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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movie #tiger_in_winter

현실이 드라마, 고현정과 이진욱

EDITOR 정희순

2018. 05. 14

번갈아 위기를 겪은 배우 이진욱(37)과 고현정(47)이 나란히 공식석상에 섰다.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관객과의 대화 자리였다.

#그 남자, 이진욱 

이진욱은 재작년 성추문 사건에 휘말리며 활동을 잠정 중단했었다. 해당 사건은 ‘혐의 없음’으로 결론이 났지만, 이진욱은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그런 그가 연기 활동을 재개한 첫 작품은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호랑이가 동물원을 탈출한 날, 이유 없이 여자 친구 집에서 쫓겨난 남자 경유(이진욱)가 옛 애인 유정(고현정)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 자리에 이진욱이 나설 것인지는 많은 이들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그는 끝내 나서지 않았고, 여자 주인공인 고현정이 “아직은 두렵다고 하더라”며 이진욱의 심경을 설명했다. 

그리고 올해 초, 그는 드라마 ‘리턴’으로 복귀했다.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고현정도 여자 주인공 자격으로 함께했다. 성추문 논란 이후 첫 공식 자리였던 드라마 ‘리턴’의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그는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며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그 여자, 고현정 

하지만 드라마 ‘리턴’은 순조롭게 마무리되지 못했다. 주연 배우 고현정이 담당 PD와 몸싸움을 벌였다는 풍문이 떠돌았고, 결국 그녀는 드라마에서 중도 하차했다. 언론의 관심은 정식 개봉 예정인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에 쏟아졌다. ‘리턴’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던 이진욱과 고현정이 함께 출연해서다. 하지만 지난 4월 2일 열린 영화 시사회 현장에 고현정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이번에는 이진욱이 고현정의 빈자리를 채워야 했다. ‘리턴’ 논란 이후 첫 번째 공식석상이었기에 고현정과 관련된 질문들이 이진욱에게 쏟아졌다. 이진욱은 “고현정 선배는 배우로도, 인간으로도 배울 점이 많은 분이다”라며 “‘리턴’ 때 안타깝게도 끝까지 함께하진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많은 게 제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이 자리에 나오기 전 고현정 선배가 ‘미안하다. 감독님 옆에서 잘하고 와’라고 하셨다. 나는 미안해할 것 없다고 답했다”는 말을 전했다.




#호랑이를 만난 남자, 이진욱 

이진욱은 이 영화를 통해 “치유받았다”고 했다. 그는 “영화를 찍을 당시 개인적으로 일이 있을 때였고, 그래서인지 ‘경유’라는 캐릭터를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경유는 비참한 상황에서 어떤 대처를 하지 않고 상당히 무기력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런데 어디선가 봤던 글귀가 떠오르더라. ‘인생을 살다 보면 시련이 닥치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는 그 일이 지나가기를 얌전히 기다리라’는 글이었다.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걸 경유를 통해 느꼈다. 더군다나 영화 말미엔 경유가 자신의 상처를 극복해내지 않나. 부활한다는 의미다. 개인적으로도 이 영화는 내게 부활의 단초가 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호랑이를 만난 여자, 고현정 

언론 시사회 때 불참했던 고현정은 영화 개봉 첫날인 지난 4월 12일,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 GV(Guest Visit,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드디어 두 주연 배우가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으로 한자리에 서게 된 것이다. 고현정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밝게 웃으며 입장했지만, 행사 도중 왈칵 눈물을 쏟기도 했다.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시절부터 팬이었다고 밝힌 한 남성이 “올해 구설수가 많지 않았나. 그런데 우리 동네 모든 사람들이 누나(고현정)가 잘해준 것을 안다. 힘내시라. 여기 많은 팬들이 있다고 말씀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고현정은 “일련의 일을 겪고 나서 반성을 많이 해야겠다고 느꼈다. 오해도 오해지만 어떻게 없는 일이 있는 일처럼 일어나지, 싶었고 ‘왜 넌 또 가만히 있느냐’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말숙이 시절을 기억해주시는 팬을 만나다니, 내가 잘 살아야 할 이유 중 하나다. 그게 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남자 주인공 ‘경유’처럼, 혹은 현실의 배우 이진욱처럼 고현정은 언제쯤이면 호랑이를 똑똑히 마주할 수 있을까. 어쩌면 고현정은 동물원을 탈출한 호랑이를 자신으로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 무브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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