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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우리 아이 무얼 배울까

지윤이와 엄마가 추천하는 ‘말하기 교실’

제대로 말하는 법 배우면서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했어요~

■ 기획·김정은‘여성동아 인턴기자’ ■ 글·이승민‘자유기고가’ ■ 사진·김형우 기자 ■ 촬영협조·윤채현의 말하기 교실

입력 2005.06.03 14:58:00

최근 말하기 능력을 키우는 방법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말을 잘하는 것은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뿐 아니라 조리 있는 사고방식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1년 가까이 말하기 교실에 다니며 수줍음 많은 성격을 고쳤다는 여덟 살 지윤이의 수업 현장을 소개한다.
지윤이와 엄마가 추천하는 ‘말하기 교실’

초등학교 1학년인 지윤이(8)는 지난해 여름부터 말하기 교실에 다니고 있다. 엄마 강안씨(35)는 평소 수줍음을 많이 타고,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두려워 하는 지윤이가 좀 더 적극적인 성격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말하기 교실에 등록했다고 한다. 요즘은 자신 있게 의사표현을 하는 지윤이를 보면서 ‘말하기’도 배워야 하는 것임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지윤이 또래의 친구들 다섯 명이 말하기 교실에 모였다. 책상에 앉아 수업에 필요한 프린트물을 받고 나자 선생님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방송국 아나운서로 10년 동안 활동하다가 말하기 교실을 연 윤채현 선생님은 우선 아이들의 자세를 바로잡아주었다.
“허리 펴고, 어깨 펴고, 선생님과 눈 마주치기! 자세가 바르면 생각도 바르게 되고 목소리도 멋있어져요.”
첫 번째 프로그램은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질문에 대답하기. 선생님은 착한 성품을 가진 한 음식점 주인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바로 앞에 고속도로가 생기는 바람에 손님이 뚝 끊긴 어느 음식점에 허름한 옷차림을 한 노인이 찾아왔다. 돈이 없다는 그 노인에게 맘씨 착한 주인이 공짜로 식사를 대접하자 노인은 감사의 뜻으로 냅킨으로 학을 접어주고 길을 떠난다. 그런데 마술에 걸린 듯 냅킨으로 접은 학이 춤을 추기 시작했고 이 신기한 일이 알려지면서 다시 많은 손님들이 음식점을 찾았다는 얘기였다. 이야기를 마친 선생님이 아이들 한명 한명에게 “왜 음식점이 장사가 안되었을까?” “음식점에 다시 손님이 많이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등 들은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질문을 던지자 가위 바위 보로 순서를 정하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아이들은 “고속도로가 생겨서요” “주인의 마음이 착해서요” 하며 척척 대답을 했다.
지윤이와 엄마가 추천하는 ‘말하기 교실’

다음은 그림을 보고 음식점에 찾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순서. ‘좌측’ ‘우측’ ‘길모퉁이’ 등 위치를 표현할 때 필요한 단어를 선생님이 알려주고 그 단어를 활용해 음식점을 찾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번에도 순서를 정해 한 사람씩 돌아가며 이야기했는데, 아이들이 말하는 사이사이 선생님은 발음이나 표현이 정확하지 않은 부분을 지적해주었다.
이어 비디오를 보는 시간. 아이들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15~20분 단위로 수업 방식을 바꿔가며 흥미를 유도하고 있다. 이날 본 비디오의 제목은 ‘나를 사랑한다는 것’. 잘생기지 않은 외모 때문에 우울해하던 한 아이가 톨스토이의 전기를 읽고 더 이상 외모 콤플렉스를 느끼지 않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비디오를 다 보고 나자 선생님은 말하기와 자기애 사이의 관계를 활용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말이 빠른 아이에게는 ‘천천히 말을 해야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고, 소극적인 아이에게는 ‘큰 목소리로 말해야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조언해준다.
“어…” 하며 불필요한 말 붙이던 습관 사라져
이번에는 자리를 옮겨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들고 원고를 읽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원고의 내용은 좀 전에 본 비디오에 나온 주인공의 내레이션. 순서대로 나온 아이들이 마이크를 들고 대본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선생님은 아이 옆에 서서 제대로 끊어 읽는 법을 알려주고 발음과 서 있는 자세 등을 고쳐준다.

지윤이와 엄마가 추천하는 ‘말하기 교실’

“자신감을 갖고 힘있게! 배에 힘주고! 내가 편하게 읽어야 듣는 사람도 편해요.”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아이들의 표정과 목소리, 자세가 금방 달라진다. 다섯 명 아이들이 모두 원고를 읽고 나자 비디오 촬영을 활용한 수업이 이어졌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면 이 다음에 커서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고 질문을 던진 다음 아이들이 대답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촬영이 끝나면 아이들은 녹화된 비디오를 보는데 이렇게 텔레비전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직접 보게 하면 아이들의 말하는 태도와 잘못된 버릇을 고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지난 8개월 동안 말하기 교실에 지윤이를 보낸 강안씨는 “낯선 사람만 보면 부끄러워 엄마 뒤로 숨던 아이가 지금은 누구와도 이야기를 잘하게 되었다”며 딸의 달라진 모습에 만족해했다. 또 이야기를 시작할 때 “어…” 하며 불필요한 말을 붙이던 습관도 없어졌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잘 지내고 친하지 않은 친구에게 먼저 말을 걸기도 한다고.
“얼마 전에 지윤이 할머니께서 집에 오셨는데 항상 인사만 꾸벅하고 별 말 않던 아이가 지금은 큰 소리로 또박또박 말도 잘한다며 좋아하셨어요. 아이 성격도 밝아지고 자기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요.”
앞으로 1년 정도 지윤이를 계속 말하기 교실에 보낼 계획이라는 강안씨는 수업시간마다 참관해 수업에서 들은 내용을 일상생활에서도 아이에게 반복시키고 있다.
말하기 교실이라고 해서 발성과 끊어 읽기 등 말하기 기술만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말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리 있게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먼저라고. 윤채현의 말하기 교실에서는 거꾸로 생각하기, 주어진 주제에 대한 생각 나누기, 상상의 동물을 그려보고 설명하기 등 사고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현재 어린이 말하기 프로그램은 백화점 문화센터나 청소년 수련관, 사설 말하기 교실 등에서 수강할 수 있다. 보통 학년별로 수업을 진행하며 주 1회, 50분~1시간 20분 정도 수업한다. 수업료는 강습 횟수와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다.

※ 새롭게 연재되는 ‘우리 아이 무얼 배울까’는 아이의 정신적·신체적·심리적 균형 발달에 좋은 취미생활을 갖도록 하고 싶은데 무엇이 좋을지 고민하는 엄마들을 위해 기획된 연재물입니다. 무엇이든 좋습니다. 자신의 아이가 배우고 있는데 장점이 많아 다른 엄마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취미생활이 있으면 hklee9@donga.com으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선정되신 분께는 육아·생활용품을 드립니다.

여성동아 2005년 6월 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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