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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권말부록│토익 고득점 영어 영재①

외국 여행 한 번 안 가고 토익에서 9백40점 받은 오재현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하루 두 시간씩 토익 공부하며 독해와 회화실력 쌓았어요"

■ 기획·구미화 기자 ■ 글·김미희‘자유기고가’ ■ 사진·김형우 기자

입력 2005.06.14 18:04:00

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해 토익 시험에 응시해 9백40점을 받은 오재현양. 오양은 외국에 나가본 경험이 없고,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3년간 영어 회화 학원에 다닌 게 사교육의 전부인 순수 국내파다.
오양과 그의 어머니가 공개한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영어 실력 쌓는 ‘스스로 학습법’.
외국 여행 한 번 안 가고 토익에서 9백40점 받은 오재현

오재현양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매일 2시간씩 토익 교재로 영어를 공부했고, 최근엔 토플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대전관저중학교 1학년 오재현양(12)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해 3월 치른 토익에서 9백40점을 받았다. 만점에 가까운 점수지만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1년에 한 번꼴로 토익 시험을 치른 터라 성적이 오르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을 뿐 특별한 감흥은 없었다고 한다.
“재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토익 교재를 사줬어요. 그때 이미 재현이의 독해 실력이 고등학교 3학년 아이들 수준과 비슷했거든요. 토익 모의고사 문제집을 사주며 풀어보게 했더니 읽기보다 듣기 점수가 훨씬 잘 나오더라고요. 토익 공부를 시켜도 되겠다 싶어 학기 중에는 매일 2시간씩, 방학 때는 3시간씩 토익 교재로 공부하게 했죠. 그러다 4학년 때 처음 시험을 치르게 하고, 1년 후에 다시 보도록 했어요. 그 다음부터는 6개월 마다 한 번씩 시험을 봤고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오양의 어머니 이미숙씨(40)는 딸이 실생활에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으면 하는 바람에서 일찍부터 토익 공부를 시켰다고 한다. 영문학을 전공했는데도 생활영어에 약한 자신의 처지가 늘 한스러웠던 것.
“저도 고등학교 때까지는 ‘영어 잘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영문과에 진학해 보니 교과서 공부가 전부가 아니더라고요. 영어 회화를 아무리 잘하고 싶어도 잘 안되고요. 제가 해온 영어 공부법이 잘못됐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죠. 그래서 우리 아이들만은 제대로 가르치고 싶었어요.”
이씨는 오양이 네 살 무렵 한글을 깨친 뒤부터 영어 교재와 동화책 테이프를 구입해 들려주기 시작했다. 기초 수준의 짧은 문장들을 반복해 들려줬더니 금세 따라 했다고 한다.
“원어민 발음이 녹음된 테이프의 효과가 좋았어요. 처음부터 정확한 발음을 익힐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아이가 재미있어하더라고요. 테이프를 여러 번 듣고 난 뒤에는 동화책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혼자서 일인 다역을 하며 놀기도했어요. ‘신데렐라’를 듣고 혼자 마녀가 되었다가 공주가 되었다가 하면서 노는데 우습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어요(웃음). 그렇게 조금씩 영어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해준 게 주효했던 것 같아요.”
오양은 집에서 책과 테이프만으로 영어를 공부했지만 초등학교 1학년 때 이미 중고생용 영어 독해문제집을 술술 풀 정도의 실력을 쌓았다고 한다. 원어민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야말로 영어 실력의 관건이라고 생각한 어머니 이씨는 딸의 영어 독해실력이 어느 정도 수준이 되자 2학년 때부터 3년간 원어민 강사가 가르치는 영어 학원에 보냈다. 같은 반에 초등학생은 오양 혼자였고 중고생은 물론 대학생까지 모여 있었지만 강사와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그였다고 한다.
그러나 외국인과의 대화가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외국 여행 한 번 안 가고 토익에서 9백40점 받은 오재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매년 토익을 치른 오재현양은 초등학교 6학년 때 9백40점을 받았다.


네 살 때부터 영어 동화 듣고,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회화 학원 다녀
“처음에는 제가 한 말을 선생님이 못 알아들으면 얼마나 민망할까 두렵더라고요. 선생님께서 한 단어를 제시하며 영어로 설명해보라고 하셨는데 자신이 없어서 조그만 소리로 중얼거렸죠. 그랬더니 상냥한 얼굴로 크게 말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용기를 내서 큰 소리로 말했더니 아주 잘했다고 칭찬해주셨어요. 그때부터 두려움이 싹 사라지면서 영어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오양은 그간 쌓아온 영어 실력을 한껏 발휘했다. 영어 말하기 대회와 영작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고, 2002년 처음 치른 토익 시험에서 6백80점, 2003년엔 9백20점을 받았다.
“토익은 실용 영어 실력을 평가하는 시험이잖아요. 일찍 시작할수록 유리할 거라는 생각에 아이 수준에 맞기만 하면 출판사를 가리지 않고 교재를 사줬어요. 지난해 본 시험에서 듣기를 거의 다 맞은 걸 보면 회화는 어느 정도 완성된 것 같아요. 올해부터는 독해와 작문 실력을 비중 있게 평가하는 토플 공부를 시키고 있죠.”
토플은 토익에 비해 좀 더 학문적인 영어 실력을 요구한다. 독해 지문이 훨씬 긴 데다 의학 법학 심리학 등 여러 분야의 학구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 대학원이나 외국 대학에 진학할 때 토플 성적이 필요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 이씨는 오양이 훗날 유학을 가려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지난해부터 토플을 준비시켰다고 한다. 오양은 요즘 학기 중엔 하루에 1시간 반씩, 방학 때는 3시간씩 토플을 공부를 하고 있다.
토익이나 토플을 준비하면서 학원이나 과외 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는 오양은 아직까지 해외에 나가본 경험도 없다. 어머니 이씨는 주위에서 어학연수를 보내라는 권유를 수차례 받았지만 오양이 아직 여린데다 영어를 배우겠다는 목적 하나로 외국에 나가는 건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거절했다고 말했다.
“재현이가 공부는 잘하는데 마음이 아주 여려요. 5학년 때부터 방학 때마다 공주대 과학영재교육원에 일주일간 머물면서 집중 교육을 받고 있는데 매일 울면서 전화할 정도로요. 그러니 해외 유학을 보내겠다는 생각을 쉽게 못하죠. 독립심이 생길 때까지는 제가 옆에 있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신 오양은 어머니 이씨와 함께 서점이나 인터넷 도서구매 사이트에서 영어교재를 구입해 자주 읽는다. 어려서부터 과학 잡지와 영자신문을 꾸준히 본 덕분에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도 즐겨 읽지만, ‘해리포터’ 같이 테이프가 붙어 있는 영문 소설을 주로 고른다고 한다.
외국 여행 한 번 안 가고 토익에서 9백40점 받은 오재현

“원서를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밑줄을 친 다음 뜻을 알아보고 다시 읽어요. 테이프를 들을 때는 잘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일단 끝까지 다 들은 다음 번역본을 읽으면서 문맥상의 뜻을 파악하고요. 그러면 두 번째 들을 때 처음에 말이 빠르거나 톤이 높아서 잘 안 들렸던 부분까지 들리게 되거든요. 한 테이프를 세 번 정도 들으면 완벽하게 알아 들을 수 있고요. 밤에 잘 때도 불을 끈 채로 침대에 누워서 영어 테이프를 듣는데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불을 켜고 단어 뜻을 확인해야 잠이 와요(웃음).”
오양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세계 명작소설을 원서로 읽기 시작했는데, ‘무기여 잘있거라’ ‘여자의 일생’ ‘러브스토리’ 등은 원서로 읽을 때, 번역본을 볼 때보다 더 생생한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방학 때는 이틀에 한 권 정도, 학기 중에는 한 달에 열 권 이상 원서를 읽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이미 번역서로 읽은 책은 원서로 다시 읽고, 처음 보는 책은 원서와 번역서를 함께 구입해 번갈아 읽는다고 한다.
오양의 장점은 어머니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미련스러울 정도로 아무런 의심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내는 근성”이다. 혼자 힘으로 영어 실력을 쌓아온 것도 이 무던한 성격 덕분. 학교 성적도 줄곧 1등을 놓치지 않는다는 오양은 다른 과목도 학원에 의지하지 않고 교과서와 자습서, 문제집만으로 혼자 공부한다. 하지만 그에게도 스트레스는 있을 터.

외국 여행 한 번 안 가고 토익에서 9백40점 받은 오재현

오재현양의 어머니 이미숙씨는 주위에서 딸을 해외로 보내라는 권유를 자주하지만 오양에게 좀더 자립심이 생기면 고려해볼 생각이라고 한다.


“영어로 소설 쓰고, 팝송 가사 통째로 외우다 보면 스트레스 싹 풀려요”
“학교에서 시험만 봤다 하면 ‘오재현이 몇 점이냐’가 관심사예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올까봐 스트레스를 받죠. 그럴 때는 영어로 풀어요. 영어는 제 자신감의 원천이거든요. 영어로 일기나 편지를 쓰고, 매일 조금씩 쓰고 있는 영어 소설을 이어가기도 해요. 또 브리트니 스피어스 같은 외국 가수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요. 팝송에는 줄임말이나 연음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걸 하나씩 알아가는 게 재미있어서 가사를 통째로 외워버려요. 소설을 쓰거나 노래를 부르다 보면 ‘내일은 소설 속 주인공이나 내가 좋아하는 가수처럼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행복해지겠지’ 하는 기대감이 들면서 스트레스가 싹 사라져요(웃음).”
원래는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잘못한 사람에게는 엄한 벌을 내리는 판사가 되고 싶었다는 그는, 토플 공부를 하면서 다양한 분야로 관심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생물학 관련 지문을 읽다보면 ‘이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것은 내 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인체의 신비를 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의학용 로봇과 관련한 지문을 읽다 보면 어느새 로봇을 조종해 환자를 치료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게 된다고.
“약하고 소외된 이들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사회에서 어느 정도 명성을 쌓아야겠죠. 학교에서 ‘든사람, 난사람, 된사람’에 대해서 배웠는데 저는 든사람이자 난사람이면서 된사람도 되고 싶어요.”
스스로 떳떳할 만큼의 실력을 쌓아 자타가 공인하는 ‘인물’이 되겠다는 오재현양. 지금껏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근성을 발휘한다면 꿈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성동아 2005년 6월 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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