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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딸 사칭해 의사와 결혼한 후 남편과 시어머니 속여 80억원 가로챈 이혼녀 오씨의 사기 사건 전말

■ 기획·최호열 기자 ■ 글·김순희‘자유기고가’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5.06.09 11:46:00

기막힌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와인 바에서 우연히 만난 의사에게 명문여대를 나온 중견 건설업체 회장의 딸이라고 속여 결혼한 30대 이혼녀 오씨가 그 주인공. 2년 6개월 동안 남편과 시집 식구에게 80여억원을 빌려 가로챈 오씨의 사기사건 전말을 알아보았다.
재벌 딸 사칭해 의사와 결혼한 후 남편과 시어머니 속여 80억원 가로챈 이혼녀 오씨의 사기 사건 전말

“중견건설업체 대표인 아버지는 평창동 저택에 살아요. 아버지로부터 여러 채의 아파트를 물려받았는데 가족과는 재산문제로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 연락을 끊고 지내고요.”
2002년 초 오모씨(37)는 서울 강남의 한 와인 바에서 우연히 알게 된 의사 문모씨(38)에게 자신을 명문여대를 나온 재벌가의 딸이라고 소개했다. 문씨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패스트푸드 체인점을 운영하는 오씨의 말을 철썩같이 믿었다. 이것이 불행의 ‘싹’이었다. 오씨는 자신의 거짓말을 문씨가 그대로 믿자 대담한 사기행각을 벌이기 시작했다.
오씨는 재벌가의 딸처럼 행세하기 위해 사채와 신용카드로 명품 옷과 구두를 사들였고 이렇게 진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신용카드 ‘돌려막기’로 빚을 막아가던 오씨는 문씨와 연인 관계로 발전하자 2002년 3월 “서울 상계동의 한 패스트푸드점을 인수하려고 하는데 2억5천만원이 필요하다. 대출을 받아주면 나중에 이를 되팔아 갚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말을 믿은 문씨는 은행에서 1억2천6백만원을 대출받아 오씨에게 건넸다.
오씨는 이미 90년 결혼해 자녀 2명을 낳고 99년 이혼한 전력이 있지만 이를 철저히 숨기고 2002년 11월 서울 강남의 한 특급호텔에서 문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에 오씨의 가족과 친지는 불참했다. 그럼에도 문씨와 가족들은 종종 재벌가에서 재산 다툼으로 인해 부모 자식 간에 불화가 끊이지 않는다는 뉴스를 접해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다.
결혼식은 올렸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오씨는 결혼을 전후한 2년 6개월 동안 이런 저런 명목으로 문씨에게 16억원을 빌렸다. 오씨는 문씨의 인감도장까지 ‘몰래’ 지니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사채업자 등에게 돈을 빌릴 때 연대보증인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재벌 딸 사칭해 의사와 결혼한 후 남편과 시어머니 속여 80억원 가로챈 이혼녀 오씨의 사기 사건 전말

오씨의 사기행각은 시집 식구에게까지 확대됐다. 시어머니 김모씨(63)에게 “국세청에서 내가 운영하는 가게의 탈세를 문제 삼아 돈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자금을 마련하려는 국세청 국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 4억원의 뇌물을 줘야 한다”고 거짓말을 해 1억5천만원을 받아냈다.
또 오씨는 “패스트푸드점 체인점을 내기 위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상가 건물을 보증금 6억원에 계약했다”며 가짜 임대차계약서를 만들어 시어머니 김씨에게 내밀었다. 이 과정에서 건물 소유주의 법인인감까지 위조한 오씨는 김씨로부터 4억5천만원을 받아내고 이후 각종 명목으로 총 40여 차례에 걸쳐 64억원을 빌렸다.
오씨는 재벌가 딸이라는 자신의 거짓이 들통나지 않기 위해 문씨 등에게 빌린 돈으로 여러 사업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높은 금리의 사채를 이용한 오씨는 사채업자들로부터 채무변제 독촉에 시달렸다고 한다. 오씨의 사기행각은 사채업자의 고소로 구속되면서 들통났다. 지난해 8월 가출한 오씨를 찾아 나선 문씨가 구치소에 수감된 ‘아내’를 발견하면서 자신과 가족을 상대로 사기 친 사실을 알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지난 5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오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추가 구속기소했다.
현재 종합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문씨는 오씨의 사기사건이 언론에 알려진 5월17일 이후 환자를 돌보는 일 외에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5월19일, 그의 연구실을 방문했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동료 의사와 병원 관계자들은 문씨의 피해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눈치였다. 또한 며느리로부터 거액을 사기당한 김씨는 아예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여성동아 2005년 6월 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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