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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기대되는 변신

영화 ‘분홍신’으로 공포연기에 도전하는 김혜수

글·김유림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5.07.07 18:46:00

영화배우 김혜수가 공포영화 ‘분홍신’으로 올 여름 스크린 점령에 나선다. 여성의 욕망이 부른 원혼의 저주를 그린 ‘분홍신’에서 여섯 살배기 딸을 둔 의사 역을 맡은 그는 촬영 전 긴 생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촬영 내내 노메이크업을 고수하며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지난 6월 초, 영화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만난 그에게 공포영화에 도전한 소감을 들어보았다.
영화 ‘분홍신’으로 공포연기에 도전하는 김혜수

지난해개봉한 ‘얼굴 없는 미녀’ 이후 1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 김혜수(35). 오는 7월1일 개봉할 공포영화 ‘분홍신’의 주연을 맡은 그는 지난 6월8일 홍대 앞 한 클럽에서 진행된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연기생활 18년 만에 최악의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분홍신’ 제작보고회는 영화 장르처럼 스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클럽 내부에는 붉고 푸른 조명이 켜져 있었고, 공포의 울림을 전하는 듯한 음악이 잔잔하게 흘렀다. 포스터 속, 피로 물든 나뭇가지에 빛을 발하며 걸려 있는 분홍신과 뿌연 연기 속 광기어린 듯한 김혜수의 얼굴이 더욱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원인 모를 원혼에 쫓기고, 지하 터널에 갇혔다가 달려오는 차에 부딪히고, 비처럼 쏟아지는 핏물을 맞는 등 잔혹한 영화 장면의 일부가 담긴 예고편과 뮤직비디오도 상영됐다.
잠시 후 세련된 단발머리에 어깨 부분이 레이스로 장식된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김혜수는 남자 주인공 김성수(30)와 함께 무대 위로 등장했다.
빨간 구두를 신은 소녀가 춤을 멈출 수 없어 결국 발목을 자르는 안데르센의 잔혹동화 ‘빨간 구두’를 모티브로 한 이번 영화는 죽음을 부르는 분홍색 신발에 얽힌 저주를 그리고 있다. 구두를 모으는 게 취미인 의사 선재는 어느 날 지하철역에서 주인이 없는 분홍신을 발견하고 집으로 가져온다. 그러나 얼마 뒤 그 신발을 신은 후배가 발목이 잘린 채로 죽어나가는 장면을 목격하고 극도의 공포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의사이자 여섯 살배기 딸아이를 둔 이혼녀로 등장하는 김혜수는 “촬영 기간 내내 너무 달려서 스톱이 안된다. 개봉 날까지 계속 그럴 것 같다”며 역할에 푹 빠져지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영화 ‘분홍신’으로 공포연기에 도전하는 김혜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은 느낌이에요. 공포영화는 상황이 극단적인 만큼 연기자가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더 많은 집중을 필요로 하거든요. 물리적인 어려움도 컸지만 공포영화라는 장르에 캐릭터가 묻히지 않도록 연기에 신경을 쓰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공포연기 위해 긴 생머리 자르고 맨얼굴로 촬영에 임해

그는 선재라는 인물에 대해 “자신도 몰랐던 여성으로서의 욕망과 본능을 발견하게 되는 인물”이라고 설명한 뒤 “어머니라는 캐릭터는 그리 중요하지 않으며 단지 성숙한 여자와 미성숙한 여자아이의 섬뜩한 대립을 눈여겨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설정된 상황을 미리 알고 촬영에 임했는데도 공포를 느껴 깜짝 놀란 적이 있는데, 그 장면이 화면에서는 어떻게 표현될지 무척 궁금하다”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공포에 사로잡혀 광기 어린 표정을 연기해야 했던 그는 줄곧 유지해온 긴 생머리를 과감하게 단발로 바꾸고 창백한 얼굴을 표현하기 위해 맨얼굴로 촬영에 임했다. 영화에서 입고 나오는 검정 의상 또한 창백한 이미지를 극대화시킨 중요한 요소.

영화 ‘분홍신’으로 공포연기에 도전하는 김혜수

김지운 감독의 단편 ‘쓰리:메모리즈’에서 광기 서린 연기를 선보인 뒤 지난해 여름 개봉한 영화 ‘얼굴 없는 미녀’에서 미스터리한 인물로 등장한 그는 이번 영화를 포함한 세 작품에서 모두 강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그에게 “매번 독특한 캐릭터의 영화를 선택한 이유가 뭐냐”고 묻자 그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단지 역할의 비중이 큰 영화를 하다보니 내 연기가 더욱 강하게 느껴진 것 같다”고 답했다.
후배 연기자 김성수와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그는 김성수를 “연기 경력은 짧지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주는 사람”이라고 평한 뒤 “연기하는 데 있어 성수씨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성수 역시 김혜수에 대해 “애프터를 하고 싶을 만큼 호흡이 잘 맞았다”고 말을 한 뒤 “어디까지나 다음 작품에서의 ‘애프터’를 뜻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분홍색이 가진 이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그는 “희망”이라고 답하고 “여자라면 누구나 분홍색을 좋아할 것이다. 영화에서는 공포스러운 소재로 이용되었지만 분홍색은 여성에게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색깔, 희망을 심어주는 색깔인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개인 홈페이지 관리를 잘하는 연예인으로 소문난 김혜수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영화 홍보도 톡톡히 하고 있다. secret, love, people 등의 섹션으로 나눠 촬영현장과 영화 관련 소식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자료를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팬들의 홈페이지에 직접 찾아가 방명록과 쪽지를 남기는 등 팬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것.
올 여름 개봉되는 한국 공포영화 중 가장 먼저 관객들에게 선을 보이는 ‘분홍신’. 3일 동안 똑같은 장면을 촬영한 뒤 과로로 쓰러졌을 정도로 투혼을 발휘한 김혜수의 연기가 자못 기대된다

여성동아 2005년 7월 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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