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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색다른 여행

기차에 몸을 싣고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 감상해요~ 서울야경관광열차

■ 기획·김유림 기자 ■ 글·조득진 ■ 사진·김형우 기자

2004. 12. 06

이제부터는 서울 시내에서도 기차여행의 낭만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지난 10월 중순부터 서울과 경기 북부를 순환하는 ‘서울야경관광열차’가 등장한 것. 서울야경관광열차는 부모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기차에 몸을 싣고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 감상해요~ 서울야경관광열차

지난 11월3일 수요일 저녁, 서울역 종합관광안내소 앞 만남의 광장에는 가족과 연인, 친구 사이로 보이는 여러 무리의 사람들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열차 출발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이 탑승한 열차는 지난 10월13일부터 매주 수·목요일에 운행하는 ‘서울야경관광열차’. 서울역~신촌~수색~능곡~일영~송추~의정부~성북~청량리~응봉~용산~서울역을 순환하는 이 열차는 한강변을 끼고 서울 외곽을 한 바퀴 도는 관광열차다.
서울야경관광열차는 지난 4월 고속철도(KTX) 도입으로 운행 횟수가 줄어든 무궁화호의 특실을 관광용으로 개조한 것으로 원목을 이용해 객차의 바닥과 인테리어를 꾸며 안락하고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준다. 열차의 가장 앞부분인 5호차와 뒷부분인 1호차에는 좀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차’가 마련되어 있다. 객실과 객실 사이에도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전망창과 입석테이블이 있다. 열차의 중간쯤에 있는 이벤트실(3호차)에서는 음악 연주와 마술 등의 공연이 펼쳐진다. 그리고 간단한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카페테리아가 이벤트실과 이어져 있다. 야간열차의 좌석은 총 1백98석으로 2호차와 4·5호차는 일반 객실이며, 1호차에는 반투명 유리칸막이로 된 별실이 3개 마련되어 있어 6명 안팎의 인원이 따로 모임을 가질 수도 있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재즈 연주, 마술쇼 펼쳐져
열차가 출발하고 얼마 안 돼 이벤트실에서 재즈 연주와 마술쇼가 펼쳐졌다. 3호차 이벤트실에서 공연이 열린다는 안내방송이 객실의 스피커를 통해 전해지자 사람들이 하나 둘씩 이벤트실로 몰려들었다. 전자 바이올린과 3인조 재즈그룹 ‘블루 캔버스’의 재즈 선율이 한데 어우러지자 사람들은 어깨를 들썩이면서 음악에 흠뻑 빠져들었다.
재즈 공연에 이어 마술쇼가 진행되었는데, 불쇼를 시작으로 카드 마술, 화려한 꽃술쇼 등이 이어지자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러대며 즐거워했다. 이벤트는 8시쯤 시작되는데, 그 전에 미리 이벤트실을 찾아 자리를 잡아야 공연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야경은 경기도 북부지역을 돌아 서울 시내로 접어들면서 제대로 볼 수 있다. 방학역 근처에 있는 중랑천변의 가로등과 아파트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을 시작으로 서울의 화려한 야경이 나타나기 때문. 열차가 청량리역을 지나 응봉역에 다다라 객실을 밝히던 형광등이 일제히 꺼지자 기차 밖의 야경이 더욱 또렷이 드러났다. 낮에는 평범했던 한강 다리가 밤이 되자 색색의 빛으로 물들어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한강의 야경을 제대로 보기 위해선 열차의 맨 뒤 칸인 1호실 전망차에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
2시간20분 남짓 이어진 기차여행은 용산역을 지나 서울역에서 끝나는데 여행을 마친 승객들의 표정은 여행 전보다 여유로워 보였다.
결혼 8주년을 맞아 친구 내외와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열차에 올랐다는 장옥례 주부(34)는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는 몰랐던 서울의 풍경들이 야간열차에서 보니까 무척 아름답게 느껴졌다”며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쉽게 기차여행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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