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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출신 김수현씨가 일러주는 주부가 꼭 알아야 할 영양상식

”약으로 고칠 수 있는 병은 별로 없어요. 밥상을 바꿔야 건강해집니다”

글·송화선 기자 / 글·장옥경‘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5.07.14 11:59:00

잘나가던 약사 생활을 그만두고 식생활 개혁 전도사로 나선 김수현씨. 두 아이를 키우는 주부인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영양 상식을 뒤엎으며 이제는 밥상을 다시 차려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건강해지려면 우유를 먹지 말고, 달걀도 조금씩만 먹으라고 주장하는 김씨를 만나 우리 식생활의 문제점과 몸에 좋은 먹을거리에 대해 들어보았다.
약사 출신 김수현씨가 일러주는 주부가 꼭 알아야 할 영양상식

“차를오래 쓰려면 좋은 휘발유를 넣어야 해요. 우리 몸도 마찬가지죠.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몸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도 하고 못하기도 합니다.
김수현 생명치유문화연구소 소장(39)은 ‘괴짜 식생활 전문가’로 통한다. 잘나가던 약사 생활을 그만두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바람직한 식생활에 대해 강의하고 있기 때문. SBS 프로그램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자문, 출연을 겸하며 널리 알려진 김씨는 “약국을 경영하며 약은 사람의 건강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건강하려면 매일매일 먹는 밥을 약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옛날보다 잘 먹고 있다고 생각하죠. 몸에 좋다고 알려진 약도 꼭 챙겨 먹고요. 그런데 왜 아토피, 변비, 알레르기 같은 만성질환을 달고 살고, 늘 몸 한구석 어딘가가 찌뿌드드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걸까요? 그건 우리가 예전보다 잘 먹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김씨가 생각하는 현재 우리 식단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과잉 섭취와 불균형 섭취. 잘못된 영양학 상식이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부 학교 다닐 때 ‘5대 영양소’를 달달 외웠잖아요. ‘탄수화물은 밥, 단백질은 고기와 생선, 지방은 기름과 버터, 비타민은 야채와 과일’ 하는 식으로요. 그리고 탄수화물은 4kcal/g, 단백질은 4kcal/g, 지방은 9kcal/g의 열량을 낸다고 배웠죠. 그래서 밥, 고기, 생선, 과일을 양껏 먹고 하루 필요 칼로리를 채우면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하지만 여기에 큰 함정이 있습니다. 사람의 체질과 음식의 성질에 따라 우리에게 나타나는 효과는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탄수화물이 만들어내는 10kcal와 지방으로 만들어진 10kcal 역시 완전히 다른 열량이고요.”

김씨는 “통제된 실험실 안에서 검사한 결과가 어떻게 인체에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가. 인체는 실험실이 아니라 생화학 공장”이라며 “서구 영양학은 영양과 관련된 모든 작용이 ‘살아 있는 음식’을 통해 인간이라는 ‘살아 있는 시스템’ 안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한 뒤 약국을 경영하던 김씨가 이러한 깨달음을 얻은 것은 지난 93년. 당시 그의 약국은 하루 환자가 5백 명에 이를 정도로 꽤 잘 됐는데, 그럴수록 김씨는 왜 사람들은 끊임없이 약을 먹는데도 건강해지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때 그가 주목한 것이 자연치유력. 김씨는 ‘현대의 많은 질병은 인간이 잘못된 식생활로 자연치유력을 망치는 순간 찾아오며, 그렇게 생긴 병은 약으로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뒤 약국 문을 닫고 식생활 개혁 전도사가 됐다. 그는 이후 다양한 체질과 음식의 성질에 대해 연구해 ‘밥상을 다시 차리자’ ‘바른 식생활이 나를 바꾼다’ ‘밥상머리 마음공부’ 등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그의 주장은 우유를 되도록 마시지 말자, 달걀은 조금씩 꼭 필요할 때만 먹자 등 지금껏 우리가 알아온 영양 상식과 비교할 때 파격적이다.

약사 출신 김수현씨가 일러주는 주부가 꼭 알아야 할 영양상식

“교과서에서는 서구 영양학을 가르치니까 늘 우유, 치즈, 달걀, 고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잖아요. 어린 시절부터 그런 영양 상식에 익숙해지면 우리의 전통 식단은 부끄럽고 비과학적인 것처럼 여겨지죠. 하지만 돌이켜보면 서구에서 본격적으로 영양학이 발달한 건 낙농재벌, 축산재벌이 나타나기 시작한 30여 년 전부터거든요. 이들의 후원을 받은 학자들이 내놓은 연구 결과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우리는 체질에도 맞지 않는 음식을 억지로 먹느라 각종 만성질환에 시달리게 된 거예요.”
김씨에 따르면 고기를 너무 많이 먹으면 과잉 섭취된 영양소가 장내 세균에 의해 분해돼 황화수소 같은 부패 가스를 분출시키며, 이 노폐물들이 인체에 재흡수되면 간 기능과 면역 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노폐물을 빠르게 몸 밖으로 배설하지 못하면 대장암, 직장암이 발병할 확률도 높아진다고 한다.
우리 체질에는 우리 식단이 가장 좋아

“특히 장기가 다 자라지 않은 아이들이 과도하게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면 알레르기 질환을 앓게 돼요.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노폐물을 배설하기 위해 신장이 무리하게 활동해야 하기 때문에 신장염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지고요. 최근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천식, 비만, 암, 당뇨 등의 질환이 급속히 느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물성 단백질을 과잉 섭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약사 출신 김수현씨가 일러주는 주부가 꼭 알아야 할 영양상식

김씨는 또 축사에서 대량 사육되는 가축의 고기와 우유, 달걀을 먹는 데 따른 문제점도 지적했다. 가축들이 알 낳는 기계, 젖 짜는 기계, 고기 만드는 기계가 되어버린 현실에서 동물의 스트레스와 각종 항생제로 심각하게 오염된 음식을 먹는 것은 인체에 전혀 도움될 게 없다는 것.
“제가 강조하는 건 우리 체질에 맞는 우리의 음식 문화로 돌아가자는 거예요. 한여름에는 꽁보리밥에 나물 넣고 쓱쓱 비벼서 된장찌개와 함께 먹거나 우리밀 칼국수에 호박, 버섯 등의 야채를 넣고 끓여먹는 음식이 가장 좋아요. 이 음식들은 섬유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고, 몸도 따뜻하게 보호해주거든요. 괜히 몸보신한다며 기름진 고기를 먹거나 시원한 샐러드를 해먹는 건 오히려 위장 기능을 떨어뜨려서 좋지 않아요.”
김씨는 요즘은 서양인들도 쌀이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 건강식임을 알고 도정하지 않은 통곡식 식사 ‘브라운 라이스(현미)’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육류의 섭취를 줄이고 통곡식과 채소를 많이 먹는 우리의 전통 식단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동아 2005년 7월 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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