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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성적, 초등 4학년에 결정된다’ 공동 저자 김강일·김명옥 부부의 ‘우리집 남다른 교육법 3가지’

“부모가 2~3년만 꾸준히 노력하면 아이에게 공부 습관 만들어줄 수 있어요”

■ 기획·구미화 기자 ■ 글·장옥경‘자유기고가’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5.05.02 14:47:00

김강일·김명옥 부부는 지난해 출간된 ‘평생 성적, 초등 4학년에 결정된다’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요즘 공부법을 강의하러 다니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랫동안 학원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직접 가르쳤고,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 형제를 키우고 있는 부부를 만나 경험에서 비롯된 효과적인 자녀교육법을 들어봤다.
‘평생 성적, 초등 4학년에 결정된다’ 공동 저자 김강일·김명옥 부부의 ‘우리집 남다른 교육법 3가지’

김강일·김명옥 부부(41)는 요즘 쇄도하는 강연 요청에 몸살을 앓을 정도라고 한다. 지난해 7월 출간돼 3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평생 성적, 초등 4학년에 결정된다’의 공동 저자인 이들 부부는 최근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공부저력’을 펴내고 초등학교 전 학년을 위한 학년별 학습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또 한번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학시절 각각 물리학과 성악을 전공한 김강일·김명옥 부부는 지난 16년간 보습학원과 음악학원을 운영하며 가졌던 물음들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평생 성적…’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그간의 경험에 비춰볼 때, 취학 전부터 초등학교 4학년 이전까지 피아노나 바이올린 등 예체능을 배운 아이들이 같은 학년의 다른 아이들보다 일반 교과 내용을 잘 이해한다고 한다. 음악이나 미술 등 예능 과목을 통해서 청각 시각 등 오감을 발달시킨 아이들은 유달리 애쓰지 않아도 학습 속도가 빠른 경우가 많다는 것.
“그런데 중학교 이후부터는 예체능계 아이들의 학교 성적이 좋지 않게 나왔어요. ‘왜 그럴까’ 의문을 갖게 됐죠. 답은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거였어요. 하루 24시간을 활용함에 있어 다른 아이들은 학습에 치중하는 반면 예체능계 아이들은 연습에 더 치중하기 때문에 공부할 시간이 적을 수밖에요.”
부부는 “그렇다면 짧은 시간 동안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 베스트셀러가 됐다”며 ‘허허’ 웃는다.
대화로 집중력 방해하는 원인 찾아내 없애고, 충분한 보상으로 인내심 기르도록 해야
김강일씨는 “초등학교 4학년의 성적이나 습관을 두고 대학과 앞으로의 인생을 말하는 것이 지나치다고 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이때의 성적이 평생을 가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 공부는 마라톤에 비유될 만큼 오랫동안 꾸준하게 노력해야 그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4학년 때까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어의 경우 3학년까지는 대체로 단순한 느낌을 묻는 문제들이 나오지만, 4학년부터는 학생들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는 형태로 심화됩니다. 수학도 3학년에는 ‘네 명이 빵을 똑같이 나눠 가지려면 하나를 네 등분하니 ¼이라고 한다’처럼 일상생활 속의 구체적인 소재를 가지고 공부할 수 있지만, 4학년부터는 세 분수를 더하고 빼는 혼합계산, 소수의 덧셈, 뺄셈 등 추상적인 개념이 전제되는 내용을 공부하게 되죠.”
부부는 공부하는 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인내심, 집중력, 열정, 이 세 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머리가 좋아서 배운 것을 금방 이해하고 암기를 잘해도 끝까지 버티지 못하면 처음에 잠깐 반짝하다가 곧 꺼져버리는 반딧불이와 같아요. 인내심을 가지고 오래 버텨도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종이 한 장 태우지 못하는 깨진 돋보기나 마찬가지고요. 아무리 잘 탈 수 있는 땔감이 있어도 그것을 태우기 위한 불씨가 없으면 그 좋은 땔감 위에 먼지만 쌓이게 됩니다. 땔감에 불을 댕기는 불씨는 열정을 가리키죠.”

‘평생 성적, 초등 4학년에 결정된다’ 공동 저자 김강일·김명옥 부부의 ‘우리집 남다른 교육법 3가지’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음악학원을 운영하다 아이들 학습법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김명옥씨.


아이가 책상 앞에서 30분도 견디지 못한다며 인내심이 없어 큰일이라고 걱정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두 사람에 따르면 공부를 시작한 지 10분도 안되어 물을 마시러 나온다거나 쓸데없이 부모의 대화에 귀를 기울인다든지 해서 부모 속을 태우는 아이도 인내심이나 집중력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한다. 그런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을 할 때나 TV를 볼 때는 두 시간 이상 꼼짝 않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 김씨 부부는 “아이가 공부할 때 무엇 때문에 집중을 못하는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책상 앞에 앉아 책을 읽는데 무슨 뜻인지 모를 경우, 또 컴퓨터 게임 생각으로 꽉 차 있어서 책 위에 스타크래프트 화면이 아른거리는 경우, 나쁜 영상이 스쳐 지나가는 경우, 나가서 놀고 싶은 경우라면 아이들은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만약 부모가 이러한 원인을 무시한 채 인내심을 키우기 위한 수단으로 하루에 한두 시간씩 억지로 책상에 앉아 있으라고 강요한다면 눌린 용수철이 튕겨나가듯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아이들이 돌출 행동을 하게 될 거예요.”
인내심이나 집중력은 결코 반복적인 훈련으로 길러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두 사람은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제거하기 위해 먼저 아이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해볼 것을 권했다. 그래서 선생님이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해서 딴 짓을 하는 거라면 다음 날 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예습할 수 있도록 돕고, 컴퓨터 게임 때문에 머릿속이 산만한 거라면 공부한 대가로 충분히 컴퓨터 게임을 하게 하는 등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아이가 재미없는 공부도 열정을 갖고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보상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특히 저학년의 경우 보상의 효과가 크다고.
“그날 해야 할 공부를 마친 다음에 용돈을 주거나 놀 시간을 충분히 주는 등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을 공부한 대가로 할 수 있게 하면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고학년이 되면 더 이상 이런 보상만으로 아이가 공부를 계속하게 하기는 힘들어요. 아이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알고, 공부를 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지요.”
김명옥씨는 “목표는 바로 꿈에서 나온다”며 꿈이 있는 아이들은 그것을 이루기 위해 부모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하게 된다고 말한다. 김씨 부부는 “아이가 공부에 대한 열정을 갖도록 하려면 무엇보다 꿈을 키워주라”고 당부했다.
88년 결혼한 두 사람은 중학교 2학년인 창혁과 초등학교 6학년인 진혁 형제를 두고 있다. 공부법을 소개하는 유명 강사가 된 두 사람은 가정에서 실제 자녀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저희 집 자녀교육법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어요. 첫째는 아내가 6년 넘게 매일 도서관에 가서 아이들이 읽을 책을 빌려온다는 거예요. 아내는 문학, 위인전, 자연과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두 아이의 ‘주간학습 진도표’를 보고 교과와 학습 내용에 맞는 책을 골라주죠.”
엄마는 매일 도서관에서 책 빌려오고, 아빠는 틈틈이 아이들 데리고 다니며 체험학습 시켜
이 방법은 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자연스럽게 예습하고, 심화학습까지도 할 수 있어 두 아이의 학습능력을 키우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아빠 김강일씨는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형제를 데리고 삼각주가 발달한 낙동강 하구, 계단식 논이 있는 강원도 등을 찾아 두 아이가 교과 내용을 생생하게 기억하도록 체험학습을 시켰다고.
김씨 부부의 자녀교육 두 번째 특징은 집에 TV가 없다는 점이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니 TV가 가장 큰 골칫거리였어요. 밤늦게까지 TV를 본 아이들은 다음 날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준비물을 제대로 못 챙겨 학교에서 벌을 받게 되죠. 수업에 재미를 못 느끼는 건 당연하고 자연히 성적도 떨어져요.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죠.”

‘평생 성적, 초등 4학년에 결정된다’ 공동 저자 김강일·김명옥 부부의 ‘우리집 남다른 교육법 3가지’

부부는 “아이들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적절한 환경을 만들고 수시로 고민을 덜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부부는 아이에게는 “공부해라” 해놓고 TV 앞에 앉아 있는 부모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씨 가족은 TV 없이 지낸 지 벌써 10년이 되었다고 한다. 처음엔 TV가 거실 한가운데 놓여있었는데, 가족끼리 ‘TV를 보지 말자’고 약속한 뒤에는 안방으로 옮겨놓았고, 얼마 전엔 아예 베란다에 내놓았다고.
“대부분의 집에서는 TV를 켜놓고 일상생활을 하지요. 그런데 저희 집에서는 TV를 한 번 보려면 온 가족의 동의를 구해야 해요. 연극 공연 보듯, 특별한 가족 행사로 TV를 봐요. 대개 월드컵이나 올림픽 때 축구경기를 보기 위해 TV를 꺼냅니다(웃음). 그런데 TV를 한 번 보려면 창고에 말아놓았던 케이블 선을 꺼내 연결해야 하니까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에요. 모처럼 TV를 보려고 했다가도 금세 관두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죠.”
TV를 보지 않기로 하면서부터 가족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많아지고, 아이들 스스로 시간표를 짜서 숙제하고 책을 읽는 등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매주 한 번 스스로 계획한 일주일 시간표를 얼마나 잘 지켰는지, 어떤 점은 잘못됐는지를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는데 이것이 김씨 가족의 독특한 자녀교육법 세 번째 특징이다. 가족들은 이것을 ‘자아비판’이라고 부르는데 잘못한 것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번엔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지를 제시해야 한다고.
“예를 들어 첫째 창혁이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전까지 과목별로 언제, 어떻게 교과서 공부를 한 다음, 문제집을 풀고…’ 하는 식으로 일주일 스케줄을 짭니다. 그런데 만약 체육대회 연습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빡빡하게 계획을 세워 못 지켰다거나 수학에서 도형 분야에 약하니까 다른 단원보다 시간을 길게 잡아야 하는데 시간 배분을 잘못했다면 그런 문제점을 스스로 찾아내야 하는 거죠.”
그리고 만약 한자나 영어 성적이 떨어졌다면 부수 공부를 더 하겠다든지, 영어스토리 북을 구체적으로 몇 권을 더 읽겠다든지 하는 식으로 얘기를 한다고. 부부는 “‘자아비판’을 여러 번 하다 보면 아이들 스스로 시행착오를 극복하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평생 성적, 초등 4학년에 결정된다’ 공동 저자 김강일·김명옥 부부의 ‘우리집 남다른 교육법 3가지’

김강일·김명옥 부부는 한자 공부를 할 때는 먼저 부수 1백40자를 익힌 후 ‘사자소학’ ‘명심보감’ 순으로 공부하면 중학교 과정까지 아우를 수 있다고 말했다.


형제가 스스로 계획한 스케줄에 맞춰 공부를 하는 동안 김씨 부부는 아이들이 공부하는 데 외롭지 않도록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한다. “우리 아들, 공부하는 데 힘들지” 하며 등을 두드려주고, “엄마도 네 맘 충분히 알아” 하며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 부부는 “이렇게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면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습관이 생기고, ‘공부 저력’이 강해져 공부를 잘하게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두 사람은 부모가 2~3년만 꾸준히 노력하면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줄 수 있는데 2~3년 투자를 하지 않아서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꼬박 12년 동안 “공부해라, 숙제해라, 학원 가라, 일기 써라…” 하며 잔소리를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이 공부할 때 부모가 꼭 옆에 붙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숙제가 뭔지 관심을 갖고, 도서관이나 인터넷 등으로 자료를 찾을 때 도움을 주고, 교과 내용과 관련이 있는 다양한 책들을 구해주는 것을 말하죠.”
부부는 부모가 몇 번 자료 찾는 방법을 일러주고, 관련 도서를 구해다주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는 아이들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효율적인 방법을 터득하고, 교과서만이 아닌 관련 서적을 탐독하게 된다고 말한다.



여성동아 2005년 5월 4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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