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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에서 ‘강한 남자’로 돌아온 탤런트 고수

■ 기획·김유림 기자 ■ 글·정경희 ‘스포츠조선 기자’ ■ 사진·동아일보 출판사진팀

입력 2005.05.02 11:15:00

탤런트 고수가 SBS 주말극 ‘그린로즈’로 인기몰이에 한창이다. 극중 살인범으로 몰린 도망자 정현 역을 맡아 기존의 ‘착한 남자’ 이미지를 벗고 ‘강한 남자’로 돌아온 것. 드라마를 촬영하는 동안 몸무게가 무려 8kg이나 줄었다는 고수가 들려준 연기에 대한 열정과 일상.
‘그린로즈’에서 ‘강한 남자’로 돌아온 탤런트 고수

탤런트 고수(27)가 SBS 주말극 ‘그린로즈’에서 살해범으로 몰린 도망자 역을 맡아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여름 방영된 SBS ‘남자가 사랑할 때’ 이후 7개월 만에 연기에 복귀한 그는 기존의 착한 남자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평범한 회사원에서부터 탈주범, 노숙자에 이르는 다양하고도 강한 남자의 모습으로 변신 중이다. 극중에서 그는 사랑하는 여자의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으로 몰려 도망자가 되고 자신의 인생을 파멸시킨 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정현 역을 맡았다.
99년 박카스 CF로 깊은 인상을 심어준 뒤 시트콤 ‘점프’와 미니시리즈 ‘피아노’에 잇따라 캐스팅되며 스타덤에 오른 그는 지난해 출연한 ‘남자가 사랑할 때’와 영화 ‘썸’ 모두 저조한 흥행 성적을 기록하면서 배우 생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린로즈’에서 그는 배우로서의 위치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이번 작품을 위해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는 중”이라는 그는 “배우가 캐릭터에 너무 몰입하는 건 좋지 않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유독 이정현이 나인지, 내가 이정현인지 구분이 안된다”고 말했다.
육체적인 에너지 소모도 만만치 않다. 중국에서 촬영하는 14일 동안 하루에 3시간도 채 못 자는 강행군을 거듭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한다. 극중 자신의 출연 분량이 많은데다 작품 스케일이 방대해 힘에 부친다고. 특히 이다해(수아)와 한밤중에 설산을 오르내리는 장면이나 화재 현장에서 살인 누명을 뒤집어쓰는 장면, 한강에서 투신하고 감옥에서 몸부림치는 장면 등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하는 장면들이 매회 있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이 든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몸무게가 무려 8kg이나 빠진 그는 소속사 측에서 챙겨준 보약을 먹으며 체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그린로즈’에서 ‘강한 남자’로 돌아온 탤런트 고수

그는 적지 않은 중국어 대사 분량을 너끈히 소화해내 시청자들을 또 한번 놀라게 했는데, 이는 지난해 방영된 한·중 합작 드라마 KBS ‘북경 내사랑’에 출연할 뻔하면서 중국어를 배워놓은 덕분이라고 한다. 이번 작품에서 불법 체류자로 전락해 중국 길거리를 배회하며 쓰레기통을 뒤지는 연기를 선보인 그는 배우가 되기 전 실제 노숙자 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다. 과거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기자가 되겠다고 상경한 뒤 친구 집을 전전하다 돈이 떨어져 서울역에서 며칠간 노숙생활을 한 것.
연기를 하는 사람일 뿐 ‘배우’란 호칭 아직 어색해
몸을 사리지 않은 연기 때문에 그는 중국에서 촬영 중 중국 공안에 체포될 뻔한 적도 있었다. 중국으로 밀입국한 정현이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음식점에서 몰래 음식을 먹고 도망가는 장면을 촬영 중이었는데 스태프들이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바람에 공안들이 오해하고 그를 체포하려고 한 것. 갑작스럽게 공안에게 붙잡힌 그는 당황해 아무 말도 못했고 달려온 스태프들이 대본을 보여주며 상황을 설명하고 나서야 소동이 마무리됐다고 한다.
고수는 얼마 전 자신이 속해 있는 소속사와 20년 장기 계약을 맺어 ‘의리파 배우’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지난해 말 군에 입대한 동갑내기 연예인 윤계상과 절친한 사이인 그는 ‘남자가 사랑할 때’ 출연 멤버인 박정아, 박예진 등과도 계 모임을 만드는 등 연예 관계자들과 좋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고 한다. 촬영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팬클럽 홈페이지에 글을 남겨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자상한 면도 있다.

‘그린로즈’에서 ‘강한 남자’로 돌아온 탤런트 고수

그의 장점 중 또 하나는 연기에 대한 겸손함이다. 올해로 연기생활 6년째에 접어든 그는 여전히 “아직 멀었다”는 말을 자주하며 ‘배우’라 불리는 것을 어색해 한다.
“전 그저 연기하는 사람일 뿐이에요. 배우라고 불리기에는 정말 많이 부족하죠. 하지만 전 연기하는 게 참 좋아요. 이번 드라마 촬영하면서도 ‘이러다 죽겠다’ 싶을 정도로 힘들 때가 있지만 하고 나면 마음이 뿌듯하거든요.”
“연기자이지만 연예인처럼 될까 겁이 난다”는 그는 “보통사람들의 일상에서 멀어지기 싫다”고 말한다. 평소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며 일반인들과 똑같이 행동할 때도 많다고. 그는 “얼마 전 병원에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알아보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평소 자전거를 타고 한강 둔치를 달리는 걸 좋아한다는 그는 “며칠 전에는 촬영 도중 잠깐 짬이 나 한강 둔치에 돗자리를 깔고 잠을 잤다”고 말하기도 했다.
드라마 홈페이지를 통해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고 있는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억울한 상황에 처해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도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만약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 분들이 있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거라는 희망을 갖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갈 수 있길 바라요.”

여성동아 2005년 5월 4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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