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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Global Village|프로방스

프로방스인들의 라이프스타일 & 생활감각

프로방스 소도시에서 5년간 살다온 이명희씨가 들려주는

■ 기획·정윤숙 기자 ■ 글·정윤숙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 장소협찬·블룸앤구떼 ■ 프로방스 사진제공·유재천‘프리랜서’

입력 2005.04.13 16:03:00

보라색 라벤더밭과 그림같은 전원주택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남동부 지역 프로방스.
손재주가 뛰어나 생활 소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가족과 맛있는 식사를 하면서 토론하기를 즐긴다는 프로방스인들의 생활문화를 현지에서 살다온 이명희씨에게 직접 들어보았다.
프로방스인들의 라이프스타일 & 생활감각

“일년 내내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파란 하늘과 눈부신 햇살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프로방스예요. 이런 자연환경 때문인지 프로방스인들은 모든 일에 여유가 넘치고 성격이 무척 밝죠.”
지난 94년 남편 유재천씨(49)와 함께 프로방스 남부에 있는 소도시 엑스앙프로방스로 건너가 5년간 살다온 이명희씨(43)는 프로방스는 ‘신의 축복’이라고 표현할 만큼 아름다운 풍경과 날씨를 가졌다고 말한다. 원래 3개월 정도 여행만 하고 돌아올 예정이던 이들 부부를 5년이나 머물게 만든 매력적인 곳이라고.
프랑스 남동부 지역인 프로방스는 독특한 문화를 지녔다. 지중해와 이탈리아에 맞닿은 지형적 특성과 일년 내내 덥고 건조한 지중해성 기후로 인해 음식은 물론 말투, 생김새까지도 여느 프랑스 지역과 다르다는 것.
“프로방스는 프랑스 내에서도 지방색이 짙은 편이에요. 우리가 프랑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파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죠. 유럽인치고는 키가 작고 살찐 사람이 거의 없어요. 음식도 이탈리아의 영향을 많이 받아 프랑스 전통 요리와 달리 담백하고 깔끔한 편이고요.”
프로방스는 한겨울에도 기온이 영하 3℃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며 강수량이 무척 적은 편이라고 한다. 일년에 3백50일 정도는 푸른 하늘과 강렬한 햇빛을 볼 수 있을 정도라고. 가을에는 장대비가 많이 오고 겨울에는 ‘미스트랄’이라고 하는 차가운 바람이 불기도 하지만 대체로 평온하여 7, 8월에는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고 한다. 또 프랑스 북부에서 살다가 노년을 보내기 위해 이사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프로방스인들의 라이프스타일 & 생활감각

일년 내내 따뜻한 날씨를 자랑하는 프로방스에서는 노천 카페에 앉아 햇볕을 즐기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사진은 일요일 한낮 엑스앙프로방스의 시청 앞 광장 풍경으로 이명희씨의 남편 유재천씨가 직접 찍은 것이다.


프로방스인들은 가족 중심의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가족이나 친지들이 모이면 주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먹으면서 정치나 문화 등 한 가지 이슈를 놓고 토론을 벌이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고 한다. 또 프로방스인들은 아이 낳기를 꺼리는 프랑스인들의 성향과 달리 보통 2, 3명의 아이를 낳아 키운다.

프로방스의 젊은이들은 오래돼서 해진 옷을 입고 다닐 정도로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한다는 것이 이명희씨의 얘기. 어릴 때부터 독립하면 자신의 학비와 생활비를 알아서 해결하도록 교육받아 검소한 생활을 한다고. 또 유행을 좇기보다는 각자의 개성을 중시하며 살아 간다고 한다.
프로방스인들은 시간이 나면 문화유적지를 즐겨 찾는다고 한다. 이씨는 프로방스에는 고대 로마의 원형경기장 등 유적지가 곳곳에 많이 남아 있으며, 프로방스 출신의 화가인 세잔의 생가와 미술관 등이 있어 문화생활을 즐기기에 적격이라고.

프로방스인들의 라이프스타일 & 생활감각

5년간 프로방스에 살다온 경험을 토대로 프로방스인들의 생활문화를 들려준 이명희씨.


이명희씨에 따르면 프로방스인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고 한다. 집을 지을 때도 나무와 돌 등 자연 재료를 사용할 뿐 아니라 집이 나무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을 만큼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짓는다고. 프로방스의 도시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아파트 1층에 정원이 기본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위층의 경우 발코니에 꽃과 나무, 풀 등을 심고 정성 들여 가꾼다고 한다.
“그곳 사람들은 여자든 남자든 모두 집 꾸미기에 관심이 많아요. 정원 가꾸기는 기본이고 웬만한 집안 살림은 손으로 직접 만들어 써요.”
프로방스 고유의 인테리어 스타일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창문에 한겹 덧씌운, 나무로 만든 덧창인데 이것은 한낮의 뜨거운 햇빛을 막기 위해 고안되었다고 한다. 이 덧창을 파스텔 컬러로 정성 들여 칠하고 주변에 꽃과 허브, 나무 등을 심어 화려하고 예쁘게 가꾸는 것이 그들에게는 일상생활이다. 전통 프로방스식 인테리어는 화강암으로 만든 돌로 벽과 바닥을 장식하고 나무로 덧창과 방문, 덧문 등을 만들어 다는 것이다. 이런 자연 소재에 흰색 회벽을 만들거나 알록달록한 색깔의 페인트로 벽면을 칠하기도 한다. 여기에 벽에 접시를 걸어 장식하거나 주방의 벽면에 타일을 붙이고, 또 오래 사용해 조금씩 칠이 벗겨진 가구를 들여놓으면 프로방스풍 인테리어가 완성된다.
“프로방스인들은 대부분 손재주가 뛰어나요. 어느 집이나 재봉틀이 있어서 간단한 옷 수선이나 식탁보 만들기 등은 직접 하죠. 또 타일을 한 장씩 붙여가며 수영장을 만들기도 하고 돌을 가져다가 집을 직접 짓는 경우도 있어요.”
프로방스인들의 식탁에는 바게트와 치즈, 샐러드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바게트는 주로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호밀이나 곡물로 만든 것을 먹으며, 염소젖으로 만든 치즈를 가장 많이 먹는다. 샐러드는 프로방스인들이 즐겨먹는 음식 중 하나로 풍성한 야채와 허브에 치즈나 훈제 연어, 견과류 등 원하는 재료를 얹고 올리브오일로 버무려 먹는다.
또 프로방스에서는 다른 지역과 달리 토마토와 마늘을 즐겨 먹는다. 이런 재료로 인해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탈리아와 비슷한 요리가 많다고. 이 외에도 올리브나 각종 야채와 과일을 이용한 피클과 잼 등의 저장식을 만들어 병에 보관해두고 요리에 곁들여 먹는다.


프로방스인들의 라이프스타일 & 생활감각

프로방스의 수공예 인형인 상똥(Santon). 얼굴 주름까지 하나하나 새겨넣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든 고급 수제 인형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이용된다.


“프로방스 지역 중에서도 지중해와 가까운 남부에서는 생선과 해물을 이용한 요리를 많이 먹지만 북부 지방으로 올라갈수록 생선 가격이 비싸 양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주로 먹어요. 특히 돼지는 양처럼 방목해서 키우기 때문에 맛이 아주 좋답니다.”
날씨가 좋은 프로방스에는 전망 좋은 야외 레스토랑이 많지만 현지인들은 집에서 먹는 가정식을 고집한다고. 대신 집에서 식사를 하더라도 정원이 있는 경우라면 정원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발코니에 식탁을 차려놓고 식사를 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프로방스 사람들의 식사는 간소한 편이라고 한다. 아침에는 간단히 크루아상과 치즈, 커피와 달걀 반숙을 먹고 점심에는 바게트와 치즈, 샐러드와 함께 ‘빠뜨’라고 불리는 파스타를 먹는다. 파스타는 올리브오일이나 크림 소스에 버무려 먹는 것이 일반적. 저녁에는 생선과 고기를 주로 먹으며 역시 바게트, 치즈, 샐러드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식사할 때는 언제나 와인을 곁들이는 것도 그들만의 식사법. 이 외에 ‘파스티스’라는 독한 술을 마시기도 하는데, 이것은 노란빛을 띠는 프로방스 전통 술로 여러가지 향신료를 넣어 만들어 독특한 맛과 향이 난다. 얼음을 넣은 술잔에 부어 희석시켜 먹거나 홍합이나 새우, 생선요리를 만들 때 사용하기도 한다.



여성동아 2005년 4월 4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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