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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자연친화 교육법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생태교육 현장

“자연 속에서 뛰놀다 보면 창의력과 사고력이 쑥쑥 자라요”

■ 기획·김정은‘여성동아 인턴기자’ ■ 글·이승민‘자유기고가’ ■ 사진·정경택 기자 ■ 촬영협조·광진구 공동육아 즐거운 어린이집

입력 2005.06.03 15:24:00

‘함께 아이를 키우자’는 취지 아래 부모들이 모여 직접 조합을 구성하고 운영에 참여하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설립 취지만큼이나 유아교육 프로그램 또한 색다르다. 바로 생태교육이 이루어진다는 점.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생태교육 현장을 찾아가보았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생태교육 현장

쨍쨍한 햇살이 더위의 시작을 알리던 날, 공동육아 어린이집 6,7세 반 아이들이 나들이에 나섰다.
오늘의 나들이 장소는 광진구 광장동에 자리한 아차산 생태공원. 두 명씩 짝을 지어 손을 잡고 어린이집에서 30분가량 떨어져 있는 목적지를 향해 길을 걷기 시작했다.
“보물 발견!”
선생님을 따라가던 한 아이가 길에 핀 철쭉을 보고 소리쳤다. 아이가 찾은 ‘보물’이란 이 계절에 볼 수 있는 것들을 가리키는 것. 아이들은 나들이 길에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마다 “보물을 찾았다”며 소리를 쳤다. 아이들은 단풍나무, 별꽃 등 다양한 보물을 발견하며 생태공원으로 향했다.
“같은 장소를 가더라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은 그때그때 달라요. 나뭇가지 하나를 가지고 1시간을 놀기도 하죠. 날마다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보며 신기해하고요. 비싼 교재나 교구를 이용하지 않아도 창의력과 사고력이 절로 커지죠.”
생태교육 현장에서 만난 ‘광진구 공동육아 즐거운 어린이집’의 유미영 선생님(33)은 아이들에게 특정한 놀이를 따라하도록 지도하기보다는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놀이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한다.
공원에 도착해서도 보물찾기는 계속되었다.
“와~ 괭이밥이다.”
잔디가 자란 틈에서 한 아이가 괭이밥을 발견하고 소리를 지르자, 다른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갔다.
“그래 맞아요. 괭이밥이에요. 괭이밥은 토끼풀하고 비슷하게 생겼는데 토끼풀은 이른 봄에 나오고, 괭이밥은 지금 나오지요. 모양으로는 구분하기 힘들지만 맛을 보면 알 수 있어요. 괭이밥은 새콤달콤한 맛이 나거든요.”
선생님의 설명이 끝나자 아이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괭이밥 잎을 조금씩 따서 맛을 본다. 이번에는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관찰한 괭이밥을 그려보는 시간. 이렇게 직접 눈으로 보고, 먹어보고, 그림까지 그려보았으니 아마 오늘 먹어본 괭이밥의 맛과 모습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듯하다.
괭이밥 그리기를 마친 아이들은 생태공원 아래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 아이들은 모두 맨발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다들 자연스럽게 신발과 양말을 벗고 흙길을 뛰어다닌다. 발이 더러워지는 것도, 더러워진 발을 어디서 씻을지도 안중에 없는 듯 아이들의 얼굴에서 함박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생태교육은 정서 발달과 함께 신체 발달 도와
생태교육은 자연친화 교육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봄에 꽃이 피고, 여름에 숲이 무성해지며, 가을에 낙엽이 지고, 겨울에 흰 눈이 내리는 것을 직접 보면서 자연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며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게 된다. 또 아이들은 흙이나 물을 좋아하는데 이들을 직접 만지고 주물러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면 직접 손으로 느껴지는 감촉을 통해 자연 현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탐구심도 자연스럽게 자라나게 된다.
생태교육이 정서적인 면에만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생태교육 현장

자연 속에 숨어 있는 보물을 찾고 있는 아이들.


“나들이를 하면서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돼요. 걷기 힘들어하던 아이들이 곧 안정된 자세로 걸음을 걷고, 산을 오르고 계단을 오르면서 균형 감각을 익히게 되거든요. 정서적인 발달과 더불어 신체 발달도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덕분인지 아이들이 감기를 앓는 횟수도 많이 줄어들었어요.”
생태공원을 뛰어다니던 아이들이 정자에 모였다. 더러워진 발을 툭툭 털고 양말과 신발을 스스로 챙겨 신고 다시 어린이집으로 향한다.
생태교육은 어린이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이어진다. 산에서 주워온 돌로 공기놀이를 하고 나뭇가지로 산가지 놀이도 한다. 봄에는 나들이 길에서 꽃을 따와 화전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꽃잎 염색 체험도 한다. 여름에는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이고 갯벌에서 주워온 조개껍질을 이용해 만들기를 할 수도 있다. 가을에는 알록달록한 물이 든 나뭇잎으로 미술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자연이 놀이터고 자연이 장난감인 셈이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에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장난감이나 아이들 두뇌 발달에 좋다는 교재, 교구가 없다. 털실로 만든 인형, 끈이나 종이죽을 이용해 만든 그릇, 여러 가지 모양의 나무토막 등 아이들이 쉽게 모양을 바꾸어가며 가지고 놀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최대한 자연과 가까운 재료로 만든 놀잇감을 갖고 놀며 창조적이고 풍부한 감성을 가진 아이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한 것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감성이 충분히 발달해야 주변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되고, 자연히 더 알고 싶어하는 욕구가 생겨요. 그 욕구가 생기기도 전에 인지교육을 시키면 무엇을 배우는 것 자체를 싫어하게 되죠. 인지교육보다는 아이들이 자연과 더불어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해요.”
유미영 선생님은 가정에서도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장소보다는 아이들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나들이를 자주 할 것을 권했다.


여성동아 2005년 6월 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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