘어여쁜 당신’ ‘장밋빛 인생’…

글·강지남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KBS·MBC 제공

입력 2005.10.05 17:24:00

요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TV 드라마들 중에서 주인공들이 이혼과 재혼, 자녀의 호적 및 양육권 문제로 갈등을 빚는 이야기가 유독 눈에 많이 띈다. 현실에서도 많이 일어나는 이러한 갈등을 법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에 대해 이명숙 변호사가 명쾌하게 알려줬다.
인기 드라마 여주인공들이 처한 가정문제에서 배우는 법률 상식

금순이는 재희와 재혼하고도 시부모의 완강한 반대를 이기고 휘성이를 키울 수 있을까? 인영은 태아에 대한 친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전남편 기준의 뜻을 꺾을 수 있을까? 그리고 맹순은 만약 남편 성문이 이혼소송을 제기한다 하더라도 이혼하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요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TV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 (MBC) ‘어여쁜 당신’(KBS1) ‘장밋빛 인생’(KBS2)의 여주인공들은 모두 이혼과 재혼, 자녀의 호적과 양육권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들 주인공이 처한 가정문제는 현실에서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그렇다면 이런 가정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하려면 어떤 소송을 제기해야 하고 그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가정문제전문 이명숙 변호사(42·법률사무소 나우리)가 명쾌하게 법적 해법을 설명해줬다.

‘굳세어라 금순아’ 휘성이 친권은 전적으로 금순이에게 있어
금순이 시집에 인사를 하러 온 재희는 “휘성이를 친아들처럼 키우겠으며 호적법이 폐지되는 2008년에는 휘성이 성도 노씨에서 구씨로 바꾸겠다”고 말했다가 금순이 시아버지에게 호통을 듣는다. 노씨 집안의 핏줄인 휘성이가 양아버지의 성을 따라 ‘구휘성’이 되는 것을 절대 두고 볼 수 없다는 것. 금순이 시아버지는 금순이에게 “재혼하려거든 휘성이는 두고 나가라”고 매몰차게 말한다.
하지만 금순이 시부모는 휘성이에 대한 아무런 법적 권리가 없다는 것이 이 변호사의 지적. 아이의 친권과 양육권은 전적으로 부모에게 있기 때문이다. 휘성이의 경우 친아버지가 사망했기 때문에 금순이가 휘성이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을 전적으로 갖게 된다. 아무리 시부모가 반대한다고 해도 금순이는 재희와 재혼해서 얼마든지 휘성이를 키울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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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제가 폐지되는 2008년이면 금순·재희 부부는 휘성이의 성을 노씨에서 구씨로 바꿀 수 있다. 지난 3월 국회에서 통과된 민법개정안에 따르면 가정법원의 허가를 얻을 경우 아이의 성을 바꿀 수 있다. 다만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데 △부모가 재혼한 지 1년 이상이 지났고 △아이가 만 15세 미만이며 △아이의 다른 쪽 친부모가 성을 바꾸는 데 동의해야 한다.
다른 쪽 친부모가 사망했을 경우에는 동의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휘성이는 앞의 두 가지 조건만 만족하면 된다. 2008년이면 금순·재희 부부는 결혼한 지 3년째고 휘성 역시 6세에 불과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성을 바꿀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법적으로는 휘성이 친할아버지의 의사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이 변호사는 “새로 개정된 법안의 취지는 재혼가정의 아이가 양아버지와 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심리적인 부담을 느끼거나 여러 가지 차별을 받게 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있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양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 휘성이 정도면 그 사유가 당연히 인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여쁜 당신’ 아이가 기준의 호적에 오르더라도 양육권은 인영이 갖게 될 것
전남편 기준의 아이를 임신한 인영은 재민과 재혼하여 아이를 키우고 싶어하지만 기준은 아이에 대한 친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재민은 인영과 재혼한 후 아기가 태어나면 출생신고를 하면서 아이를 자신의 친자로 호적에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기준이 친자관계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하면 재민과 아이의 친자 관계는 말소될 수밖에 없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둘 사이가 친자 관계가 아님이 금세 밝혀지기 때문. 기준은 재민과 아이의 친자 관계를 법적으로 말소시킨 후 인지청구를 제기해 자신과 아이가 친자임을 확인해 자기 호적에 아이를 올릴 수 있다. 이 변호사는 “하지만 이혼 후 가진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이기 때문에 기준은 자기 아이가 ‘혼외(外)의 자(子)’로 호적에 기록되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기 드라마 여주인공들이 처한 가정문제에서 배우는 법률 상식

아이의 호적문제를 정리한 이후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누가 아이에 대한 친권 및 양육권을 행사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비록 아이의 호적이 친부인 기준에게 오르더라도 친권행사자 및 양육자 지정 청구소송에서는 친모인 인영이 훨씬 유리하다. 왜냐하면 아이가 어릴수록 친권과 양육권은 엄마가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기 때문. 특히 갓 태어난 아이는 엄마의 젖을 먹어야 하는 등 엄마 역할이 절대적이어서 인영이 기준에게 친권과 양육권을 넘겨주는 일은 거의 일어날 수 없다는 게 이 변호사의 견해다.
“친권이란 부모가 미성년자인 자녀에 대해 갖는 신분상·재산상 여러 권리와 의무를 뜻합니다. 거소지정권, 징계권, 법정대리권, 양육권 등이 친권 안에 포함돼요. 이 중 양육권이 특히 중요하기 때문에 친권과 양육권을 분리해 소송하는 거죠. 보통 친권과 양육권은 함께 청구소송을 냅니다. 친권까지 법적으로 확실하게 해두어야 나중에 곤란한 일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에요. 만약 엄마가 친권까지 확보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아이 여권을 만들기 위해서 10년 넘게 연락을 끊고 지낸 전남편에게 연락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거든요.”
한편 인영은 기준에게 양육비 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아이 호적이 기준에게 있을 때는 물론이요, 설사 기준이 친권을 포기해 아이 호적을 재민에게 옮겼다 하더라도 기준이 아이의 친부임은 변치 않는 사실이므로 양육비를 요구할 수 있는 것. 법원은 보통 아이가 만 20세가 될 때까지 매달 30만~5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판결한다.
인영·재민 부부는 2008년 새로운 신분제도가 시행되면 기준의 동의하에 아이 성을 친부의 것에서 양부의 것으로 바꿀 수 있다. 만약 기준이 절대 동의할 수 없는 입장이라면 아이의 복리와 사회적 편견 등을 이유로 법원을 설득해 그 필요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한편 기준에게는 아이를 만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설사 아이에 대한 친권을 포기했고 아이가 새아버지의 성을 따르는 상태라 하더라도 법원은 친아버지에게 면접교섭권을 주어 보통 한 달에 한두 번 아이를 만날 수 있게 하고 있다.



‘장밋빛 인생’ 맹순이는 이혼 거부하고 오미자에게 위자료 받아낼 수 있어
인기 드라마 여주인공들이 처한 가정문제에서 배우는 법률 상식

맹순이는 남편 성문에게 아파트를 자기 명의로 바꿔준다면 이혼하겠다고 하고, 이에 성문은 아파트 명의를 맹순 앞으로 바꾼 서류를 가지고 온다. 하지만 맹순은 이 서류를 숨기면서 절대 이혼할 수 없다고 말을 바꾼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아파트 명의가 맹순 앞으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하면 다시 그 절반 이상은 남편 성문에게 돌려줘야 한다”면서 “좀 더 많은 위자료를 받고 헤어지길 원한다면 아파트 전체를 받는 조건으로 합의이혼하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가정주부의 경우 이혼 후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하면 전체 재산의 30~50%만 인정받으며 이혼의 이유가 전적으로 남편에게 있다 하더라도 그 점을 감안해 아내에게 더 많은 재산을 분할해주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맹순이 이혼을 원치 않는다면 남편으로부터 이혼소송을 제기 당해도 질 염려가 없다. 바람을 피운 것은 남편이기 때문에 법원은 맹순의 의사를 더 존중해주는 것. 결국 어떻게든 맹순을 설득해 합의이혼하는 것 말고는 성문이 자신의 뜻을 이룰 길은 없는 셈이다.
이혼하지 않으면서도 맹순이 남편의 내연녀 오미자를 곤란한 지경에 빠뜨리는 방법이 있다. 오미자에게 손해배상(위자료) 청구소송을 하면 보통 2천만~3천만원의 위자료를 받아낼 수 있는 것. 또한 집에도 잘 들어오지 않는 성문이 맹순이 보관하고 있는 월급통장을 바꿔버린다면 성문에 대해 부양료 청구소송을 제기해 매달 생활비를 받아낼 수 있다. 남편의 벌이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법원은 보통 월 1백만원을 판결하고 있다.

맹순이 마음을 바꿔 이혼하기로 맘먹고 성문과 오미자를 혼내주길 원한다면 간통으로 두 사람을 고소하는 동시에 두 사람에 대해 손해배상(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하면 된다. 간통 혐의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두 사람이 성관계를 갖는 현장(최소한 두 사람 모두 옷을 벗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고 증거자료를 남겨야 한다. 간통 혐의가 인정되면 두 사람 모두 1년 미만(보통은 6~8개월)의 실형을 살게 된다. 이러한 경우 위자료는 보통 남편은 3천만~5천만원, 남편의 내연녀는 2천만~3천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온다.
이혼의 사유가 남편이 바람을 피운 것이기 때문에 맹순이는 친권행사자 및 양육권자 지정 청구소송에서도 유리한 입장에 있다. 두 딸에 대한 양육비 청구소송을 제기하면 매달 한 아이당 30만~50만원의 양육비를 남편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
“입장을 바꿔 아내가 바람을 피워 이혼하고 남편이 아이를 키우게 된다면 마찬가지로 아내도 전남편에게 양육비를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만약 아내가 소득이 없는 전업주부라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오지만, 정말 아내가 괘씸하게 굴었다면 법원은 아내가 재혼한 남자의 월급에서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판결하기도 합니다.”
이명숙 변호사는 요즘 드라마에 이러한 가정문제가 많이 등장하게 된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이혼과 재혼이 많아지는 실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도 이혼과 재혼, 자녀의 호적과 양육권을 둘러싼 부부간의 갈등은 부지기수다. 이 변호사는 “아이문제, 재산문제 등으로 이혼을 결심하기도 어렵거니와 이혼을 결심한 후에도 이러한 문제 때문에 고민하지 않는 부부가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여성동아 2005년 10월 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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