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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김규필 원장이 일러주는 ‘아이 척추 건강을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

“척추측만증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 시기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 기획·구미화 기자 ■ 글·장옥경‘자유기고가’

2004. 12. 06

최근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10명 중 1명꼴로 척추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척추가 비틀리며 휘는 척추측만증은 아이들 성장에 큰 장애를 일으킨다. 척추측만증 치료를 전문으로 해온 강남부부한의원 김규필 원장이 일러주는 척추측만증 예방법 & 치료법.

한의사 김규필 원장이 일러주는 ‘아이 척추 건강을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

하나에 하나가 더해지면 그 결과가 ‘2’라고 나타나는 질병은 진행 및 악화 정도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대응책을 세우기가 비교적 쉽다. 그러나 질병들 중에는 하나에 몇 가지가 더해졌든 그 증상이 드러나지 않다가 어느 날 상당히 악화된 뒤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척추측만증도 이런 질환 중 하나. 똑바로 서 있을 때 척추가 심하게 옆으로 틀어지는 질환인 척추측만증은 아무런 증상도 없이 척추가 휘어지기 때문에 초기에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강남부부한의원 김규필 원장(42)은 “척추측만증은 대개 10~13세 무렵에 발견돼 사춘기 동안에 증세가 집중적으로 악화되는 특징을 보이지만, 조기 발견이 어려워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증세가 상당히 진전된 상태일 때가 많다”고 말한다.
척추측만증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다년간 척추측만증 환자를 진료하며 모은 사례를 조만간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인 김 원장은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척추측만증도 조기에 발견해 체계적으로 치료하고, 관리를 잘 하면 호전될 수 있다고 말한다.
척추측만증이 성장장애뿐 아니라 학습장애와 알레르기 질환 일으켜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에서 심장내과 전공의로 근무했던 그가 척추측만증에 관심을 갖게 된 건 4년 전 한 초등학생을 진료하면서부터다.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학교에서 배가 아파 두 번이나 기절을 했다면서 한의원을 찾아왔어요. 종합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했대요. 저도 진찰을 해보니 소화기가 약하긴 하지만 기절을 할 정도는 아니었고, 뇌에도 이상이 없었어요. 다른 문제점을 찾기 위해 몸을 훑어보다 척추측만증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 학생의 부모님도 딸의 척추가 휘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척추를 바로 세울 방법을 몰라 방치했다고 하더라고요. 아이가 갑자기 쓰러지는 원인이 척추측만증일 수 있겠다 싶어 테이핑 요법으로 휘어진 척추를 바로잡는 치료를 했어요.”
한의사 김규필 원장이 일러주는 ‘아이 척추 건강을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

음양 기 조절 요법으로 기의 순환을 도모하는 모습(좌). 귀 뒤쪽에 있는, 소화기를 돕는 경혈을 치료하는 모습.


테이핑 요법과 침, 한약 등으로 두 달 동안 집중 치료하자 구부러진 척추가 정상에 가깝게 섰다. 그 후로 여학생은 배가 아프거나 기절하는 증상이 사라졌다. 또한 또래에 비해 키가 꽤 작은 편이었는데 척추가 곧게 펴진 뒤로 키도 훌쩍 자랐다. 김 원장은 이 사례를 통해 아이의 정상적인 성장 발달을 위해서는 휘어진 척추를 바로 잡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굳히고, 척추측만증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척추측만증은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어요. 흔히 낮은 책상을 쓰거나, 의자에 앉는 자세가 바르지 못할 때, 또는 무거운 책가방을 한쪽으로만 들고 다니는 경우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런 것들은 사춘기 때 척추측만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는 있지만 척추측만증을 발생시키는 근본 원인은 아니에요. 유전적인 영향도 있지만 그것 때문만도 아니고요.”
김 원장은 환경 오염이 극심해진 지역에서 뼈가 휜 물고기가 발생하는 것을 볼 때 환경 파괴가 척추측만증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한다. 또한 간에 피해를 주는 과도한 스트레스 역시 척추측만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간이 손상되면 위의 기능도 떨어지고,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위에 문제가 생기면 몸을 지탱하는 척추가 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사 김규필 원장이 일러주는 ‘아이 척추 건강을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

특수치료기를 이용해 경혈을 자극하고 있는 김규필 원장.


척추측만증이 있으면 목이 뻣뻣해지고, 머리가 자주 아프고, 다리에 통증이 있고, 등이나 어깨가 결리고, 허리나 늑간에 통증이 생길 수 있으나 대개의 경우 심각하게 생각지 않고 지나치기 쉽다. 그러다 증세가 악화되면 양쪽 어깨의 높이가 다르거나, 몸통이 한쪽으로 치우쳐 보인다. 이럴 경우 외모에 민감한 학생들은 대중목욕탕이나 수영장에 가길 꺼리는 등 콤플렉스에 시달리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머리와 신체 여러 부위에 통증을 일으켜 학생의 경우 집중력이 떨어지고, 학습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척추에 이상이 생기면 자율신경계의 작용에도 영향을 미쳐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아토피성 피부질환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할 위험도 커진다고 한다.
척추측만증은 뼈가 급속도로 자라는 사춘기에 크게 악화된다고 한다. 척추가 한 달에 3도 이상씩 휠 정도라고. 때문에 김 원장은 사춘기가 되기 전에 척추측만증을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성장기가 지난 후에 척추측만증을 치료하려면 성장기 때 치료하는 것보다 5배 이상 힘들어요. 회복 속도도 더디기 때문에 반드시 사춘기 접어들기 전에 자녀를 세심하게 살펴 척추측만증이 의심되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야 하죠. 아이를 세워놓은 상태에서 엉덩이의 갈라진 틈이 비대칭일 때, 천골(허리뼈와 꼬리뼈 사이에 있는 역삼각형의 뼈 부위)의 양쪽 상단이 수평이 아닐 때, 양쪽 엉덩이 바깥쪽의 움푹 들어간 곳 중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에 비해 두드러져 보일 때 척추측만증을 의심해볼 수 있어요. 2개의 체중계에 각각 한발씩 올려놓고 섰을 때 양쪽 체중계에 실린 무게의 차이가 커도 척추가 휜 것으로 볼 수 있고요.”
몸의 균형을 맞추는 음양 기 조절 요법과 3원색 광선 요법, 색채 테이핑 요법으로 치료
한의사 김규필 원장이 일러주는 ‘아이 척추 건강을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

왼쪽 어깨와 날개뼈가 우측에 비해 높거나(왼쪽), 누웠을 때 양쪽 발의 모습을 살펴 어느 한쪽이 안이나 밖으로 향하면 척추측만증이 의심된다.


척추측만증은 크게 구조성과 기능성으로 나누어진다. 구조성은 소아마비나 선천성 척추기형 등과 같이 척추 및 골반하지 자체의 형태적 이상으로 인해 발생되는 것을 가리킨다. 반면 기능성은 척추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다른 외부의 원인으로 인해 척추가 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척추측만증은 기능성은 분명히 아닌데 구조적인 원인을 찾을 수 없어서 ‘특발성 측만증’으로 분류된다. 초등학생 고학년에게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척추측만증이 바로 이것이다.
현대의학에서는 ‘브레이스’라는 척추측만증 교정기를 업히거나 수술하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척추측만증을 김 원장은 한의학으로 어떻게 치료할까.
“척추가 휘도록 작용한 힘을 약하게 해서 균형을 맞추고, 척추측만증의 근본 원인이 되는 병을 찾아 바로 잡으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한의학이 원래 몸의 균형을 잡는 데 능하거든요.”
김 원장은 이런 원리에 입각해서 한방 치료법으로 척추측만증에 접근한 결과, 많은 임상 사례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봤다고 한다.
“진찰 과정에서 척추측만증이라고 의심되면 모아레 검사(등 부위의 근육 및 골격 형태를 등고선 형식으로 촬영하여 척추의 정렬 상태를 검사하는 방법)를 해보고, X레이 촬영을 통해서 확진을 합니다. 그런 다음 치료를 위해 홍채 검사나 발바닥에 체중이 실리는 상태를 검사한 뒤 음양 기 조절 요법과 3원색 광선 요법, 일곱 빛깔의 색채 테이핑 요법을 시술합니다.”
홍채나 발바닥을 검사하는 것은 이들 부위를 검사하면 근육이나 장부의 약한 상태와 몸의 틀어진 정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 음양 기 조절 요법은 금, 구리, 백금을 혼합해 원추형으로 만든 2개의 특수한 추를 양 손바닥 혹은 인당(양 미간의 중심부)과 하단전(배꼽 아래 2~3cm)에 올려놓고 음기와 양기가 올바로 작용하도록 조절하는데, 몸통의 앞쪽 중심선을 따라 남자는 위에서 아래로, 여자는 아래에서 위로 기가 흐르도록 한다.

한의사 김규필 원장이 일러주는 ‘아이 척추 건강을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

빛의 3원색을 이용한 광선요법으로 척추측만증을 치료하고 있는 모습.


음양 기 조절 요법으로 치료가 잘 되도록 몸의 기틀을 잡아놓은 후엔, 끝이 침처럼 뾰족하게 생긴 색채요법 기구(침에 두려움을 갖는 아이들을 위해 침 대신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치료기구)를 이용해 경혈자리를 자극한다. 간장 경락에 문제가 있어서 척추가 틀어진 것이면 간장 경락의 혈자리를 자극하고, 비장(소화기) 경락에 문제가 생겨 일어났다면 비장의 경혈 부위를 자극하는 식으로 오장 각각에 해당하는 혈자리를 찾아 자극한다.
“그 다음에는 색채 테이핑 요법에 들어가는데 척추를 휘게 만드는 근육에 테이프를 붙여 강한 쪽은 약하게 풀고, 약한 쪽은 보강해줍니다. 휘어짐을 당한 쪽은 약한 곳이고 그 반대쪽은 강한 쪽에 해당되므로, 한방치료의 중요한 원리인 ‘보(補)’와 ‘사(瀉)’의 기법을 이용해 치료를 하는 것이지요.”
테이프의 빛깔은 청, 적, 황, 백, 흑, 초록, 보라의 일곱 가지로 구성돼 있다. 청색은 간장의 기능을 도와주고 열을 내려주는 색깔, 적색은 심장의 에너지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는 색깔이며 황색은 소화기를 돕는다. 백색은 호흡기와 대장을 보강해주는 색깔이며 흑색은 신장(콩팥)과 방광, 그리고 뼈를 보강해준다. 초록색은 마음의 평화를 유지시켜주고, 보라색은 음양을 조화시켜주는 색깔이다.
“원래 뼈는 혼자서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뼈를 붙잡고 있는 근육에 테이프를 붙임으로써 근육의 균형을 바로잡아 척추가 제자리를 찾도록 유도하는 거예요. 근육을 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색채 테이프를 시계 방향으로 붙이고, 긴장된 근육을 풀기 위해서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붙여놓죠.”
이와 함께 호흡기, 소화기, 내분비생식기, 정신신경계 등으로 허약한 원인을 분류해서 적절한 한약재를 처방해 근본 원인을 개선하면 치료효과는 높아지고 재발률은 현저하게 줄어든다고 한다.

척추측만증 환자 중 여성이 절대적으로 많아
한의사 김규필 원장이 일러주는 ‘아이 척추 건강을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

대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혈을 치료하는 모습.<br>척추측만증은 뼈를 움직이는 근육의 균형을 맞추는 것 만큼이나 호흡기·소화기 등에서 발생한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원장에 따르면 척추측만증은 여성 환자가 절대적으로 많다고 한다. 신체적으로 고관절 사이의 거리가 넓어서 걸어다닐 때 엉덩이가 잘 흔들리는데다, 요추와 골반이 유연하고 골반이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넓어서 양쪽 대퇴골이 척추에서 멀어져 있기 때문.
“척추측만증은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납니다. 특히 마른 체격일 경우 척추측만증 발생률이 월등히 높죠. 임상 사례를 보면 체격이 마르고, 성장기가 끝난 여성의 경우 치료 속도가 가장 늦습니다.”
김 원장은 이러한 임상 사례를 감안할 때 학교에서 체육을 가르칠 때 여학생과 남학생의 신체적 특성에 맞게 차별화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여학생들의 경우 투포환 던지기나 멀리뛰기, 높이뛰기,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기 등 전신을 사용하는 힘든 운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또한 엄마들이 아기를 키울 때 아기가 바닥에 엎드려서 고개를 가누거나 기어다니는 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학자들 간에 다소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어린이 성장 발달 순서를 보면 바닥에 엎어져서 고개를 가누고, 팔과 다리를 이용해 기어다니는 활동을 통해 경추와 흉추가 발달합니다. 땅을 짚고 일어나면서 허리와 골반 및 하지의 뼈와 근육이 발달을 하고요. 각 단계를 차근차근 거쳐야 뼈와 근육이 제대로 발달하는데 그렇지 않고 과정을 건너뛰면 결국 척추측만증의 원인이 됩니다.”
김 원장은 따라서 너무 일찍 흔들이 기구나 보행기를 사용하는 것은 아기의 정상적인 척추 발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테두리가 있는 아기 침대를 사용하면 아기가 기기도 전에 침대 테두리를 잡고 일어서려고 하기 때문에 허리의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쳐 훗날 척추측만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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