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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때부터 모은 세뱃돈·용돈으로 8억원 모은 27세 청년 문성민의 재테크 체험

“어린 시절 용돈기입장 쓰기가 경제에 눈 뜨게 하는 첫걸음이에요”

■ 기획·최호열 기자 ■ 글·최은성‘자유기고가’ ■ 사진·지재만 기자

입력 2005.03.02 18:58:00

아이가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어릴 때부터 돈의 소중함을 가르쳐야 한다. ‘재테크 지수’는 하루아침에 쌓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9세에 처음 용돈기입장을 쓰기 시작해 13세에 주식투자에 뛰어들어 8억원을 모은 문성민씨가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자녀를 재테크 귀재로 키우는 방법을 들려주었다.
아홉 살 때부터 모은 세뱃돈·용돈으로 8억원 모은 27세 청년 문성민의 재테크 체험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기를 꿈꾸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재테크를 잘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인터넷 다음 카페에서 ‘떼굴떼굴 돈 굴리기’(cafe. daum.net/imac525)를 운영하고 있는 문성민씨(27)는 “부자는 습관으로 만들어진다”며 “이를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돈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도록 하고 자연스럽게 금융지식이 쌓이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문씨는 9세부터 용돈기입장을 쓰기 시작했고 13세에 처음 주식투자에 뛰어들었다. 어릴 때부터 쌓아온 경제지식을 바탕으로 주식, 부동산 등에 투자해 27세의 젊은 나이에 벌써 8억원을 모았다. 그는 현재 금융 관련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데, 그의 재테크 노하우를 배우려는 카페 회원만 1만6천 명에 이른다.
“쉽게 돈 버는 방법은 없어요.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자신의 용돈을 관리하면서 돈을 아끼고 저축하는 방법을 배우면 어른이 됐을 때는 어느새 부자가 되어 있을 겁니다.”
그가 처음 용돈기입장을 쓰게 된 것은 용돈을 받기 위해서라고 한다. 당시 용돈으로 매일 1백원씩 받았는데 그의 아버지는 용돈기입장을 쓰지 않으면 용돈을 주지 않았다는 것.
“난생 처음 받아본 용돈기입장이 참 신기했어요. 그래서 매일 일기를 쓰듯 용돈기입장에 그날그날 들어온 용돈과 지출내역, 그리고 잔액을 꼼꼼히 적어 나갔어요.”
처음엔 용돈 ‘1백원’을 친구나 여동생과 함께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사먹는 데 모두 쓰곤 했다. 그 바람에 돈이 모자라는 날도 있었다. 그래도 용돈기입장에 무엇을 샀고 남은 돈이 얼마인지 적는 일은 잊지 않았다.
“3개월이 지났을 무렵, 용돈기입장을 살펴보니까 계속 잔액란이 ‘0’원이었어요. 그걸 보니까 어린 나이에도 속상하더라고요. 그래서 일주일에 하루라도 용돈 1백원을 쓰지 말고 모으자고 결심을 했어요.”
학교에서 집까지 오는 길에 많은 유혹이 도사리고 있었지만 문씨는 결코 1백원을 주머니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그는 그날 밤 용돈기입장에 늘 ‘0’원이라고 쓰여 있던 잔액란에 ‘1백원’이라고 쓰며 마음이 뿌듯했다고 한다. 그건 분명 과자를 사 먹을 때 느꼈던 기쁨과는 달랐다고.
이렇게 1백원, 2백원, 3백원…. 서랍 속에 동전들이 쌓여갔다. 이를 본 문씨의 아버지는 칭찬과 함께 자그마한 빨간 돼지저금통을 사주었다. 그동안 한푼 두푼 모은 돈을 그는 정성스레 저금통에 모두 집어넣었다. 돈을 모으는 재미도 느끼고 칭찬도 받자 자신감을 얻은 문씨는 돼지저금통에 10원이라도 더 넣으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용돈기입장에 늘어가는 잔액란을 보는 즐거움도 쏠쏠했다고.
“용돈기입장을 쓰는 게 습관이 되어 지금도 거르지 않고 있어요. 그러면서 알게 모르게 새는 돈을 막을 수 있었어요. 물론 매일 쓰는 것이 귀찮았지만 부자가 되려면 하기 싫은 것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죠.”
1년간 모은 7천8백원으로 통장을 만들며 은행거래 시작
문씨는 자신의 경험에 비춰볼 때 초등학생 자녀에게 용돈기입장을 쓰게 하는 게 경제개념을 익히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이때 용돈기입장을 매일 적도록 약속을 받고 용돈을 주는 것이 좋다는 것. 단 용돈을 지나치게 후하게 주면 아이가 돈의 소중함을 모르게 된다고 충고했다.

아홉 살 때부터 모은 세뱃돈·용돈으로 8억원 모은 27세 청년 문성민의 재테크 체험

문씨는 ‘돼지저금통 뜯던 날’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용돈을 모으기 시작한 지 1년쯤 지났을 무렵 빨간색 돼지저금통에 더 이상 돈이 들어가지 않았다. 저금통을 꽉 채운 것이다. 당시 저금통에 든 돈은 모두 7천8백원. 그는 그 돈을 가지고 어머니와 함께 은행에 가서 어린이용 ‘자유저축’ 통장을 만들었다.
그는 통장을 만들 때 은행 창구에서 은행원의 설명을 들으며 직접 절차를 밟았다고 한다. 어머니가 동행하긴 했지만 문씨 스스로 하도록 일절 도움을 주지 않은 것. 그래서 다음부터는 부모의 도움 없이 혼자 은행거래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통장을 만들면서 도장은 물론 어린이의 경우 미성년이기 때문에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고, 돈을 찾을 땐 비밀번호 등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어요.”
처음 자신의 이름으로 된 통장을 가진 날 밤, 통장을 꼭 껴안고 잠이 들었다는 그는 통장을 만든 게 저축에 대한 욕구를 더욱 키운 것 같다고 했다. 그의 부모님도 문씨의 마음을 알았는지 용돈을 하루 1백원에서 월 5천원으로 인상해 주었다고.
그는 저축에 재미를 붙이고 있던 터라 하루 평균 용돈 1백60원 중 적게는 1백원에서 많게는 1백30원까지 매일 은행으로 달려가 저축을 했다. 그 결과 초등학교 5학년에 올라간 89년 초까지 50만원을 모을 수 있었다.
은행을 내집처럼 드나들면서 그는 저축에도 적금, 예금 등 여러 종류가 있을 뿐 아니라 이자도 저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뒤 그는 목돈 50만원을 10%가 넘는 고금리 정기예금에 신탁시키는가 하면, 금리가 5%인 자유저축예금에 돈을 넣는 것보다는 금리 12%인 어린이 정기적금에 저축을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월 4천원씩 넣는 어린이 정기적금에 3년형으로 가입하는 재테크 지혜를 발휘했다.
“은행을 제집 안방처럼 드나들어야 좋아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저축의 종류와 기능을 익히고, 실물경제 감각이 키워지거든요.”
문씨는 또한 “부모 자식 간이라도 ‘내돈 네돈’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모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가운데 하나는 아이가 용돈을 모으면 빌려 달라는 명목으로 가져가 돌려주지 않는 거예요. 아무 말이 없다고 해도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돈을 빌려갔던 걸 기억해요. 돈을 갚지 않을 경우 아이는 ‘용돈을 아껴서 모아봐야 엄마나 아빠가 가져가 버린다’는 생각에 저축하는 습관을 포기하기 쉬워요.”
문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13세에 아버지의 권유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종자돈은 세뱃돈 9만원. 당시 서울신탁은행 20주를 구입해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지만 손해도 보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주식투자를 하면서 신문의 경제면과 친해지고 뉴스도 주의 깊게 듣게 됐다는 사실이다.
“아침에 신문이 오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경제면을 펼쳐서 제가 산 주식이 올랐나 내렸나 확인하는 거였어요. 오르면 뛸 듯이 기쁘고 내리면 속상했어요. 그런데 등락폭이 50원에서 1백원으로 작았죠. 1년 정도 투자했는데 10% 정도 수익이 났어요.”
주가가 갑자기 떨어지면 자신감을 상실하게 되고, 반대로 상승폭이 너무 크면 주식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줄 것을 우려한 그의 아버지가 비교적 등락폭이 작고 안정적인 금융주를 선택해 주었기 때문이다.
“자녀에게 주식을 권유할 경우 처음에는 은행, 식품처럼 안정적인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종자돈은 세뱃돈도 좋고, 저축을 통해 모은 목돈도 좋아요. 금액은 현재의 물가를 고려할 때 30만원 정도가 적당한 수준이라 생각해요.”
그는 13세에 주식에 입문해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투자한 결과 지금은 주식으로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

“어린 시절 주식투자는 제가 재테크 감각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목돈이 마련되면 어린 시절 소액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성인이 되어 시작하는 것보다 돈을 굴리는 감각이 몇 백 배 뛰어나게 되는 것 같아요.”
은행 예금과 적금이 안정적인 저축의 개념을 가르쳐 준다면 주식은 이보다 한발 나아가 투자라는 개념을 통해 실물 경제를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주식을 시작하면서 그가 직면한 어려움은 주가, 매수, 매도 등 어려운 용어가 수도 없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이를 직접 설명해 주지 않고 문씨가 사전을 찾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제일 궁금했던 게 ‘주가가 왜 오르거나 내리는가’ 하는 점이었어요. 사전을 봐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니까 아버지가 제가 좋아하는 과자를 예로 들면서 ‘사람들이 너처럼 00과자를 많이 사 먹게 되면 그 과자를 만드는 회사가 돈을 많이 벌어 주가가 오르고, 반대로 그 과자를 사람들이 사 먹지 않으면 회사가 돈을 못 벌어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시더라고요.”
이처럼 쉽게 설명을 해주었기 때문에 그는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산 은행주 외에도 식음료주, 건설주 등 다양한 업종의 주식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또한 꾸준히 신문을 보면서 ‘어떤 기업의 수출이나 매출이 늘었다’는 소식이 나오면 그 주식이 오르고, 반대로 ‘00기업의 매출이익이 줄었다’는 소식이 나오면 주가가 떨어진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는 것을 차근차근 배워갔다. 그 결과 성인이 되었을 때는 어느새 ‘동물적 감’을 갖춘 주식도사가 되어 있었다고 한다.


여성동아 2005년 3월 4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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