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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신’ 종방연에서 만난 최수종·채시라가 들려준 촬영 뒷얘기

글·김유림 기자 / 사진·김형우 기자

입력 2005.07.08 11:46:00

해상왕 장보고의 생애를 새롭게 조명한 KBS 퓨전사극 ‘해신’이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지난 5월 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해신’은 화려한 액션과 가슴 절절한 사랑,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어우러져 방영 내내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다시 한 번 연기파 배우로서의 진가를 발휘한 두 명의 주연배우 최수종·채시라를 종방연 현장에서 만났다.
‘해신’ 종방연에서 만난 최수종·채시라가 들려준 촬영 뒷얘기

영화를방불케 하는 장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액션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던 KBS 대하드라마 ‘해신’이 종영했다. ‘해신’은 최첨단 HD 카메라로 촬영한 고선명 영상과 두 달여 동안 진행된 중국 사막 현지촬영으로 방영 초부터 인기를 모았다. 또한 장보고(최수종), 자미부인(채시라), 염장(송일국), 정화(수애)의 애증관계와 적절한 갈등구조가 드라마의 재미를 한층 고조시켰다.
지난 5월26일 ‘해신’ 종방연에서 만난 최수종(43)은 드라마가 방영된 6개월 동안 장보고 역에 완전히 빠져 지냈다고 한다. 그는 “마지막 회에서 정년(김흥수)과 최무창(이원종)이 숨을 거두는 장면을 보고 가슴이 미어져 한없이 울었다”고 말하며 또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촬영하는 동안 모래에 파묻히고 달리는 말에서 떨어지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많았지만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장면 하나하나가 모두 좋은 추억으로 남아요. 그동안 함께 동고동락했던 동료 연기자들과의 우정도 이번 작품을 하면서 얻은 귀한 선물이고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장보고를 제거하려는 음모를 꾸민 표독스러운 자미부인 역으로 인기를 모은 채시라(37)는 “시원섭섭하고 아쉬움이 남는다”며 “또다시 ‘해신’에 출연한다 해도 자미부인 역을 맡고 싶을 정도로 배역에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지난해 KBS 드라마 ‘애정의 조건’을 끝내자마자 바로 ‘해신’ 촬영에 들어갔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자미부인의 매력에 빠져들면 저도 모르게 힘이 솟아 연기에 몰두하게 되더라고요(웃음). 자미부인은 남성의 욕망에 좌우되지 않고 스스로 욕망의 주체가 돼 남성에게 권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많은 여성 시청자들도 극중 자미부인이 남자들을 호령하는 모습을 보고 대리만족을 느끼셨던 것 같아요.”
‘해신’ 종방연에서 만난 최수종·채시라가 들려준 촬영 뒷얘기

‘해신’ 출연진과 제작진이 종방을 축하하며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해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 하나가 바로 자미부인의 화려한 의상과 장신구였다. 채시라는 뱀 모양 비녀를 꽂기도 하고 마치 베레모를 앞으로 기울여 쓴 것처럼 가채를 머리에 올리는 독특한 헤어스타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촬영하는 동안 잡지를 많이 봤어요. 남편(김태욱), 헤어디자이너와 상의해 오리엔탈 느낌이 나는 헤어스타일을 골라 다양하게 연출하려고 애썼죠. 악녀 이미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눈꼬리를 올려 그리고 얼굴도 각이 져 보이도록 화장으로 음영을 줬어요. 매번 다르게 변신한 제 모습을 보면서 희열을 느꼈죠.”
채시라는 극중 자신이 황제로 세우려는 상대등의 아들 김명 앞에서 춤을 추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10년 전 MBC 광복절특집극 ‘최승희’에서 선보인 한국무용 실력을 다시 한 번 뽐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모래에 파묻히고, 달리는 말에서 떨어지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 많아
한편 최수종은 드라마 첫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새로운 세계로 나가는 장보고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그린 장면인데, 영하 20℃를 밑도는 살인적인 추위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어요. 매서운 바람 때문에 몸은 꽁꽁 얼었는데도 얼굴 표정만큼은 여유롭고 근엄하게 지어야 한다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함께 출연한 연기자들이 애써 표정연기를 하고 있는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박장대소했던 기억이 나요. 그때의 추위를 생각하면 지금도 등골이 오싹해지죠(웃음).”
평소 가정적이기로 소문이 자자한 최수종이지만 ‘해신’ 촬영을 하는 동안에는 가족에게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하루에 두 시간 정도밖에 눈 붙일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집에 들어가지 못한 날도 많았고 집에 들어간다 해도 아이들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여유가 없었다고. 아내 하희라는 그런 그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편지를 건네며 용기를 북돋워주었다고 한다. 또한 드라마 마지막 방영일에는 그의 홈페이지에 들러 ‘고생 많았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당신이 얼마나 힘들게 고생하며 촬영을 끝냈는지 잘 알면서도 별 도움이 못 돼 정말 미안하다”면서 “아내이기 이전에 배우로서 항상 공부하고 노력하는 당신이 자랑스럽다. 당신이 웃으면 우리 가족이 즐겁고 당신이 건강하면 우리 가족이 건강하다. 사랑한다”는 말을 전했다. 이에 대해 최수종은 “어떤 큰 상을 받는다 해도 아내가 준 상(편지)만큼 기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채시라 역시 남편 김태욱의 적극적인 외조 덕분에 그동안 촬영 현장에서 마음 편하게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피곤해 곯아떨어진 그를 대신해 모니터링해주고 아이에게 엄마의 역할까지 해준 남편이 가장 큰 후원자였다는 것. 그는 드라마 촬영이 끝난 뒤에야 모처럼 딸 채니(5)와 함께 시장놀이, 소꿉놀이를 하고 직접 음식도 만드는 평범한 가정주부의 모습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길고도 힘든 여정을 끝내고 가정의 품으로 돌아간 두 사람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서서히 다음 작품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성동아 2005년 7월 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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