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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이 남자의 삶

데뷔 20주년 맞은‘라이브의 황제’ 이승철

“20년 세월 흐르니 성격 둥글어지고 노래가 뭔지 알 것 같아요”

■ 글ㆍ김정은‘여성동아 인턴기자’ ■ 사진ㆍ홍중식 기자, 루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입력 2005.06.09 14:26:00

‘희야’ ‘소녀시대’ 등을 히트시키며 한국을 대표하는 라이브 가수로 사랑받아온 이승철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우리 나이로 이제 마흔. 날카롭던 성격도 둥글어지고, 이제 좀 더 편안한 음악을 하고 싶다는 그를 만나 ‘화려한 싱글’로 사는 요즘 생활과 데뷔 20주년을 맞는 소감에 대하여 들어보았다.
데뷔 20주년 맞은‘라이브의 황제’ 이승철

올해로데뷔 20주년을 맞은 가수 이승철(40)을 만났다. 20주년을 기념해 전국투어 콘서트를 열고, 새 음반을 발매하고, 요리책도 낼 계획이라는 소문이 연초부터 들려왔는데 3월 중순에 나오기로 했던 음반은 6월 첫주가 되어야 나오고, 요리책은 7월 중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미루어진 일정 때문에 바쁘고 정신없는 모습일 줄 알았는데 지난 5월 중순 녹음실에서 만난 그에게서 조급함은커녕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한다는 20년 세월의 힘일까. 그는 주변의 떠들썩한 축하 인사에도 그저 쑥스럽기만 하고 별다른 기분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서 자연스럽게 20년이 된 것이죠. 이번에 콘서트도 하고 음반도 내고 이것저것 많이 하는데 본인은 ‘에이, 생일잔치 같은 걸 뭐하러 해’ 하는데 주변에서 ‘왜? 해야지~’ 그러는 것 하고 똑같아요(웃음).”
85년 록그룹 ‘부활’의 리드 싱어로 ‘희야’를 히트시키며 성공적으로 가수생활을 시작한 이승철은 이후 솔로로 활동하며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소녀시대’ ‘방황’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잠시 잊혀졌던 그의 존재를 재확인시킨 것은 2002년 ‘부활’을 재결성해 발표한 노래 ‘네버엔딩 스토리’의 성공. 지난해에는 7집 ‘The Livelong Day’의 수록곡 ‘긴 하루’가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90년 이후 14년 만에 골든디스크 본상을 수상했다. 지난 연말에는 처음으로 ‘MBC 10대 가수상’ 무대에도 올랐다. 본인의 표현에 따르면 ‘자식 같은’ 후배들과 함께였다.
“일단 어린 가수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죠. 오래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요? 노래만 잘한다고 가수가 성공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조용필 형님도 데뷔 35주년 되던 해에 그러시더라고요. ‘성공은 가수 혼자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팬들과 가수, 녹음 스태프 등등 모두 모였을 때 일어나는 시너지 효과다’라고요. 지금 보니 그 말씀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어린 가수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는 자체가 기분 좋아
20년간 줄곧 쉬지 않고 라이브 무대에 서 ‘라이브의 황제’라는 별명까지 얻은 이승철. 평소 담배도 피우지 않고 목소리 관리에 애쓰는 그이지만 꼭 10년 전인 지난 95년 한 번의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장기 전국투어 콘서트와 대학로 소극장 공연을 병행하던 시기였는데 성대에 결절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은 것. 공연을 모두 취소하고 6개월간 휴식기를 가진 그는 그후 ‘이틀 연속으로 노래하지 않는다’는 나름의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어렸을 때는 좀 어렵게, 공격적이거나 도전적으로 노래를 불렀는데 나이가 들면서 노래를 즐기게 되더라고요. 편안한 느낌으로 부르니까 관객들도 더 좋아하고요. 그게 연륜이고 시간의 힘인가봐요. 20대 시절에 했던 음악이 이제 막 말을 배운 아이들의 옹알이였다면 30대 시절의 음악은 걸음마였어요. 안방도 가보고 건넌방도 가보고, 마당에 나갔다가 넘어져 깨지기도 하는. 이제 마흔이 됐으니 곧 숲도 보이고 산도 보이겠죠(웃음).”

데뷔 20주년 맞은‘라이브의 황제’ 이승철

이승철은 요즘 사업가로서의 재능도 십분 발휘하는 중이다. 지난 2001년 서울 강남에 문을 연 녹음실 ‘루이 스튜디오’는 국내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곳. 초기 투자만 55억원을 했는데 큰 돈을 들인 만큼 시설이 좋아 신승훈, 신화, 성시경 등 국내 정상급 가수 대부분이 이곳에서 음반작업을 했다고 한다. ‘네버엔딩 스토리’가 실린 ‘부활’ 결성 15주년 기념 음반도 이곳에서 만들었다. 이승철이 먼저 ‘부활’의 리더 김태원에게 전화를 걸어 ‘15주년 기념 음반을 내자. 내가 제작비를 다 대겠다’며 제안을 했다고.
“제 녹음실에서 하는 거니까 얼마 안 들 줄 알았는데 뮤직비디오 찍고, 오케스트라 불러서 녹음했더니 3억 원 가까이 들더라고요. 솔직히 별로 성공할 거라는 기대는 안 했어요. 10만 장만 나가도 멤버들을 다 업어주겠다고 했는데 40만 장 가까이 팔렸어요. 제작비 빼고 나니까 남는 돈은 별로 없었지만 뭔가 큰 획을 그은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때 10대 친구들은 ‘부활이라는 신인이 나왔는데 노래를 엄청 잘한다’고 했다고 해요(웃음).”
그전부터 사업에 대한 욕심은 있었다. 88년 솔로 1집 음반부터 자신이 직접 기획, 제작에 참여했고 한동안 마포에서 갈비집을 운영하기도 했다. 2003년에는 경기도 평택에 건평 1천5백 평 규모의 라이브 카페를 열기도 했는데 지금은 원래 땅 주인에게 모두 넘긴 상태라고. 노래하랴 사업하랴 힘들지는 않냐고 물으니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에 힘든 줄 잘 모르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자유로운 싱글 생활 좋아 당분간 결혼 계획 없어
평소 축구, 골프, 수상스키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며 체력을 다진다는 이승철은 ‘잘 먹고 잘 쉬기’ 예찬론자다. 골프를 좋아해 시간이 날때마다 1박2일의 골프여행을 즐긴다고 한다. 요즘에는 지방행사 스케줄이 있으면 일부러 전날 저녁에 내려가서 그 지역의 별미를 맛보고, 이튿 날 아침 간단히 골프를 친 다음 오후에 스케줄을 소화하는 식으로 하고 있다고. 쉬는 날에는 친한 사람들이나 소속사 식구들을 불러모아 스튜디오 옥상이나 집에서 종종 바비큐 파티를 여는데 오랜 친구인 탤런트 이창훈이 그의 단골 손님이라고 한다.
음식 솜씨가 남다른 어머니 덕분에 “이미 어릴 적에 드라마 ‘대장금’에 나온 음식들을 다 먹어봤다”는 이승철은 자신도 수준급의 요리 실력을 가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예전부터 홈페이지(www.leeseungchul.co.kr)를 통해 자신이 즐기는 와인과 안주요리법을 소개해왔는데 여기에 몇 가지 상황별 요리 레시피와 테이블 세팅법 등을 더해 오는 7월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먹는 걸 좋아하니까 요리도 좋아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테이블 세팅에도 관심이 가더라고요. 백화점에 가도 남들이 옷 구경할 때 저는 혼자 그릇 구경하러 다녀요. 예쁜 와인잔이나 샴페인잔은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데뷔 20주년 맞은‘라이브의 황제’ 이승철

와인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요즘은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와인과 이에 어울리는 안주를 추천해주는 것이 또 다른 낙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캘리포니아산 와인을 특히 좋아하는데 칠레산, 호주산도 추천할 만하다고.
“레드 와인에는 포도가 잘 어울리고, 샴페인에는 딸기가 잘 어울려요. 샴페인 잔에 딸기를 한 알 넣고 마시면 탄산이 계속 생겨나요. 마지막 남은 모금을 한입에 탁 털어 딸기를 같이 씹으면 크으~(웃음). 예쁘고 분위기 내는 데도 좋아요. 꼭 한번 마셔 보세요.”
어느새 우리 나이로 40대에 들어선 이승철은 당분간 ‘화려한 싱글’로서의 자유로운 삶을 즐길 생각이라고 한다.
“부모님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별 말씀 없으셨는데 요즘 부쩍 ‘너는 어디서 아이도 하나 못 낳아오냐’고 하시면서 결혼 이야기를 꺼내시더라고요(웃음). 주위에서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 보면 약간 부럽기도 한데 한편 걱정도 돼요. ‘아, 너무 힘들겠다. 마음대로 여행도 못 갈 텐데’ 하는 생각이 먼저 들거든요. 저는 당분간 싱글로 살 거예요. 다른 사람들처럼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사는 것도 좋지만 혼자 살면서 하고 싶은 일 하고, 여행을 즐기면서 자유롭게 사는 것이 제겐 아직 더 매력적이에요.”
만난 지 3개월 된 30대 중반의 여자친구가 있긴 하지만 특별히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사이는 아니라고 한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마음이 어리고 순수한’ 사람인데 가끔 여자친구를 위해 요리도 해준다고.
6월 초에 발매될 그의 새 음반에는 총 열세 곡이 수록될 예정. 양희은의 ‘한계령’,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서’, 이소라의 ‘난 행복해’ 등 9곡의 리메이크 곡과 4곡의 새 노래가 함께 실린다. 데뷔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신화, god, 이효리 등 후배들이 헌정하는 들국화의 ‘축복합니다’도 그가 자랑하는 트랙. 5월28일 구미를 시작으로 전국투어 콘서트도 시작한다. 내년 2월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총 23곳에서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마흔이 되니 모났던 성격이 둥글둥글해지는 것 같다”고 말하며 씩 웃어보이는 가수 이승철. 보다 편안한 음악으로 세월의 힘을 노래할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

여성동아 2005년 6월 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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