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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육아 노하우 공개

초등학교 1학년생 ‘영어 영재’ 주희 엄마 김윤정씨가 들려주는 ‘놀이 활용한 생활 속 영어교육’

“책 읽기로 기초 다진 후 영어로 놀이 하면 아이 영어 실력이 쑥쑥 자라요”

기획·김정은‘여성동아 인턴기자’ / 글·이주영‘자유기고가’ / 사진·지재만 기자

2005. 07. 07

영어 학원이나 학습지의 도움 없이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칠 수는 없을까. 주부 김윤정씨는 매일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고 함께 영어로 놀이를 하면서 여덟 살배기 딸 주희를 영어 영재로 키우고 있다. 김씨가 직접 아이를 가르치며 터득한 영어교육 노하우를 들려주었다.

초등학교 1학년생 ‘영어 영재’ 주희 엄마 김윤정씨가 들려주는 ‘놀이 활용한 생활 속 영어교육’

동그란안경 너머로 반짝이는 눈빛이 인상적인 초등학교 1학년 주희(8)는 인터뷰 내내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사진 촬영을 하는 중에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을 정도.
주희네 집을 찾은 사람은 두 번 놀란다. 먼저 거실과 방을 가득 채우고 있는 엄청난 양의 책에 놀라고 또 그 책들을 몇 번이고 읽어 외다시피 한다는 주희의 독서량에 놀란다.
“주희가 책을 무척 좋아해요. 저렇게 많이 사주어도 잘 읽으니까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영어책 뿐 아니라 역사책, 위인전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모두 좋아하죠.”
엄마 김윤정씨(36)는 주희를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직장을 다니면서도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매일 저녁 꼬박꼬박 책을 읽어주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주희는 남들보다 늦게 영어 공부를 시작했는데도 빠른 속도로 실력이 늘었다고 한다.
“영어도 우리말의 기본이 잘 갖춰져 있어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영어로 말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아요. 여러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독서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힘들거든요.”
주희가 영어 공부를 시작한 것은 여섯 살 무렵. 처음에는 김윤정씨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다고 한다. 일단 그는 엄마가 먼저 영어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어린이 영어 회화책을 한 권 사서 통째로 외웠어요. 그렇게 책 한 권을 통째로 외우고 나니 조금씩 영어가 입에 붙더라고요.”
초등학교 1학년생 ‘영어 영재’ 주희 엄마 김윤정씨가 들려주는 ‘놀이 활용한 생활 속 영어교육’

김윤정씨는 곧 아이가 서서히 영어와 친해지게 하기 위해 영어로 말을 걸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섯 살 정도가 되면 이미 우리말에 익숙해진 상태. 처음에 주희는 엄마가 갑작스레 영어로 말을 걸기 시작하자 못 알아듣겠으니 우리말로 하라며 투정을 부렸다고 한다. 이때 김윤정씨가 택한 방법이 바로 ‘영어로 놀기’다.
“주희가 만들기를 좋아해서 영어로 된 만들기 교재를 사서 그대로 해봤어요. 보드 게임도 영어로 하고 같이 요리를 할 때도 영문 레시피를 활용했지요.”
이렇게 엄마와 영어로 놀이를 하면서 주희는 자연스럽게 ‘영어는 재미있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고 나서는 영어 모임을 적극 활용했어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만난 동네 엄마들과 함께 영어 모임을 만들었죠. 주희 또래와 한두 살 더 어린아이들이 모였는데 여기서는 엄마들이 무조건 영어만 사용하기로 했어요. 그렇게 모임을 만들고 참여하다 보니 서서히 주희의 입에서 영어가 터져나오기 시작했어요. 주희는 다른 아이들에 비하면 좀 늦게 시작했지만 그 전에 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한마디를 해도 단순한 단어 나열이 아닌 문법에 맞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금세 영어 회화에 익숙해졌고요.”

지금 주희는 영어로 대화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데 별로 주저하지 않는다. “How are you?”라고 말하면 “Fine, thanks. And you?” 식의 도식적인 영어 회화가 아니라 자기의 생각을 정리해 영어로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단순히 영어 단어 몇 개를 더 외운다거나 생활 영어 예문들을 익히는 게 영어교육의 전부는 아닌 거 같아요. 저는 영어교육의 목적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그것을 언어로 표현해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두고 있어요.”
초등학교 1학년생 ‘영어 영재’ 주희 엄마 김윤정씨가 들려주는 ‘놀이 활용한 생활 속 영어교육’

김윤정씨가 알려주는 영어교육 노하우
학습지나 학원의 도움 없이 딸 주희를 영어 영재로 키운 김윤정씨가 알려주는 ‘엄마표 영어교육’ 노하우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엄마가 먼저 공부한다
김윤정씨는 학창시절 영어와 담을 쌓고 지냈지만 아이를 위해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출퇴근 시간 동안 지하철에서 영어책을 읽고 외운 다음 길을 걸을 때 이어폰을 꽂고 녹음 내용을 들으며 발음을 따라 했다.
외운 문장은 하루 한 개라도 반드시 활용한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열심히 영어 문장을 외우고 공부했지만 김윤정씨 역시 영어에 금세 익숙해지기는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하루에 한두 문장이라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다잡았다고. 그의 말에 따르면 한두 문장이 쌓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새 영어가 입에 붙게 된다고 한다.
아이와 영어로 놀아준다
주희가 처음에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자 김윤정씨는 무조건 재미있게 놀아주는 데 주력했다. 영어로 된 책을 보며 만들기를 하고, 함께 요리를 하며 영어를 사용했다. 과학 실험도 영어로 하고 보드 게임도 영어로 했다. 놀이 방법을 먼저 영어로 외우고 연습하는 것을 반복했고 심지어 아이 모르게 컨닝 페이퍼까지 준비했다. 이렇게 모든 놀이를 영어로 하다 보니 영어에 대한 주희의 거부감이 자연스럽게 없어졌다고 한다.
외국 어린이 방송국의 인터넷 홈페이지나 교육 사이트를 찾아가면 어린이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요리 레시피를 구할 수 있다. 종이접기나 만들기 놀이를 할 때도 영어로 된 지침서를 구해 아이와 함께 해보면 쉽고 재밌게 영어 표현을 익힐 수 있다.
영어 동화책을 읽어준다
영어 동화책은 아이들이 영어를 즐거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평소에도 영어로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윤정씨는 퇴근 후 먼저 아이에게 우리말 동화책을 읽어주고 난 다음 잠자리에서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었다고. 또 동화책에 나온 표현들을 실생활에서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영어를 하며 함께 놀만한 또래 친구를 만들어준다
김윤정씨는 또래 친구와 영어로 노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그 역시 몇 명의 엄마들과 영어 품앗이 소모임을 만들어 함께 놀아주었다.
처음에는 엄마들은 영어로 말하고 아이들은 우리말로 대답하는 등 분위기가 어색했지만 아이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영어 모임의 성격과 나름의 규칙을 이해하고 활발히 참여하게 되었다.
어느 정도 아이들이 영어 놀이에 익숙해진 다음에는 아이들끼리 영어로 대화하며 놀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엄마가 듣기에는 엉터리 영어가 난무하겠지만 아이들은 영어로 친구들과 의사소통이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영어를 즐기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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