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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독자 나들이 체험

상암동 월드컵공원 탐방

한일월드컵의 기억도 되살리고 다양한 생태 체험에 도전해요~

■ 기획·이한경 기자 ■ 글·이주영‘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2005. 03. 07

서울 상암동에 자리한 월드컵공원은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를 환경 공원으로 조성한 곳. 또한 인근 상암월드컵경기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의 추억이 남아있는 곳이다. 독자 김수현씨와 아들 태호가 겨우내 숨죽이고 있던 풀과 꽃, 새와 곤충들이 활기를 되찾기 시작한 월드컵공원으로 봄나들이를 떠났다.

상암동 월드컵공원 탐방

지난 2002년 문을 연 상암동 월드컵공원은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를 환경 공원으로 조성한 곳. 크게 하늘공원, 평화의 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 등 다섯 개의 공원으로 나뉘어 있으며 공원 내에서 다양한 레저 활동과 생태 체험을 할 수 있다.
봄나들이 코스로 적당한 상암동 월드컵공원 탐방에 나선 이들은 초등학교 4학년인 태호(11)와 엄마 김수현씨(39). 태호는 아직도 2002년 한일월드컵의 흥분이 남아 있는 듯 출발 전부터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태호와 엄마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평화의 공원 내에 있는 월드컵공원 전시관. 이곳에는 과거 난지도 쓰레기산 단층 모형과 월드컵공원 축소 모형 등이 전시되어 있는데 전시물들이 입체적이고 직접 손으로 조작해볼 수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월드컵공원 전시관을 처음 찾은 태호 역시 이것저것 둘러보고 버튼을 눌러대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다음 들른 곳은 평화의 공원 내 난지연못. 아직은 날씨가 쌀쌀해 풀이며 꽃, 새들이 움츠리고 있지만 사실 이곳은 많은 꽃과 곤충, 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예전에는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시골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징검다리를 건너는 것도 태호에게는 큰 재미. 태호는 개울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할 정도로 징검다리 건너기에 푹 빠졌다.
태호가 가장 좋아한 곳은 바로 모험놀이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이 놀이터는 일반 놀이터보다 규모가 훨씬 큰데 긴 슬라이드가 있는 미끄럼틀과 커다란 정글짐이 태호의 시선을 끌었다.
엄마 김수현씨가 놀이터를 떠나지 않으려는 태호를 데리고 간 곳은 바로 상암월드컵경기장. 평소 경기가 없어도 개방되어 있는 경기장 스탠드에 들어서자 태호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확 트인 경기장의 초록 잔디와 파란 하늘의 조화가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태호는 마치 2002년 월드컵 경기를 보는 듯 엄마와 신나게 “대~한~민~국”을 외치기도 하고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스탠드를 뛰어다니기도 했다.
상암동 월드컵공원 탐방

마지막으로 태호와 엄마가 찾은 곳은 풀무골대장간. 원래 조선시대 이곳에 대장간이 많았다는 사실에 착안, 대장간을 복원해 놓은 것이다. 경기장 옆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어 조금 멀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번쯤 가보면 신기한 대장간을 볼 수 있다.
상암동 월드컵공원은 봄나들이에 적당한 곳이다. 아이와 함께 인라인 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타는 등 레포츠를 즐기기도 좋고, 식물도감을 들고 생태 탐사를 해도 좋은 것.
월드컵공원에서 생태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지석씨는 “월드컵공원은 아이와 함께 생태 체험을 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라며 “생태 체험을 할 때 혹시 아이가 물어볼까 봐 걱정 돼서 아예 나오지 않는 엄마들이 많은데 정작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나무나 풀의 이름이 아니라 풀이나 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감성”이라고 말한다.
“풀 이름을 모를 때는 그냥 모른다고 솔직히 대답하면 됩니다. 그리곤 아이와 함께 식물도감을 뒤져보면 되죠. 아니면 아예 아이와 함께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는 것도 좋고요.”
김지석씨는 “아이와 함께 숲길을 걸으면서 하늘을 보거나 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연교육이 된다”면서 “월드컵공원을 방문할 때 넓은 초원을 걷고 싶다면 하늘공원을, 습지에 사는 야생 조류를 보고 싶다면 난지연못을, 나뭇길을 따라 걸으면서 여러 가지 식물을 보고 싶다면 난지천공원을 둘러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상암동 월드컵공원 탐방

2002년 한일월드컵을 잊지 못하는 듯 “대~한~민~국”을 외치는 태호.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자세한 프로그램 안내와 예약은 월드컵공원관리소(02-300-5605, 담당 김지석)로 하면 된다. 매달 조금씩 프로그램 변동이 있으므로 신청시에는 반드시 홈페이지(worldcuppark.seoul.go.kr)를 방문해 확인한다. 모든 프로그램은 2주 전 월요일부터 신청이 가능하며 참가비는 무료.
자연관찰교실(하늘교실)
하늘공원에서 진행되는 기초적인 생태교실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난지도의 역사와 나비, 꽃에 관련된 여러 가지 지식, 곤충의 생태 등에 관한 폭넓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매주 월·수·목·금 오전 10시, 오후 2시30분 두 차례 진행되며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자연그리기
자연을 관찰하고 그린 그림으로 생태 달력을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 매주 수요일 오후 2시30분에 시작하며 4주 연속 참여해야 한다. 매월 초 프로그램이 시작되므로 2주 전에 신청을 해야 한다.
조류탐사교실
월드컵공원에는 어떤 새들이 살고 있는지 관찰하는 생태학습 프로그램으로 인솔자가 15명 정도를 이끌고 평화의 공원과 난지천공원 일대를 돌며 야생조류를 관찰한다.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논병아리, 왜가리 등 월드컵공원 내의 야생조류를 관찰하고 자연생태계에 존재하는 야생 조류의 중요성을 배운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30분, 2시40분에 진행된다. 매월 초 프로그램이 시작되므로 2주 전에 신청을 해야 한다.자연놀이
자연 속에서 노는 법을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만든 놀이 프로그램. 새싹 이름표 만들기와 보물찾기, 소꿉놀이 도구 만들기 등 자연 속에서 즐기는 놀이를 배운다. 매주 금요일 오후 3시에 시작하며 연속 3주 참가해야 한다. 매월 초 프로그램이 시작되며 2주 전에 신청을 해야 한다.

토요가족자연관찰회
매주 토요일 가족과 함께 자연을 관찰할 기회를 갖는다. 평화의 공원에서 살고 있는 생물을 관찰하거나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자연놀이를 배우기도 한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 시작되며 1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상암동 월드컵공원 탐방

하늘공원
월드컵공원 중 가장 하늘 가까운 곳에 위치해 이름 붙여진 곳으로 드넓은 초원을 볼 수 있다. 특히 억새가 가득 펼쳐진 언덕은 장관. 또한 2000년부터 노랑나비, 제비나비, 네발나비, 호랑나비 등 3만 마리 이상의 나비를 풀어놓아 봄부터 초여름까지 아름다운 나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에 서면 서울의 풍광이 한눈에 펼쳐지는데 북한산과 남산, 63빌딩, 한강, 행주산성까지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하늘공원은 계단을 이용해 들어갈 수 있는데 공원 문을 닫기 1시간 전부터 진입이 통제되므로 꼭 시간을 확인하고 가야 한다. 오전 9시부터 입장 가능하며 1~2월에는 오후 5시, 3~5월과 9~10월에는 7시, 6~8월에는 8시에 문을 닫는다.

상암동 월드컵공원 탐방

하늘공원 탐방객 안내소
하늘공원에 들어선 목조건물로 원래 쓰레기 산이었던 난지도의 모습과 되살아나는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물들이 있으며 생태학습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이다.
풍력발전기
하늘공원에 설치된 5기의 바람개비는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 내는 풍력발전기로 월드컵공원의 상징이기도 하다.
평화의 공원
월드컵경기장 바로 옆에 있는 평화의 공원은 월드컵공원을 대표하는 곳이다. 이곳 평화의 공원에는 8천7백 평 규모의 유니세프 광장과 7천4백 평 규모의 난지연못을 비롯해 평화의 정원, 희망의 숲, 월드컵공원 전시관, 모험놀이터 등의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연못 주변을 따라 둥근 형태로 조성된 유니세프 광장은 물가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산책 및 휴식 공간이다. 한강 물을 끌어와 만든 난지연못은 아이들이 발을 담그고 놀 수 있도록 꾸며져 있고 실개천은 시골의 정취를 그대로 느끼게 한다. 특히 수질 정화능력이 뛰어난 부들, 아기연꽃, 수련, 속새, 꽃창포 등이 심어진 연못의 물은 난지천으로 흘러들어 난지천공원이 맑은 물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희망의 숲은 ‘생명의 나무 1천만 그루 심기’ 운동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숲으로 벤치 대신 멍석 40여 개가 깔려 있다.
상암동 월드컵공원 탐방

월드컵공원 전시관
난지도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물과 쓰레기 재활용에 관련된 전시물, 난지도의 식물과 동물 등이 전시되어 있다. 그 밖에 월드컵공원 생태 관련 동영상과 월드컵공원 축소 모형도 볼 수 있다. 전시관 내에 매점 등 휴식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노을공원
골프장이 만들어져 일반인이 이용할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지만 생태관찰 공원과 야생화 단지는 한번쯤 둘러봐도 좋을 듯하다. 노을공원 내 바람의 광장과 노을광장에서는 서해의 아름다운 낙조도 볼 수 있다.
난지천공원
과거 썩은 물이 흐르는 난지천이 지금은 상상도 못할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하천가에 갈대가 우거지고 버드나무와 각종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것. 어린이 놀이터와 다목적 운동장, 게이트볼장 등 여러 레저 시설이 들어서 있으며 인라인 스케이트와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물가에 연못, 징검다리 등 아기자기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산책하기에도 그만이다. 자생 야생화 등 난지도의 생태를 보여주는 7백 평 규모의 자연학습 시설도 큰 볼거리다.

상암동 월드컵공원 탐방

2002년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역사적 현장이 된 상암월드컵경기장은 굳이 축구 경기를 관람하지 않더라도 한번쯤 둘러볼 만한 건축물이다. 경기장에 들어서면 넓은 녹색 잔디와 돔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의 아름다운 조화가 눈길을 끈다. 월드컵 경기의 주요 장면을 상영하는 월드컵 영상실과 월드컵에 관한 자료를 전시해 놓은 월드컵 홍보관을 한번 둘러보는 것도 좋다. 경기장 관람을 위한 입장료는 어른 1천원, 어린이 5백원이며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풀무골대장간
풀무골은 월드컵 주경기장 부근 일대에 있던 옛 마을의 이름으로 조선시대 엽전을 만드는 대장간이 많아 대장간의 풀무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원래 이곳은 동래 정씨와 한양 조씨, 전주 이씨 가문이 2백 년 이상 거주해온 집성촌이기도 한데 2002년 월드컵 주경기장이 건설되면서 마을이 완전 철거되어 그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되자 향토문화유적지 복원 차원에서 풀무골 복원 사업이 추진되어 원래의 마을과 가장 가까운 곳에 풀무골을 상징하는 대장간 시설을 설치해 놓은 것이다. 조선시대 대장간의 모습을 그대로 복원했다. 문의 02-330-2410
난지한강공원
난지도와 한강이 만나는 난지도 둔치 지역에 마련된 공원으로 잔디광장과 캠프장, 요트장 등 각종 레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자연생태습지
잔디광장 아랫부분에 마련되어 있는 생태습지. 인공적인 손길이 가해지지 않는 자연 초지로 중간에 산책로를 설치해두어 자연을 가깝게 느낄 수 있다.

◎ ‘여성동아’ 2005년 4월호에 게재될 ‘독자 나들이 체험’에 아이와 함께 참여할 주부를 찾습니다. 참여할 분은 사연을 적어 hklee9@donga.com으로 보내주세요. 참가하신 분께는 육아·생활용품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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