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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싱그러운 그녀

영화 ‘연애술사’ 주연 맡은 박진희

■ 글·김정은‘여성동아 인턴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2005. 06. 01

박진희가 ‘몰카’와 ‘모텔’이라는 이색적인 소재를 통해 젊은 두 남녀의 사랑찾기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영화 ‘연애술사’로 컴백했다. 박진희를 만나 새 영화 촬영 뒷얘기를 들었다.

영화 ‘연애술사’ 주연 맡은 박진희

지난 5월 중순 서울의 한 극장에서 열린 ‘연애술사’ 기자시사회. 화사한 핑크색 슬리브리스 상의에 청바지를 입은 모습으로 등장한 박진희는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소리를 터뜨리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영화 ‘연애술사’는 한때 연인이던 남녀가 자신들의 애정행각이 담긴 몰카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된 사실을 알고 다시 만나 함께 범인을 찾다가 사랑을 재확인하게 된다는 내용의 로맨틱 코미디. 연정훈이 바람둥이 마술사 우지훈으로 출연하며 박진희는 낮에는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음주가무를 즐기는 신세대 미술교사 구희원을 연기했다. 희원은 몰카 탐지기를 구입, 심드렁해하는 지훈을 이끌고 하루 수십 군데의 모텔을 뒤지는 적극적인 성격의 인물. 박진희가 영화에 출연한 것은 지난 2003년 봄 유오성과 함께 한 영화 ‘별’ 이후 2년이다.
“희원이라는 친구는 저와 비슷한 점이 많아요. 술을 좀 좋아한다는 것도 그렇고(웃음). 어떤 문제나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 방법을 찾는 데 소극적이지 않다는 것도 그렇죠. 깜찍, 발랄, 명쾌, 당당 같은 단어들만으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적극적인 면, 강한 실천력 등이 저랑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덕분에 아주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사고로 잃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미혼모로 나온 KBS ‘비단향꽃무’, 김혜자의 착하고 똑똑한 딸을 연기한 MBC ‘그대를 알고부터’ 등 그동안 드라마를 통해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준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에 박진희는 “이제껏 내가 연기한 역할은 모두 다른 성격이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슷하게 느껴졌다고 하니 내가 여태 연기를 참 못했었나 보다”라고 말하며 깔깔 소리내어 웃었다.

영화 촬영하는 동안 전국 방방곡곡의 모텔 돌아다닌 일 가장 기억에 남아
‘몰카’ ‘모텔’과 같은 다소 선정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 자체는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을 정도로 노출 수위가 높지 않다. 박진희는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베드신에 도전했지만 “스태프 등 외간 남자들과 전국 방방곡곡의 모텔을 돌아다닌 것” 빼고는 힘들거나 고생스러웠던 기억이 별로 없다고 한다. 한편 “본인이 영화에서와 같은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당연히 그 사람과 결혼한다”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상대를 어떻게든 구슬려서 꼭 결혼할 거예요. 저를 낳아주신 부모님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서요. 아마 많은 분들께는 ‘이미 사랑하고 있었다.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다’고 말씀드리겠죠(웃음).”
또한 그는 “희원이와 비슷한 성격이지만 한 가지 다른 것이 있다면 연애관일 것”이라며 자신의 연애관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저는 좀 보수적인 편이에요. 사랑을 할 때 적극적으로 애정 표현을 하지 않아요. 전에 TV 토크쇼에 나가서 ‘사귀던 사람에게 내가 먼저 뽀뽀한 적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그건 그 사람이 백일이 지나도록 별 반응이 없기에 제가 한번 적극성을 띠어본 것이고요(웃음).”

영화 ‘연애술사’ 주연 맡은 박진희

영화 ‘연애술사’에서 호흡을 맞춘 연정훈과 박진희.


한 달간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오고 요가, 검도, 피아노 등을 배우며 휴식기를 보냈다는 박진희는 그 때문인지 예전보다 훨씬 더 화사해진 모습이었다. 촬영 도중 주변 사람들로부터 ‘성형수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살 정도였는데 요가를 통해 젖살이 좀 빠져 달라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긴 휴식 끝에 출연한 영화여서일까. 그는 1분 분량의 나이트클럽 장면을 위해 일부러 춤을 배우고, 미술교사라는 극중 직업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고 싶어 그림 공부도 따로 했을 만큼 이 영화에 애정을 기울였다고 한다.
“애정이 많은 만큼 기대도 크고, 그만큼 아쉬움도 많아요. 다시 찍고 싶은 장면도 있고 ‘좀 더 잘해볼걸’ 하고 생각되는 장면도 많아요. 하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98년 영화 ‘여고괴담’에서 1등을 도맡아하는 반장 역으로 데뷔, 올해로 연기생활 8년째를 맞은 박진희는 “어느 순간에는 누구의 딸이었다가, 엄마가 되고, 또 할머니가 되는 것처럼 세월이 지나면서 다른 모습을 계속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배우의 장점인 것 같다. 앞으로 주어진 배역에 최선을 다하면서 오랫동안 연기를 계속하고 싶다”고 밝히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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