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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성형수술로 얼굴 작아진 ‘선풍기 아줌마’ 한미옥씨의 희망 일기

■ 기획·최호열 기자 ■ 글·백경선‘자유기고가’ ■ 사진·SBS 제공

입력 2005.05.11 11:18:00

지난해 11월 SBS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그의 충격 사연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은 ‘선풍기 아줌마’ 한미옥씨. 성형 중독의 부작용으로 일반인보다 3배나 컸던 그의 얼굴이 지난 2월 두 차례에 걸쳐 1차 성형수술을 받은 후 많이 작아졌다. 그가 정신과 치료와 성형 치료를 받으며 서서히 잃어버린 얼굴과 함께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취재했다.
두 차례 성형수술로 얼굴 작아진 ‘선풍기 아줌마’ 한미옥씨의 희망 일기

지난해 11월 SBS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를 통해 세간에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던 ‘선풍기 아줌마’ 한미옥씨(44·가명)가 조금씩 희망을 되찾아가고 있다.
젊은 시절 음반까지 내며 가수 활동을 했던 한씨는 평소 불만이던 사각턱을 고치기 위해 불법 성형수술을 받았는데,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 성형 수술을 반복하다 중독에 이르렀고 정신분열증까지 생겼다. 급기야 “넣으라”는 환청까지 들려 스스로 자신의 얼굴에 콩기름과 파라핀 등을 주입했고 그 부작용으로 인해 얼굴이 일반 사람보다 3배나 커졌다.
‘순간 포착…’ 방영 후 제작진의 도움을 받아 병원을 찾은 한씨는 성형수술 이전에 정신과 치료가 우선이라는 진단을 받고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은평구의 한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3개월의 치료 후 정신상태가 많이 호전돼 지난 2월 두 차례에 걸쳐 1차 성형수술을 받았다.
4월7일 방영한 ‘순간 포착…’에 비친 그의 얼굴은 일반인만큼은 아니지만, 수술 전과 비교해 많이 작아져 있었다. 늘어져 있던 볼, 턱과 뒷목으로 흘러내리던 살이 없어지면서 얼굴 윤곽이 나타나고 그와 함께 웃는 표정까지 희미하게 드러났다.
한씨는 지난 1월31일 성형외과에 입원해 다음 날인 2월1일 첫 번째 피부 절제 수술을 받았다. 제작진에 따르면 한씨는 그렇게도 기다리던 수술이었지만 막상 수술을 한다고 하니까 “괜히 무섭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며 밀려오는 긴장감과 두려움 때문에 힘들어했다고 한다.
첫 번째 수술은 2시간에 걸쳐 무사히 끝났다고 한다. 수술을 집도한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장충현 박사는 “한씨 같은 경우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경우라 수술이 쉽지 않았지만, 성공적으로 잘 마쳤다”며 “양쪽 볼에서 60g씩, 앞 목에서 150~200g, 합해서 300g 정도 살을 떼어냈다”고 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그는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면서 찾아드는 고통에 말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 고통 속에서도 한씨는 수술 결과가 궁금하고 기대가 되었는지 붕대로 감싸인 자신의 얼굴을 가만히 만져보곤 했다고. 그런데 6일 후 붕대를 풀었을 때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한참 동안 말없이 바라보더니 무척 실망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형부와 언니가 아무리 “이 정도까지 기대를 안 했는데 너무 깨끗해졌다” “얼굴 윤곽이 다 나왔다”며 격려를 해도 기대가 컸던 만큼 그의 실망감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는 것. 결국 담당 의사가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탄다고 생각하지 말고,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간다고 생각하라”고 설득하고 나서야 실망감과 불안했던 마음을 조금씩 떨쳐냈다고 한다.
첫 번째 수술을 받고 2주 후인 2월15일, 그는 두 번째 수술을 받았다. 두 번째 수술에서는 목 뒤에 있던 피부 한 겹을 제거했는데, 무게로 따지면 560g 정도라고 한다. 장 박사는 “2회에 걸쳐 860g 정도의 피부를 떼어냈는데, 수분이 빠져나간 것까지 포함하면 1kg 정도는 족히 제거됐을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 수술 후 부기가 빠지면서 그의 얼굴은 눈에 띄게 작아졌다고 한다. 한씨는 제작진에게 “예전엔 고개를 숙일 수 없어 발밑에 있는 것들을 툭툭 치면서 다녔는데 이젠 볼 수 있게 됐고, 또 걸음걸이도 한결 가벼워졌다. 자꾸 흘리던 침도 안 흘린다”며 좋아했다.
무엇보다 두 차례의 성형외과 수술이 진행되면서 가장 많이 변한 것은 스스로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과 성격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거울을 보면 내가 너무 비참하게 생각돼 거울을 잘 안 본다”고 했던 그가 요즘은 “자신의 얼굴이 어떻게 변했는지 자꾸 보고 싶다”며 시도 때도 없이 거울을 찾는다는 것. 그러고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다고 한다. 그의 간병인도 “예전에는 창밖을 보면서 혼자 우울하게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이젠 말문을 많이 열었다. 성격이 한결 밝아졌다”고 말했다.

두 차례 성형수술로 얼굴 작아진 ‘선풍기 아줌마’ 한미옥씨의 희망 일기

한미옥씨의 젊었을 때 모습(왼쪽)과 수술 전 모습(오른쪽 사진).


두 차례 성형수술로 얼굴 작아진 ‘선풍기 아줌마’ 한미옥씨의 희망 일기

한씨가 자신의 달라진 얼굴을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었던 사람은 바로 어머니였다. 하지만 건강이 부쩍 안 좋아진 어머니는 그동안 그를 만나러 올 수 없었는데 그의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았는지 두 번째 수술을 한 후 그의 어머니가 언니와 형부의 부축을 받으며 병원에 왔다.
제작진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는 “애썼다, 수고 많이 했다”며 달라진 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눈을 떼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고는 “많이 달라졌다”면서 “무엇보다 색깔이 하얘졌다”며 기뻐했다고. 한씨도 어머니를 보며 “나로 인해 어머니가 웃으니까 정말 좋다. 어머니에게 정말 잘해드려야 할 것 같다”며 밝은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는 자신의 각오처럼 어머니에게 효도할 기회를 잃었다. 80세의 고령인 어머니가 그를 만나고 간 지 닷새 만에 노환으로 세상을 떠난 것. 형부로부터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그는 한동안 정신을 잃기도 했다고 한다. 어머니의 장례식장에 가서도 그는 “치료를 다 받고 완전히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냥 이렇게 보낸 것이 아쉽고 죄스럽다” “꿈이라면 빨리 깨어나고 싶다”는 말만 되뇌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 달가량 성형외과 치료를 받은 후 3월초 퇴원한 그는 병원을 나서자마자 그 길로 어머니 산소로 달려갔는데, 무덤을 붙잡고 “엄마, 나 다시 살게 나한테 힘을 줘”라며 치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지난 4월7일 방송이 나간 직후 ‘순간 포착…’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어머니의 임종 소식을 들으니 매우 안타깝다. 그래도 마음 흔들리지 말고 꾸준히 치료했으면 좋겠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한 단계 한 단계 더 나아질 것을 믿고 열심히 치료받길 빈다” 등 수많은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제작진은 “어머니의 죽음 때문에 다시 한씨의 정신 상태가 안 좋아질까봐 걱정했는데 잘 이겨내고 있다”며 “지금은 다시 정신과에 입원해 치료 중인데, 앞으로 2∼3차례 성형외과 치료를 더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해서라도 잃어버린 얼굴과 희망을 찾기 위한 그의 노력이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여성동아 2005년 5월 4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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