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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홍성묵 교수의 굿섹스 레슨

부부가 함께 오르가슴 느끼기

■ 구술정리·최호열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 장소협찬·카페 G-spot

2005. 06. 01

행복한 섹스의 완성은 오르가슴에 있다. 남자들은 사정을 하며 쉽게 오르가슴을 느끼는 반면 여성들은 40~50%가 한번도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한다. 이 달에는 홍성묵 교수가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도록 만들어주는 구체적인 방법과 부부가 함께 오르가슴에 이르는 노하우를 들려주었다.

부부가 함께 오르가슴 느끼기

남자는 발기를 하지 않으면 성관계 자체가 불가능하다. 반면 여성은 어떻게든 성관계가 가능하다. 남성보다 여성이 섹스를 하기에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성관계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상황이 역전된다. 남자는 발기부전과 조루가 아닌 이상 사정을 하는 순간 대부분 오르가슴을 느끼는 반면, 여성은 40~50%가 오르가슴이 뭔지도 모른다. 오르가슴을 느낀다 하더라도 대부분 ‘이게 오르가슴인가?’ 하고 막연히 생각하는 정도다. 따라서 남자는 발기부전과 조루만 극복하면 누구나 쉽게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지만 여성들은 오르가슴에 이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성 상담과 강의를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오르가슴은 어떤 느낌이냐”는 것이다. 많은 학자들이 오르가슴을 정의했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정의는 아직 없다. 전날도 4명의 여성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오르가슴에 도달했을 때의 느낌을 물어봤더니 저마다 표현이 달랐다. 오르가슴의 느낌과 쾌감은 너무나 강렬하고 환상적이어서 말이나 글로는 100% 설명하기가 불가능하다.
미국의 성문제 연구가이자 의사인 이사벨 휴튼은 ‘결혼 생활을 위해 알아두어야 할 성 테크닉’이라는 책에서 “오르가슴은 경험할 때마다 그 강도가 다르게 느껴진다. 그러나 매번 가슴이 떨리면서 무아지경의 황홀감 속에 빠지게 하며 온몸의 모든 신경세포를 짜릿하게 만든다. 이 같은 황홀감은 처음에는 성기로부터 시작하지만 마치 잔잔한 파도 물결과 같이 온몸 구석구석에까지 퍼져나간다. 오르가슴 후에는 몸이 가볍게 느껴지고 신체적·정신적으로 최고의 만족 상태에 이른다”고 기술했다.
오르가슴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는 60년대에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성 전문 연구가 마스터스와 존슨에 의하면 오르가슴은 질의 3분의 1 안쪽 부분이 약 1초 내외의 간격으로 빠르게 3~15회 연속해서 수축작용이 일어나는 현상으로 신체적인 모든 긴장 상태를 해소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또 어떤 여성들은 한번 성교 시 여러 차례의 오르가슴(멀티 오르가슴)도 가능하다고 했다.
오르가슴은 신체·정서·심리적인 여러 요인과 성 호르몬이 합해져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오르가슴의 강도는 사람마다 다르며 각자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짜증스러운 기분이 사라지고 모든 체증이 떨어져나가는 듯 상쾌해지는 느낌이라 할 수 있다.
학문적으로 오르가슴은 아주 짧은 순간에 느끼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어제 만난 여성 한 명은 자기는 오르가슴을 한순간이 아니라 비교적 오랫동안 느낀다고 했다. 현대 성학에서는 이 여성처럼 길게 특별한 느낌의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쾌감이 극치일 때의 순간만을 오르가슴으로 보는 게 아니라 성적으로 흥분되어 파라다이스에 와 있는 느낌이 드는 동안 전체를 오르가슴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5분, 10분도 갈 수 있고 하루 종일도 갈 수 있다는 말이다. 바꿔 말하면 섹스를 하면서 전통적인 개념의 오르가슴, 즉 쾌감의 극치까지는 느끼지 못해도 섹스를 하면서 행복하고 즐거움을 느꼈다면 오르가슴에 이르렀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쾌감의 극치를 느끼지 못했다고 해서 불감증을 앓고 있다는 등의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다.
제대로 훈련하면 90% 이상 오르가슴 느낄 수 있어
연애할 때나 신혼 초에는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 손만 잡아도, 키스만 해도 짜릿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진정으로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성 장애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신체적 자극보다는 마음의 자극이 중요하다.

부부가 함께 오르가슴 느끼기

홍성묵 교수는 충분한 전희를 하면 여성도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부부생활이 오래되다 보면 성적인 불만이 쌓이게 마련이다. 가장 큰 원인은 부부가 동시에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자는 신체적으로 여성보다 오르가슴에 먼저 도달하게 되어 있어 삽입섹스 위주로 성관계를 하면 여성이 막 좋은 느낌이 들기 시작할 때 남자는 사정을 하게 된다. 그래서 전희가 필요하다. 전희를 통해 여성이 성적으로 충분히 흥분이 되게끔 한 후에 삽입섹스를 하면 틀림없이 두 사람이 함께 오르가슴에 이를 수 있다.
여성이 오르가슴에 이르게 되면 질벽이 파르르 떨린다. 그 상태에 도달하기 직전까지 전희를 하는 것이 좋은데 남자는 삽입을 하지 않는 한 그 상태를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성관계를 할 때 여성이 오르가슴이 느껴질 때쯤 남자의 어깨를 움켜쥔다든지 하는 식으로 적극적인 반응을 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오르가슴을 모르고 사는 여성이 반에 이른다. 하지만 한번만 오르가슴에 이르게 되면 다음부터는 보다 쉽게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 이 달에는 아직까지 한번도 오르가슴을 체험하지 못한 여성들에게 효과가 있는 알란 브라우어 박사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소개하고자 한다. 프로그램을 제대로 연습하면 성치료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90% 이상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제대로 습득하려면 몇 개월이 걸리지만 그래도 평생 오르가슴을 못 느끼고 사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우선 호흡운동을 하며 정신집중을 한다. 등을 곧추 세우고 목 부분의 긴장을 뺀 후 의자에 편안한 자세로 앉는다. 발바닥은 바닥에 닿도록 하고 손은 편하게 무릎 위에 얹어놓는다. 눈을 지그시 감고 잡념이 들어오지 않도록 생각을 비우면서 숨쉬는 것을 의식한다. 코를 통해 천천히 들여마시는 찬 공기와 천천히 빠져나가는 더운 공기를 느끼면서 정신을 집중한다. 마음속으로 20부터 거꾸로 숫자를 세는데, 한 숫자를 반복하여 세다 숨을 내쉴 때에 하나 아래 숫자로 넘어간다. 만일 잡념이 들면 그 숫자를 실제로 쓴다고 상상하면서 다시 정신집중을 계속한다. 이 운동을 적어도 하루에 두 번 실시한다.
다음으로 케겔 박사가 개발한 성기 부위의 평활근육 운동을 적어도 하루에 3번 한다. 이것은 여성의 성감을 높여줄 뿐 아니라 남성의 조루치료에도 효과적이다. 먼저 소변을 볼 때 소변줄기가 끊어지도록 아래에 힘을 준다. 그렇게 한번 소변을 볼 때 수십 번에 끊어서 보는 연습을 하면 되는데, 다음에 보다 자세히 설명을 하겠다.
다음으로는 전신이 보이는 큰 거울 앞에서 옷을 완전히 벗고 자신의 몸매를 비추어본다. 자신의 몸매가 아름답지 않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제 3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몸매를 구석구석 살펴보면서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찾아낸다. 또한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편안한 장소에 누워 손으로 온몸을 가볍게 더듬어보면서 자신의 몸과 친해지도록 노력한다. 이때 성기의 각 부분도 아주 부드럽게 더듬어보면서 어떻게 만져지는 게 기분이 좋은지 느껴본다.
여성들은 보통 뚱뚱하고 뱃살이 있는 자기 몸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그리고 오르가슴은 모델이나 배우들처럼 섹시한 사람들이나 느끼는 것이지 나 같은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고 체념하기 쉽다. 오르가슴은 성기로 느끼는 것이지 몸과는 상관이 없다. 자기 몸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게 필요하다.
2주 동안 성감대 자극해도 오르가슴 못 느끼면 바이브레이터 사용
다음으로는 지난달에 소개한 것처럼 자신의 성감대를 찾는 연습을 하며 자신의 몸을 성적으로 자극한다. 특히 스스로 찾아낸 가장 예민한 성감대 몇 군데를 선택해 강하게 성적인 자극을 준다. 적어도 하루에 30분 이상 강렬한 자극을 주어 자연스럽게 오르가슴이 느껴지도록 한다.
만일 2주일 동안 매일 자극을 주었는데도 오르가슴을 못 느낄 때는 바이브레이터 등 기구를 사용한다. 바이브레이터는 성감이 낮은 곳부터 시작해서 가장 예민한 곳으로 이동하면서 자극을 주는 것이 좋다. 특히 음핵 부위에 집중적으로 자극을 주어 오르가슴에 오르도록 노력한다. 주의할 점은 바이브레이터의 강도를 손으로 하는 것과 비슷한 정도로 해야지 너무 세게 하면 안 된다. 강한 자극에 익숙해지면 자기 손이나 남편이 자극할 때 오르가슴이 느껴지지 않아 부작용이 생기기 쉽다.


부부가 함께 오르가슴 느끼기

홍성묵 교수는 바이브레이터 진동을 너무 강하게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호주에서 불감증 여성 3백 명을 상담하고 치료했는데 예외 없이 자신의 손이나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해 자극을 준 결과 오르가슴에 도달했다. 매일 한 번씩 2~3주 동안 계속했는데도 오르가슴을 못 느끼면 그땐 성치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바이브레이터를 이용해서 오르가슴을 느끼는 데 성공했다면 다음부터는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해 자극을 주다 오르가슴에 이를 때쯤 바이브레이터 대신 자신의 손으로 자극을 주어 오르가슴에 이르는 훈련을 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점점 바이브레이터의 사용을 줄여나가 2~3주 후에는 자신의 손으로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바이브레이터에 의존해 오르가슴을 느끼다 보면 나중엔 정상적인 성관계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자신의 손으로 자극해서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게 되면 자신의 자위하는 모습을 남편에게 보여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는 이렇게 하면 오르가슴을 느낀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남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 그러고 나서 남편에게 자신이 한 것과 똑같이 애무를 해달라고 한다. 이때 처음엔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해도 좋지만 오르가슴에 이르는 순간에는 바이브레이터가 아닌 남편의 손으로 자극을 해서 오르가슴에 도달하도록 연습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점점 바이브레이터의 사용을 줄이고 남편의 손으로 자극해 오르가슴에 이르도록 노력한다.
남편의 애무만으로 오르가슴에 이르게 되면 다음으로는 삽입섹스를 하면서 동시에 여성이 자신의 손으로 성감대를 자극하여 오르가슴에 도달하도록 노력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삽입섹스를 하면서 남자가 손으로 여성의 성감대를 자극해서 오르가슴에 도달하도록 노력한다. 이 단계를 할 때는 여자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으면서 남자는 뒤에서 삽입하는 후배위 체위가 가장 적합하다. 삽입섹스를 하면서 남자가 손으로 여자의 음핵을 자극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요하면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아직까지 오르가슴을 한번도 느끼지 못한 여성이라면 이제부터라도 성관계가 끝난 후 남편이 “좋았어?”라고 물었을 때 “좋았다”고 거짓말하지 말고 솔직하게 말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남편이 실망할까봐 “좋았다”고 거짓말을 할수록 부부간 성 갈등의 골은 깊어갈 뿐이다. 오늘밤 남편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오르가슴에 이르기 위한 훈련 과정을 해볼 것을 제안해보자.
오르가슴은 한번 도달하는 게 어렵지 일단 한번 느끼면 다음부터는 쉽게 느낄 수 있다. 더 나아가 한번 섹스를 하면서 여러 차례 오르가슴을 느끼는 멀티오르가슴도 가능하다. 황홀하고 멋진 섹스의 시작은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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