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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교육법 & 공부습관 길러주는 법’

한자능력검정시험 1급에 합격한 열 살 박헌군 부모가 들려주는

■ 기획·이한경 기자 ■ 글·이승민‘자유기고가’ ■ 사진·정경진‘프리랜서’

입력 2005.04.04 14:29:00

최근 한문학 전공자들도 따기 어렵다는 한자능력검정시험 1급에 최연소로 합격해 화제를 모은 박헌군. 한자 공부를 시작한 지 15개월 만에 놀라운 성과를 거둔 헌이의 부모를 만나 ‘한자 신동’으로 만든 비결과 남다른 교육법에 관해 들어 보았다.
‘한자 교육법 & 공부습관 길러주는 법’

‘오늘은운동하러 나갔다. 날씨가 너무 좋아 사람도 많았다. 처음엔 蹴球를 했는데, 한 番은 내가 공을 골대 빈틈으로 차서 한 골을 넣었다.’(二千三年 五月 二十六日)
‘어제 合格한 漢字能力檢定試驗을 祝賀한다고 電話가 많이 왔다. 親戚들에게 祝賀를 받으니 정말 氣分이 좋았다. 다른 工夫를 熱心히 해서 目標를 정해 挑戰해야지.’(二千四年 八月三十一日)
이것은 초등학교 3학년인 헌이(10)가 1학년 때부터 써온 일기의 내용이다. 헌이는 지난해 8월 한자능력검정시험 1급에 최연소로 합격해 ‘한자 신동’으로 불린 화제의 주인공. 한자능력검정시험 1급은 총 3천5백 자의 한자를 익혀야 하고 독음 달기, 훈음 달기, 한자 쓰기, 부수, 획수, 반의어, 동의어 등에 관한 2백 문제 가운데 80점 이상 받아야 하는 시험이라 한문학 전공자들도 합격하기 힘들다고 한다.
헌이는 유치원에 다닐 때 처음 한자를 배웠는데 당시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초등학교 들어간 뒤 우연히 유치원 때 공부했던 한자 학습지를 보고 한자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마침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주인공인 손오공의 가슴에 항상 한자가 써 있어 한자를 배우고 싶은 열망이 더욱 커졌다고 한다.
“헌이가 먼저 배우고 싶다고 해서 2003년 4월부터 한자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서점에서 2~3시간에 걸쳐 헌이에게 맞는 한자 공부 책을 골라 그날부터 공부를 시작했지요.”
헌이에게 한자능력검정시험을 목표로 공부할 것을 권유한 사람은 아빠 박성기씨(45)와 엄마 이정현씨(43). 헌이는 공부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인 2003년 7월 5급 시험을 보았는데 이미 4급 시험 준비까지 마친 상태였다고 한다. 5급 시험은 대학 강의실에서 보았는데 최연소라 맨 앞자리에 앉아 시험을 치르던 헌이가 가장 먼저 답안지를 쓰고 일어나 나가자 시험을 보던 사람들이 모두 놀라 쳐다보았다고.
그 다음에는 11월에 있을 3급 시험을 목표로 공부를 했는데 여름방학이 끝났을 때 이미 3급 실력을 넘어 당초의 목표보다 한 단계 높은 2급 시험에 응시, 당당히 합격했다.
“저희도 헌이가 그렇게 잘할 줄 몰랐어요. 한자 공부를 시작한 지 7개월 만에 2급 시험에 붙었으니까요. 아이를 재워놓고 밤에 둘이 앉아 흥분하며 이야기했었죠. 그러면서 최연소로 1급을 따보자는 목표를 세웠어요.”
하지만 1급 시험에서 한 번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지난해 5월에 있은 시험에서 떨어진 것. 헌이와 부모는 쓰기 연습을 하지 않고 질문하고 답하는 식으로만 공부를 해서 그런 것 같다며 원인을 분석한 뒤 다시 1급 시험 준비에 들어갔다. 결국 헌이는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해 여름 하루 3~4시간씩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한 끝에 최연소로 한자능력검정시험 1급에 합격했다. 그 후 이런 헌이의 성공담은 각종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졌고 최근 ‘헌이의 한자 1급 도전기’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한자 1급 자격증 땄을 때 정말 기뻤어요. 한 번 실패의 아픔을 겪은 뒤라 더욱 좋았어요. 학교에 갔더니 선생님들이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친구들도 저와만 놀려고 했고요(웃음).”
헌이는 한자 1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난 뒤 무엇보다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하루 일과표 짜서 생활하게 하고 저녁식사 후에는 온 가족이 운동하는 시간 가져
많은 사람들이 헌이의 이야기가 알려진 뒤 헌이를 ‘한자 신동’이라고 불렀지만 헌이의 부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두 사람의 소신 있는 교육과 헌이의 노력이 지금의 결과를 가져왔을 뿐이라는 것.

‘한자 교육법 & 공부습관 길러주는 법’

한자 1급 자격증을 취득한 뒤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하는 헌이.


헌이 아빠 박성기씨는 결혼하기 전부터 앞으로 가정을 꾸리고 아이가 태어나면 어떻게 교육을 하겠다고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 첫 번째는 한글을 일찍 떼게 해서 책을 많이 읽도록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직접 아이를 가르치겠다는 것이었다. 헌이 엄마는 그런 남편의 영향을 받아 헌이를 임신했을 때는 성경책을 읽어주며 태교를 하고, 헌이가 태어난 뒤로는 동화책 읽어주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한다.
“얼마나 동화책을 많이 읽어 주었는지 헌이가 말문이 트이자마자 제가 읽어준 동화책을 가져다 그대로 읽더라고요. 그래서 헌이가 두 돌도 안 돼 한글을 깨친 줄 알았는데 책 내용을 외워서 그림을 보며 그대로 이야기한 거더라고요(웃음).”
헌이는 두 돌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한글을 깨쳤다고 한다. 그 후 엄마 아빠는 헌이 교육에 더욱 몰두했는데 특히 다섯 살이 지나면서부터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매일 국어와 수학을 함께 공부하고 책 읽기를 했다고. 두 사람은 1시간 공부하고 10~20분 쉬는 방법으로 공부를 시켰는데 헌이는 지금 한자리에 앉아 3시간씩 공부를 하고 책을 읽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두 사람은 헌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하루 일과표를 짜서 생활하게 했다. 헌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1시간30분 동안 복습과 예습을 하고 또 2시간30분 동안 수학, 국어, 한자 공부를 차례로 한다. 대신 오후 5시부터 6시까지는 헌이가 가장 좋아하는 TV 만화를 볼 수 있도록 해주고 저녁식사 후에는 머리와 함께 신체도 발달해야 한다는 아빠의 교육 철학에 따라 온 가족이 동네 공터에 나가 축구 등의 운동을 한다고.
‘한자 교육법 & 공부습관 길러주는 법’

헌이 아빠 박성기씨와 엄마 이정현씨는 두 사람의 소신 있는 교육이 헌이의 한자능력검정시험 1급 합격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저희는 헌이가 한자를 많이 알고, 공부를 잘한다고 해도 늘 겸손함을 잃지 않도록 가르치고 있어요. 주변의 기대가 높고 알아주는 사람이 많으면 자신도 모르게 자만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한자는 헌이의 인성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엄마 아빠는 함께 한자 공부를 하다 좋은 의미가 담긴 글자가 나오면 글자에 연관된 이야기를 해주고 나쁜 말을 뜻하는 글자가 나오면 교훈 삼아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해 준다는 것. 예를 들어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단어가 나오면 그 뜻을 알려준 뒤 친구들과의 우정이 얼마나 소중하며 그 우정을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해 준다고 한다.
“헌이를 지켜보면서 아이들은 부모가 직접 가르칠 때 큰 성과를 얻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엄마 아빠가 잘 모를 때는 배워서 가르치면 돼요. 아이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갈 때까지는 부모가 함께 곁에서 도와줘야죠. 헌이가 현재 언어에 재능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언어 쪽으로 계속 지도를 해나갈 예정입니다.”
요즘 헌이는 영어와 중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영어는 1천8백 단어를 외워 웬만한 중학생 수준이고 중국어는 현재 간체 1천 자를 쓰고 읽을 정도로 빠른 진도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여성동아 2005년 4월 4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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