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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분만으로 첫딸 출산한 늦깎이 엄마 원미연

■ 글·김유림 기자 ■ 사진·동아일보 출판사진팀

입력 2005.04.11 14:07:00

지난해 6월 웨딩마치를 울린 가수 원미연이 지난 2월 말 첫딸을 낳았다.
출산 예정일보다 5주 정도 일찍 아이를 낳은 그는 마흔한 살의 나이에도 당당히 자연분만에 성공했다. 아이가 태어나자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는 늦깎이 엄마, 아빠를 만나보았다.
자연분만으로 첫딸 출산한 늦깎이 엄마 원미연

지난해 6월 부산 교통방송국 엔지니어 박성국씨(35)와 결혼한 가수 원미연(41)이 엄마가 됐다. 노산에 초산이라 주변에서 걱정도 많았지만 지난 2월28일 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 2.72kg의 건강한 여자아이를 자연분만한 것. 결혼하고 불과 열흘 만에 임신한 그는 결혼 전 병원을 찾아 임신에 대비한 각종 검사를 받았고 임신 중에도 태아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체크했다고 한다.
아이 낳기 일주일 전부터 병원에 입원해 있었던 그는 처음에는 자연분만을 할 생각이 아니었다고 한다. 겁이 많은 성격이라 제왕절개를 하려고 했는데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해 자연분만을 해도 좋을 것 같다는 담당의사의 말을 듣고 용기를 냈던 것. 그는 남편과 함께 가족분만실에서 4시간 만에 아이를 낳았는데 30분간의 진통 끝에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 그저 눈물만 흘렸다고 한다.
“아기가 태어날 때 울음소리가 얼마나 우렁찼는지 몰라요. 남편도 아이를 보고는 눈물을 훔치더니 말없이 밖으로 나갔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는 자신의 눈매를 닮은 아이를 보고 “쌍꺼풀이 있는 아빠 눈을 닮았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고 말한 뒤 “그래도 성격은 씩씩한 나를 닮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원미연은 출산을 위해 서울로 올라오기 직전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부산 해운대의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그는 평소 복식호흡으로 발성을 하다 보니 아이 낳을 때도 호흡 조절을 잘 해 담당의사에게 “역시 가수라 다르다”는 말을 들었다고.
그는 임신 중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잘 먹고 잘 쉬는 것으로 태교를 대신했는데 가끔 남편이 그의 배에 대고 동화책을 읽어주기도 했다고. 입덧 또한 심하지 않았는데, 음식 중에는 간장게장과 냉면이 많이 당겼다고.
“임신 중 몸무게는 보통 임신부들이 느는 만큼 늘었어요. 뒤에서 보면 임신한 사람 같지 않다는 소리도 제법 들었죠. 대신 늦은 시간에 저와 함께 음식을 먹어준 남편이 결혼 전에 비해 몸무게가 12kg이나 늘었어요(웃음).”
아이 낳아보니 자신감 생겨 둘째 낳고 싶어
평소 아이가 딸이길 원했던 남편은 그에게 “이번에 딸이면 하나만 낳고 아들이면 다음에는 딸 낳자”는 얘기를 자주 했다고 한다. 아내에게 아들에 대한 부담감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였던 것. 그 역시 딸을 원했지만 “남편을 위해서는 아들을 낳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아이를 한 번 낳아보니 또 낳을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겨 만약 기회가 다시 온다면 그땐 아들을 낳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친한 동료 가수인 강수지에게 임신 중 여러모로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남편 말고는 연고가 전혀 없는 부산에서 생활하다 보니 힘들거나 궁금한 게 있을 때마다 전화를 걸어 물었다고.
“수지는 임신부터 출산, 육아에 관해 모르는 게 없어요. 아무리 늦은 시간에 전화해도 잘 받아주고, 제가 힘들어 할 때면 위로도 많이 해줬죠. 아이용품을 준비할 때는 비비아나(강수지의 딸)가 써본 제품 중에서 좋은 걸로 추천해줬고, 제가 못 미더운지 직접 사다준 것들도 많아요. 앞으로 아이 키우면서 더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아요(웃음).”

자연분만으로 첫딸 출산한 늦깎이 엄마 원미연

마흔한 살의 나이에도 순조롭게 첫딸을 자연 분만한 원미연은 늦게 얻은 귀한 아이인 만큼 품안에 넣고 키우기보다는 자립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한다.


자연분만으로 첫딸 출산한 늦깎이 엄마 원미연

그는 저녁 9시쯤 카페에 나가 다음날 새벽 4시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오기 때문에 남편에게 아침밥을 챙겨준 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남편은 그런 그에게 지금껏 불평은 커녕 청소며 빨래, 요리까지 알아서 잘 도와준다고.
그는 “늦게 얻은 아이인 만큼 더욱 예쁘고 소중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품안의 자식으로만 키우지 않겠다”고 말한다. 아이 스스로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독립적이고 씩씩하게 키우겠다는 것.
현재 서울 친정집에 머물면서 산후 조리를 하고 있는 그는 한 달 뒤 아이와 함께 부산으로 내려갈 계획이다. 육아에만 매달리기보다는 빠른 시일 내 방송에 복귀하고 라이브 카페 무대에도 설 예정이라는 그는 오는 6월, 8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할 생각이지만 “혹시 그동안 둘째가 생기면 음반 발표를 늦춰야 할 것 같다”며 크게 웃었다.

여성동아 2005년 4월 4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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