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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봄나들이 수원 화성 & 한국민속촌

■ 기획·김유림 기자 ■ 글·조득진‘자유기고가’ ■ 사진·정경진‘프리랜서’

입력 2005.03.07 11:16:00

경기도 수원은 옛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전통 건축미가 눈길을 끄는 수원 화성과 인근의 한국민속촌은 수원 여행에 있어 빼놓지 말아야 할 코스. 맛깔스러운 갈비로도 유명한 수원으로 가족여행을 떠나보자.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봄나들이 수원 화성 & 한국민속촌

수원은 조선시대 한성 4진 가운데 하나였다. 한양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방향인 광주, 강화, 수원, 개성에 진을 설치하여 수도 한양을 지키게 한 것. 1796년 정조에 때 이곳에 성곽을 새로이 축조해 화성(華城)이라 불렀으며, 화성은 97년 12월 유네스코 선정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18세기 동양의 성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꼽히고 있다.
화성에는 총 5.7km에 달하는 성곽을 따라 41개의 건축물들이 축조되어 있으며, 주요 시설 23개소마다 누각이 설치되어 있어 옛 건물들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산책하기에 좋다. 어린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무리가 없고 화성 꼭대기에 오르면 수원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여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수원과 용인 사이에 자리한 한국민속촌은 옛 서민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엿볼 수 있는 정겨운 곳. 조선시대 후기의 생활상을 재현해놓은 이곳에서는 사농공상의 계층별 문화와 무속신앙, 세시풍속과 관련된 전시물들을 관람하면서 아이들에게 우리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심어줄 수 있다. 또한 지방별로 특색을 갖춘 농가, 민가, 관가, 서원, 한약방, 서당, 대장간, 누정, 저잣거리 등을 둘러보고 다양한 민속행사에도 직접 참여해볼 수 있다.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봄나들이 수원 화성 & 한국민속촌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성, 화성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팔달산(143m)을 중심으로 쌓은 화성은 단순한 성이 아니라 역사적·건축학적으로도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화성을 세운 이는 정조. 1762년 영조 38년 윤 5월21일, 사도세자가 당쟁으로 인해 한여름 뒤주 속에 갇혀 8일 만에 죽었는데, 당시 정조의 나이는 열한 살이었다. 그후 영조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정조는 즉위 13년 만에 부친의 혼을 달래기 위해 묘를 지금의 서울시 전농동, 당시 양주 땅 배봉산에서 수원 화산으로 옮기고 수원을 신도시로 건설하고자 3년에 걸쳐 성곽을 쌓았다.
한국 성곽 발달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화성은 석성과 토성의 장점만을 살려 축성됐다. 화성의 공사 보고서인 ‘화성 성역의궤’에 따르면 화성 축성에 매달린 선조들은 우리나라 성곽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중국과 서양의 축성술을 본뜨기도 했다고 한다.
화성의 건축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다산 정약용. 당시 30세였던 다산은 왕실서고 규장각에 비치된 최신 서적들을 섭렵하고 중국에서 들여온 ‘고금도서 집성’ 5천 권을 참조해 새로운 성곽을 설계했다. 이때 정약용은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는 거중기를 고안해 과학적이고 편리한 축조방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기록에 의하면 이 성에는 성문을 비롯하여 48개의 시설물이 있었지만, 현재는 복원된 것을 포함해 41개의 시설물이 남아 있다. 보물 제402호인 팔달문을 비롯해 팔달산을 둘러싼 시설 가운데 가장 높은 서장대, 화포를 감춰두고 적군에게 총을 쏘도록 축조된 남포루, 조선시대 가장 아름다운 누각으로 꼽히는 방화수류정 등이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화성 성곽에는 동서남북으로 관문이 있는데, 북쪽의 장안문(長安門), 남쪽의 팔달문(八達門), 서쪽의 화서문(華西門), 동쪽의 창룡문(蒼龍門)이 그것이다. 성 안에는 ‘화성행궁’이라는 간이 궁궐이 있는데 산책 코스로 그만이다. 이때 ‘남문’으로 불리는 팔달문에서부터 올라가는 것이 좋은데 근처에 수원중앙도서관이 있어 주차하기가 편하기 때문. 성곽 전체를 도는 데 2시간 가량 걸린다.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봄나들이 수원 화성 & 한국민속촌

역사적 의미와 함께 건축학적으로도 귀중한 문화유산인 화성은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팔달문은 도로를 내기 위해 성곽이 끊어져 있어 시내에 홀로 서 있는데, 날렵한 맵시의 팔작지붕과 세월의 흐름을 말해주는 기둥, 주춧돌이 수원 화성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동쪽 창룡문으로 향하면 연기를 피워 올려 타 지역에 정보를 전달했던 다섯 개의 화독이 남아 있는 봉돈이 나온다. 이곳에서 전화도 휴대전화도 없던 시대에 어떻게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 연락을 취했는지 아이들에게 설명해주면 좋을 듯하다. 창룡문 성곽의 바깥쪽은 수원시내에서도 외곽이라 잔디밭을 따라 세워진 성곽도 볼 만하다. 좁고 어두운 통로를 따라 올라가는 전망대 동북공심돈과 옛날 군사들이 무예를 배우던 연무대, 작은 출입구인 동암문을 거치는 동안 성의 역할과 구조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북쪽 장안문 방면에 있는 방화수류정은 화성 건축의 백미로 꼽히는데, 2층으로 된 누각에 신발을 벗고 올라가면 앞에 조성된 연못을 감상할 수 있다. 봄에는 수양버들, 여름엔 시원한 물줄기, 가을엔 단풍, 겨울엔 아름다운 설경이 연출되는 이곳은 지역 주민들의 단골 나들이 코스이기도 하다.
방화수류정 옆 화홍문을 거쳐 장안문과 화서문, 서남각루(화양루)에 이르는 길은 대표적인 성곽길. 성벽을 따라 황톳길 위에 잔디가 자라고 있어 맨발로 걷기에도 그만이다. 잔솔잎이 가지런하게 깔려 있는 황톳길은 기분까지 상쾌하게 만든다.
장안문은 수원 동서남북의 네 개 성문 중 가장 화려하여 수원시의 상징으로 꼽히기도 한다.
성곽의 돌출된 요지, 즉 전략적 요충지에 지어진 누각인 서남각루에서는 수원시내의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잠시 이곳에서 휴식을 취한 후 팔달문 쪽으로 내려가면 수원 화성 일주는 끝난다.
화성 성곽길은 코스가 험하지 않아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하기에 좋은데 코스가 길다고 생각되면 사대문 중 몇 군데만 둘러봐도 괜찮다. 또 창룡문에서 화서문 지나 정조대왕 동상에 이르는 북쪽 길을 운행하는 화성열차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열차의 출발지는 창룡문과 정조대왕 동상으로 30분마다 운행된다.
화성행궁에서 펼쳐지는 군례의식
화서문을 지나 성 안으로 들어오면 화성행궁이 기다리고 있다. 행궁(行宮)이란 왕이 지방에 잠시 머물 때 임시로 거처하는 궁을 말하는데, 정조가 사도세자의 능인 현재의 융릉을 참배할 때 행차시 머물기 위해 지은 화성행궁은 조선시대에 지어진 여러 행궁들 중 그 규모나 기능 면에서 첫손에 꼽힌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화성행궁 정문에서 펼쳐지는 ‘장용영 수위의식 행사’는 정조의 친위부대인 장용영의 수위의식과 군례를 볼 수 있는 행사. 정조의 화성 행차시 화성행궁에서 펼쳐졌던 군례의식을 재현하는 이 상설행사는 행사의 의의, 의식의 절차, 의상과 기물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1시간 정도 진행된다. 지난해 문화관광부 지정 ‘대한민국 13대 문화관광 상설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군례행사의 재현이라 조금 딱딱하고 어려울 것 같지만, 매주 3백~4백여 명이 모일 만큼 관람객들의 호응이 높다. 재미있는 사실은 왕을 비롯하여 기수, 수문군 등 장용영 군인 역할을 하는 출연진이 모두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수원시민이라는 점이다. 두꺼운 군복과 수염 때문에 땀을 흘리면서도 진지함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이들의 모습에서 군인다운 기품이 묻어나오는 듯하다.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봄나들이 수원 화성 & 한국민속촌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봄나들이 수원 화성 & 한국민속촌

최근 한국민속촌은 절기별로 다양한 공연을 선보여 관람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공식행사가 끝나면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이벤트도 마련된다. 출연진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사진을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포토 이벤트 등이 열리는 것. 또 3시부터 화성행궁의 안쪽에서는 장용영 군사들이 익혔다는 무예 24기의 시연이 펼쳐진다. 그후 혜경궁 홍씨 진찬연 등 역사 속의 인물과 장면들을 재현해놓은 몇몇 방을 둘러보면 어느덧 곁에서는 ‘화성행궁 일요상설공연’ 한마당이 펼쳐진다. 오후 3시30분부터 화성행궁 내 유여택에서 열리는 이 공연에서는 인형극, 합창, 무용, 전통음악, 마당극, 뮤지컬, 대중가요 등 매주 다채로운 공연들을 관람할 수 있다.
공연 전 점심식사나 공연 후 저녁식사로는 수원갈비가 제격이다. 입에서 살살 녹는 수원갈비의 독특한 맛은 60년대 초부터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수원갈비는 수원과 화성지역에서 나는 한우 암소갈비에서 기름을 알맞게 제거한 뒤 과일과 야채즙을 붓고 소금간을 해 선선한 곳에 충분히 재워서 낸다. 간이 충분히 배었지만 간장이 들어가지 않아 육질이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 감칠맛이 뛰어나다. 지금은 생갈비와 양념갈비를 따로 구별해내지만, 예전엔 대부분의 식당에서 양념갈비 한 가지만 맛볼 수 있었다고 한다.
수원갈비는 수원의 영동시장 화춘옥에서부터 시작되어 지금은 수원 전역에 퍼져 있다. 특히 영동시장 외에 이목동 노송지대, 동수원 사거리에서 수원 IC 사이에 갈비집들이 모여 있다. 동수원사거리 부근의 본수원갈비(031-211-8434), 원천유원지 부근의 삼부자갈비(031-211-8959), 송죽동의 송풍가든(031-252-4700) 등이 유명하다.
수원 화성 산책이 일찍 끝나면 화성에서 30분 거리인 한국민속촌으로 향해보자. 드라마 ‘대장금’ ‘다모’ 등 사극 촬영지의 대명사인 한국민속촌은 조선시대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곳으로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기와집과 초가집 몇 채, 장터거리 등이 전부였지만 최근에는 새롭게 탈바꿈했다.
이곳의 주요 볼거리로는 드라마 ‘다모’에서 좌포청으로 나왔던 관아와 무비사 채옥의 집 등이 있다. 좌포청을 촬영했던 관아는 지방행정을 담당하는 관리들이 공무를 집행하던 곳으로 조선시대 양식으로 지은 정문, 행랑, 중문, 정청, 내당이 있고 뒤뜰에 감옥이 있다. 특히 내당에는 당시 죄인을 취조하던 곤장과 틀이 있어 관람객들이 체험해볼 수 있으며 사진촬영도 가능하다.
조선시대 생활상 그대로 체험하는 민속촌 탐방
진찰실과 약방, 약재 저장과 처리를 위한 공간 등이 있는 한약방도 볼거리. 또 99칸집으로 지어진 ‘중부지방 양반가’도 볼 만하다. 솟을대문, 줄행랑, 바깥사랑, 안행랑, 안사랑, 내당, 초당 등 유교를 숭배하던 상류층의 모든 살림공간이 갖추어진 전형적인 양반집으로, 당시 신분사회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집이 낮고 3면이 돌벽이며, 마루와 부뚜막이 없는 제주 민가와 겨울이 길고 비바람, 눈, 습기가 많아 이중 외벽을 치고 지붕은 낮은 울릉도 민가도 아이들에게 훌륭한 학습장이 된다. 두 집 모두 제주도와 울릉도에서 옮겨 와 모두 원형대로 지은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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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민속촌은 다양한 공연행사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농악, 줄타기, 전통혼례식, 중요무형문화재 공연 및 기타 이벤트 행사가 절기별로 행해지는 것. 또 전통 장 담그기, 대보름 행사, 새해맞이 행사, 닥종이 인형전 등도 우리 고유의 민속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공연은 주로 관아 앞 공연장에서 펼쳐지는데, 오전 11시부터 농악과 널뛰기, 줄타기 등이 한 시간 동안 펼쳐지고 오후 3시에 같은 내용으로 또 한 차례 놀이마당이 진행된다. 이중 가장 볼 만한 것은 3월부터 11월까지 매일 낮 12시와 오후 4시 두 차례 열리는 ‘전통혼례 시연’. 전통혼례 의례 중 신랑이 처갓집에 가서 치르는 전안례와 대례, 신랑 신부가 말과 가마를 타고 시집으로 오는 행렬인 신행을 25명의 공연단원이 재현한다. 공연은 신부의 집으로 가정한 양반가 22호 가옥에서 치러지며, 혼례식이 끝나고 나면 신행 행렬이 이어진다. 교과서에서 보지 못한 당시의 결혼 모습이나 생활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
배가 출출하다면 저잣거리에 들러 순대나 장국밥, 파전, 잔치국수, 빈대떡 등 고유의 음식을 맛보는 것도 좋다. 전통재래식으로 우리 농산물을 이용하여 만들기 때문에 일반 음식점에서 접해본 맛과는 다르다. 한국민속촌 개관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료는 어른 1만1천원, 어린이 7천원.


여성동아 2005년 3월 4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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