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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living

요리를 못하는 건 명품 칼과 도마 탓!

EDITOR 한여진

2018. 05. 10

요리를 잘하려면 칼과 도마가 좋아야 한다. 그래서 에디터는 독일산 도마와 미국산 칼을 샀다.

프로 살림러 한여진 기자의 팩트 체크


살림보다 살림살이를 좋아하는 4년 차 주부. 명품 가방에는 무관심이지만 리빙템은 밤새도록 공부하고 비교·검색해 공들여 쇼핑할 정도로 애정하고 또 애정한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을 쇼핑 가치관으로 삼고 있다.

연장이 좋아야 일이 쉽고 재미있다는 말, 맞습니다. 좋은 펜이 있으면 글도 잘 써지고, 성능 좋은 카메라가 있으면 훌륭한 사진을 찍을 수 있죠. 요리할 때는 도마와 칼이 중요합니다. 도마는 위생과 직결되기 때문에 더 깐깐하게 선택해야 하죠. 

도마는 나무, 유리, 플라스틱, 아크릴, 실리콘 등 소재가 참 다양해요. 제가 처음 구입한 도마는 SNS에서 인기 있던 어여쁜 나무 도마였습니다. 대나무, 소나무, 캄포나무, 편백나무 등 다양한 나무 종류 중 저는 이탈리아 올리브나무 도마를 구입했어요. 올리브나무 도마는 예쁘지만 실용적이지 못했어요. 칼집이 남아 그 사이에 식재료가 끼고, 뜨거운 물로 살균할 수 없어 관리하기도 힘들었답니다. 유리 도마도 사용해봤는데, 칼끝이 밀려 칼질하고 나면 손목이 아프더라고요. 지금 사용하고 있는 도마는 독일 브랜드 실리트 도마입니다. 아이가 이유식을 시작할 무렵 구입한 실리트 도마는 폴리프로필렌 소재로 열탕 소독이 가능한 점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음식물 색이 잘 배지 않고 칼집이 잘 나지 않으며, 실리콘 처리돼 쉽게 밀리지 않는다는 말에도 혹했지요. 대중소 사이즈가 있고 양면을 사용할 수 있어, 육류 · 생선 · 채소 · 김치 · 이유식 등으로 나눠 전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요. 사용한 지 1년 정도 되었는데, 실리트 도마에 주는 제 점수는 80점입니다. 

잘 밀리지 않고, 적당한 탄성 덕분에 식재료를 많이 썰어도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아요. 하지만 김치를 자르면 붉은 물이 남고, 칼집도 좀 생기더라고요. 

도마와 짝꿍인 칼은 미국 브랜드 컷코의 식칼, 트리머를 사용 중입니다. 컷코 칼은 왼손잡이나 오른손잡이, 손이 작거나 크거나 누가 사용해도 그립감이 좋으며 절삭력이 좋기로 유명하죠. 아이가 이유식을 시작할 무렵, ‘컷코 칼이 있으면 이연복 셰프처럼 재료를 순식간에 다질 수 있겠다’는 꿈을 갖고 구입했답니다. 하지만 칼질에 서툰 제가 사용하기에는 칼날이 너무 예리해 몇 번이나 칼날에 손을 베었어요. 특히 식재료를 다듬을 때 사용하는 트리머는 톱니 같은 더블-디날 구조로 조금만 스쳐도 손가락에 스크래치가 생긴답니다. 특수한 구조라 칼날을 집에서 직접 갈 수 없는 것도 단점이고요. 



명품이라고 모두에게 명품은 아닌 듯합니다. 입었을 때 편하게 잘 맞는 옷을 자주 입게 되듯이 주방용품도 나에게 맞는 것이 명품이죠. 특히 안전과 연결되는 칼은 내 손에 잘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명품 칼과 도마는 제가 요리를 못하는 이유랍니다.

디자인 박경옥 일러스트 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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