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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당당한 프로

앵커 백지연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들려준 성공 비결 & 자기 설득법

“현재의 아늑함에 안주하고 싶을 때마다 제 자신을 채찍질 했어요”

■ 기획·김지영 기자 ■ 정리·이승민‘자유기고가’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 자료제공·‘자기 설득 파워’(랜덤하우스 중앙)

입력 2005.03.02 15:26:00

18년간 방송 현장에서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온 앵커 백지연이 최근 자신의 성공 비결을 담은 책 ‘자기 설득 파워’를 펴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볼 때 성공과 행복을 위한 핵심 키워드는 바로 자기 안에 있으며, 다른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고 설득하기 전에 자기 자신부터 설득해야 한다는 백지연이 제안하는 성공 비결 & 자기 설득법.
앵커 백지연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들려준 성공 비결 & 자기 설득법

나는방송 생활의 대부분을 주요 뉴스의 앵커로 활동해 왔다. 불철주야 뉴스와 함께 달려온 시간이 십수 년이다. 혹시 앵커를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나의 성공에 대해 ‘무언가 있었겠지’ 하고 쉽게 추측을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내 손엔 아무것도 없었다”다. 다른 말로 하자면, 내 손엔 그저 내가 있었을 뿐이다. 내 손엔, 아니 내 안엔 끊임없는 나의 외침이 있었다. 스스로를 향해 외치는 그 외침은 내게 끊임없이 말해 주었다. ‘목표는 저기다. 조금만 더 가보자. 할 수 있다!’라고. 수시로 나를 공격하는 나태와 허약해지는 마음, 혹은 장벽이나 어려움 때문에 주저앉고 포기하고 싶을 때, 멀리 있는 꿈보다는 현재의 아늑함에 안주하는 것이 더욱 달콤해 보일 때 그런 순간마다, ‘아니야! 이게 옳은 길이야!’ 하고 나 스스로를 설득하는 마음이 나를 이끌어 주었다. 내 속의 ‘나 자신’ 덕분에 나는 언제나 힘을 얻을 수 있었고, 자기 설득 기제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여기까지 흔들림 없이 달려올 수 있었다.
자기 설득 기제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고 다잡아 마침내 목표에 이르게 하는 마음의 힘이다. 삶의 중심을 자신에게 두고,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마침내 그것을 이루도록 자기 자신을 격려하고 의지를 북돋우는 일종의 정신적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기 설득 기제는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중학교 때까지 나의 학교 성적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되고 보니 내가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지금 성적으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이 들자 내 마음엔 ‘작심’이 생겼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내 마음에 강력한 자기 설득 기제가 작동한 것이다. 고등학교 1학년 가을, 나는 지금 생각해도 참 대견하게 무척 열심히 공부했다. 1학년을 마감하는 학기말 고사의 결과엔 나 자신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반에서 몇 등이 전교에서 몇 등으로 바뀐 것이었다. 공부를 해보자는 내 안의 설득은 열매 하나를 맺었고, 난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인 자아상 하나를 새로 기록하면서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다.
생방송 진행 중에는 별의별 사건이 다 일어나는데 그 긴급한 순간에 가장 필요한 것이 순간적인 판단력이다. 이때 무엇보다 마음의 평상심을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 마음이 긴장하면 정확한 판단은 물 건너 가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의 평상심을 지키게 하는 것이 바로 자기 설득이다. ‘나는 공부 잘하는 아이’라는 자아상을 심어주고 실제로 공부 잘 하는 아이로 만들어 버리는 것처럼, 나는 어떤 긴급한 순간에도 잘 처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자기 설득으로 인해 축적되고 나아가 어떠한 경우의 수에 대해서도 평상심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인간은 식욕, 성욕, 수면욕 등 여러 가지 본능적인 욕구를 지니고 있다. 본능이기 때문에 좇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러한 욕구에 대해 적정선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뜻한 바를 제대로 이루어낼 수가 없다. 이 적정선을 만들고 지키게 하는 것이 바로 ‘절제’다. 목표를 세우고서 작심삼일에 그치는 이유도 결국 보고 싶고 듣고 싶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세상의 유혹을 끊지 못하는 절제가 부족한 탓이다. 이때 자기 설득 기제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사이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자신을 인도한다.
차가운 인상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앵커로 발탁
자신이 신뢰하는 자아가 내린 결정에 따라 목표를 정하고, 목표 추진에 방해되는 요소를 절제를 통해 제거하기 때문에 성취력은 자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성취력은 끊임없이 자신을 움직이고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여성 앵커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에 내가 10년, 20년을 내다보며 끊임없이 앞길을 모색하는 것도 이러한 성취력 때문이다.

앵커 백지연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들려준 성공 비결 & 자기 설득법

자신의 인생과 커리어의 주도권을 온전히 쥐기 위해 프리랜서를 선택했다는 백지연.


성취력이 높아졌으므로, 자기 자신이 거두는 열매가 갈수록 많아질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한번 생산성에 탄력이 붙게 되면, 자신의 내부에서 신바람이 일면서 점점 더 열심히 일하게 되는 자기 강화가 불붙기 시작한다. 그로 인해 내 자신의 생산 능력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그렇다면 자기 설득 기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먼저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흔히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라’ ‘단점을 이렇게 장점화하라’는 식의 처세술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 보자.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버려라’ 내지는 ‘장점으로 먹고살고 단점은 무시해 버려라’라고.
앵커 선발을 위해 한창 오디션을 치를 무렵이었다. 첫 번째 오디션이 끝나고 두 번째 오디션이 끝난 후에도 나는 선배들로부터 같은 말을 들었다. ‘너무 차갑다’는 것. 이어 조언이 뒤따랐다. ‘옷을 부드러운 색으로 입어봐라’ ‘미소를 머금어라’ 등등. 그런데 차갑다는 말에 신경 쓰다 보니 다음 오디션을 더욱 망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차가운 인상을 감추기 위해 애쓰는 것을 포기해 버렸다. 오히려 그것을 당당함으로 발산시켜 내 자신감을 살리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었다.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9시 뉴스 앵커로 발탁되는 파격을 만들 만큼 오디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또 정신적으로 자신을 격려해줄 사람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끊임없이 자신의 마음을 훈련시켜야 한다. 미래의 모습을 밝고 긍정적으로 그리는 훈련 말이다. 이렇게 의식적인 조정을 거듭하다 보면, 결국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밝은 미래상을 그릴 수 있게 된다.
앵커 백지연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들려준 성공 비결 & 자기 설득법

9시 뉴스 앵커로서의 첫 방송. 아무리 피나는 연습과 훈련을 거듭했다 해도 생방송 직전의 떨리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나는 마음속으로 시청자가 보게 될 텔레비전 화면 속의 내 모습을 재빨리 그려 보았다. 당당하게 앞을 응시하는 눈과 차분하고 신뢰감 있게 뉴스를 전달하는 음성, 프로에게서 묻어나는 여유로운 자세… 나는 머릿속에 그린 내 모습이 되고자 노력했고 그것이 화면에 그대로 드러났다.
문제는 ‘선택’과 ‘집중’이다. 선택을 잘하고 집중할 때만이 성공이란 것은 다가온다.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이 해야 할 일인지를 알면서도 매번 하고 싶은 일 앞에 무너져서는 안 된다. ‘조금만 있다 하자’ ‘이것만 해두고 하자’는 미루는 마음이 생기면 바로 잘라버린다. 매 순간 자신을 바른쪽으로 설득하는 것, 자기 설득은 여기서도 작용한다.

재충전의 여유를 부여하는‘joy of life’는 나의 아들
몇 년 전 세상이 떠들썩한 재판을 할 때도 내 마음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의 갈등이 정말 컸다. 순간순간 나도 쉬운 길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끊임없이 연락해서 비공식적으로 사과하겠으니 재판을 취하해 달라는 해당 신문사의 요청이 있었지만 당시 내가 해야 할 일은 ‘진실’을 밝히는 것이었고 해야 할 일이 분명한 이상 순간적인 편안함과 바꿀 수는 없었다.
마음속에 목표와 열정을 갖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자기 통제력까지 갖추었다고 해도 그 ‘성공의 높이’를 뛰어넘는 것은 쉽지 않다. 몇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승리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 갖춰야 할 것은 언젠가 반드시 부딪치게 될 한계 상황을 극복할 미지의 힘, 즉 잠재력이다. 이를 위해 당신은 때로는 스스로를 극한 상황에 내몰아볼 필요도 있고, 자신을 이루어 왔던 모든 것들에게서 과감히 궤도를 수정할 줄도 알아야 하며, 자신에게 없는 그 무언가를 남으로부터 취할 필요도 있다.

앵커 백지연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들려준 성공 비결 & 자기 설득법

인터뷰 대상자가 결정되면 방송 순간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머릿속에 그린다는 백지연.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 인터뷰하는 모습.


상상도 못할 어려운 상황에서도 꿋꿋이 살아남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른바 사회지도층 운운하는 사람들이 검찰 수사를 몇 번 받은 후 곧바로 한강으로 직행해서 삶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삶의 순간순간에 예고 없이 닥쳐오는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분명 자신의 고통의 역치를 깨뜨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인생에도 완급과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 강하고 빠르게만 달려가면 목표에 도달하기도 전에 지쳐 쓰러지게 된다. 자신을 재정비하는 묵상의 시간과 재충전의 여유를 갖도록 하자. 그렇다면 어떻게 자기만을 위한 보상을 찾아야 할까? 우선 자신만의 삶의 즐거움, 즉 ‘joy of life’를 찾아야 한다. 자신을 가장 즐겁게 만드는 것이 ‘joy of life’이고 자기 보상이 되는 것이다.
현재 나의 ‘joy of life’는 ‘나의 아들’이다. 내가 현재 나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나의 삶에 더욱 충실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와 의미를 꼽으라면 나의 아이일 것이다. 나의 소망 가운데 하나는 나의 사랑하는 아들에게 힘이 되는 엄마가 되는 것이다. 난 나의 아들이 장래 어느 순간 삶의 조언이 필요할 때, 대화의 통로가 필요할 때 언제나 거기 있어주고 싶다. 그러려면 나는 아이의 조언 상대로 손색이 없는 능력 또한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다.
내가 프리랜서를 택한 이유는 내 인생과 커리어의 주도권을 내가 온전히 쥐기 위해서였고, 돌이켜보건대 난 그 전략이 주효했다고 믿는다. 나는 시사 인터뷰어로서 원래의 본업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을 나의 특화 전략으로 삼았다. 남들이 다 하는 것은 결코 특화된 무기가 될 수 없다.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거장들의 ‘집착’에는 공통점이 있다. 집착의 동기가 다름 아닌 즐거움과 호기심이었다는 점이다. 인터뷰 대상자가 결정되면 나는 방송 순간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그 사람을 머릿속에 그려보곤 한다. 즐거운 마음이니 일도 그만큼 정성을 기울이게 된다. 그런 과정이 매번 성공적인 인터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건 일일뿐이야’ 하는 생각으로 준비했을 때와는 큰 차이가 있다.

여성동아 2005년 3월 4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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