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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재계 화제

처음으로 밝힌 부인 정희자

귀국설 나도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근황

■ 글·최호열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5.06.08 18:24:00

6년째 해외에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귀국 여부가 최근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부인 정희자씨가 처음으로 언론에 남편과 관련해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처음으로 밝힌 부인 정희자

99년 대우사태 후 언론을 피해왔던 정희자씨가 처음으로 입을 열어 눈길을 끈다. 사진은 대우개발 회장으로 재직 중일 때 모습.


한동안잊혀졌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69)이 최근 다시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 지난 99년 우리나라에 큰 경제위기를 불러왔던 대우사태 이후 6년째 해외에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그에 대해 귀국설, 사면·복권설, 재기설 등이 나돌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김 전 회장의 부인 정희자씨(65)가 처음으로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왔던 그가 지난 5월 초, 허리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던 병실로 찾아온 한 경제신문 기자에게 작심한 듯 1시간여 동안 최근 대우그룹 재건 움직임과 남편에 대한 안타까움, 억울한 심정 등을 거침없이 쏟아놓은 것.
정씨를 만난 기자에 따르면 그는 그동안 마음고생을 한데다 허리에서 철심 12개를 뽑는 수술을 한 직후여서인지 몸도 수척하고, 얼굴에 주름도 많아 보였다고 한다. 자신의 주장을 말할 때는 목소리가 격앙되는가 하면 남편 걱정에 안타까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이미 여러 차례 김 전 회장이 베트남에서 목격되었다는 주장이 있는데, 베트남에 계신 것 아니냐”며 남편의 소재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정씨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대답을 피했지만 대신 “김 전 회장이 가끔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있다. 최근 수술 직후에는 거의 매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수술 때문에 김 전 회장의 걱정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며 남편의 근황을 전했다고 한다. 또한 “늙은 부인이 아프니까 김 전 회장의 근심도 커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고.
잠시 남편 생각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그는 “김 전 회장은 과거 세계 경영의 중심에서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 아니라 이제 한 노인에 불과하다”며 눈물 어린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세간의 관심사로 떠오른 김 전 회장의 국내 입국 가능성에 대해 “노령의 나이에 해외를 전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겠느냐.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 김 전 회장은 한국행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기회가 닿으면 반드시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 전 회장의 귀국은 사면·복권 여부와 관련이 있다. 그의 사면문제는 99년 10월 중국 산둥성의 옌타이 자동차부품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것을 마지막으로 종적을 감추고 잠행과 은둔생활을 하는 동안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최근에는 정치권 내에서도 구체적인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열린우리당 당의장에 선출된 문희상 의원은 올해 초 “해방 60주년이 되는 오는 8월15일이 정·재계 인사들의 대사면·복권 시기로 적당하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사면·복권 여부도 포함돼야 한다”고 밝혀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5월 석가탄신일 사면에서 경제인들이 대거 포함된데 반해 김 전 회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씨는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오는 8·15 사면 대상에 포함되길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변호사들을 통해 (8·15 사면 대상에 포함되는 게) 법적인 한계 때문에 어렵다는 얘기를 들어 답답할 뿐”이라며 또다시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법조계에서는 김 전 회장이 5월에 귀국을 한다 해도 정상적인 법적 처리 절차를 밟다 보면 8월 사면·복권은 시간적으로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말 대법원은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과 관련해 김 전 회장을 비롯, 대우 전·현직 임원들에게 해외도피자금 23조원의 추징을 선고하는 유죄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서도 정씨는 “대법원 판결은 너무나 섭섭하고 억울하다. 진실은 언젠가는 꼭 밝혀질 것”이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고 한다.
정씨는 김 전 회장의 재기설에 대해서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우그룹 재기와 관련한 일련의 움직임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정씨는 “사실 김 전 회장이 한국 경제에 기여한 부분도 있지 않느냐. 재기를 주장하는 분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는 잘 모르지만 많은 사람이 애쓰고 있다는 것만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내가) 오늘도 중요한 회의가 있어 오전에 일어나 미용실에 들렀다. 몸이 아파도 할 일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대우 재건과 관련,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 중임을 암시했다고 한다. 그동안 분식회계와 불법대출, 외화 밀반출 등의 혐의로 수배를 받고 있어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운 김 전 회장과 달리 정씨는 아무 제약 없이 국내외 출입을 하며 활동을 하고 있어 그의 행보에 김 전 회장의 의중이 실려 있을 것으로 추측되어왔다.
김우중 전 회장의 두 아들 회사 경영하며 ‘제 2의 대우신화’ 꿈꿔

처음으로 밝힌 부인 정희자

6년째 해외에 은둔중인 김우중 회장. 사진은 지난 2002년 외국의 한 휴양지에서 찍은 것이다. 문화일보 제공.


김 전 회장은 해외에서 도피 중이지만 정씨를 비롯한 가족들은 최근 사업을 확장하며 대우의 재건을 꿈꾸고 있다. 우선 차남 선협씨(36)는 2003년부터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컨트리클럽 상무이사로 근무하다 지난 3월 사장에 취임하며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 그는 골프장 하나뿐이던 아도니스컨트리클럽에 호텔을 지어 5월 완공한 데 이어 수영장과 미술관을 새로 건립하는 등 종합레저타운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SBS ‘뉴스추적’의 보도에 따르면 막내 아들 선용씨(30)도 베트남 하노이에서 ‘노블 베트남’이라는 건설회사를 설립해 골프장과 주택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일각에서 이런 돈이 김 전 회장이 해외로 빼돌린 자금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정씨는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일축했다고 한다. 그는 “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에 대해 정말 섭섭하고 억울한 심정”이라며 “그럴 돈이 있었다면 대우를 재건하는 데 썼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고. 최근 법원도 아도니스컨트리클럽과 김 전 회장의 자택 등 정씨와 두 아들, 딸 선정씨의 이름으로 된 재산에 대해 김 전 회장이 빼돌린 자금이 아니라는 판결을 잇달아 내렸다.
한편 최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현재 베트남 정부가 운영하는 경제연구소의 자문역을 맡고 있으며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한국계 건설사 컨소시엄이 수주하는 데 물밑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멀리 이국 땅에서 재기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어떤 모습으로든 김 전 회장이 세상에 얼굴을 드러낼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성동아 2005년 6월 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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