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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영래 기자의 연예파일

홍보 대사 직함 없으면 스타 대접도 못 받는다!

■ 글·이영래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3. 08. 01

최근 유명 연예인들의 프로필을 들여다보면 색다른 이력들이 하나씩 기재되어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홍보대사’라는 직함을 갖고 있는 것. 시민운동의 대중화를 위해 각 시민단체들이 ‘연예인 모시기’에 나선 데다 연예인들이 자신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런 제의를 수용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과연 유명 연예인들은 각각 어떤 홍보대사직을 맡고 있을까?

홍보 대사 직함 없으면 스타 대접도 못 받는다!

시민단체 등이 연예인을 앞세운 홍보 전략을 펼치면서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 바로 ‘홍보대사’다. 연예인 한명만 동원할 수 있다면 그 이상의 홍보는 필요없다. 저절로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연예인 입장에서도 홍보대사를 맡는 게 귀찮거나 싫은 일만은 아니다. 일단 의미 있는 일에 앞장설 수 있어 좋고, 자신의 이미지 연출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명 연예인들은 각각 어떤 단체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을까? 먼저 ‘대사’라는 말 그대로 활발한 국제 교류를 위해 활동하는 연예인들이 있다. 자신의 히트곡 ‘킬리만자로의 표범’으로 아프리카 탄자니아 홍보대사로 위촉돼 명예훈장을 받은 조용필을 필두로, 오연수·손지창 부부는 캐나다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탤런트 장서희는 앙드레 김의 추천으로 프랑스 우정대사로 발탁됐고, 장나라는 스위스 홍보대사로 임명돼 스위스 관광명소를 돌며 관광책자용 사진을 찍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영국은 박주미, 멕시코는 뮤지컬 배우 최정원, 칠레는 개그맨 전유성, 모로코는 정보석, 독일은 고두심, 네덜란드는 홍은희·유준상 부부, 뉴질랜드는 채시라·김태우 부부, 스코틀랜드는 송윤아가 각각 홍보대사직을 맡고 있다.
개인사적인 이유로 시민단체의 홍보대사를 맡게 된 연예인도 있다. 혼혈 아동을 돕는 펄벅재단 홍보대사인 가수 쏘냐는 그 자신이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 출생 직후 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가고 어머니마저 중 1때 사망해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 쏘냐는 펄벅재단을 가족삼아 성장했다.
홍보 대사 직함 없으면 스타 대접도 못 받는다!

윤도현밴드는 ‘한국 여성의 전화’ 인권홍보대사를 맡아 활발한 활동을 다짐했다.


개그우먼 김미화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의 호주제 폐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는 실제 그가 호주제의 폐해를 절감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는 “사실혼 관계인 부모님 사이에서 출생,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 성을 따랐다. 초등학생 때 아버지 없는 아이라는 놀림을 받고 한동안 방황했다”며 불운한 가족사를 고백, 화제를 낳기도 했다. 그런 개인적인 고통 때문에 누구보다 ‘호주제 폐지’의 취지에 공감하고 앞장서게 됐던 것.
또 가수 조성모는 최근 대한암학회로부터 ‘암희망 공식 홍보대사’로 위촉됐는데, 조성모의 어머니는 지난 2000년 3월 췌장암 초기 판정을 받은 후 지금까지 항암치료를 받으며 투병중이다.
그런가 하면 특정 이미지가 무척 강해서 홍보대사로 임명되는 경우도 많다. ‘화목한 부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커플이 바로 최수종·하희라 부부다. 이 부부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복지재단이 함께 펼치는 ‘잃어버린 가족찾기 캠페인’ 명예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이 캠페인은 미아, 이산가족, 해외 입양아 등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 만나게 해주는 운동으로, 이 부부는 “많은 가족들이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고, 미아 발생을 예방하는 일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이 캠페인에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노래는 사회 현실에 닿아 있어야 한다”며 촛불시위, 반전운동 등에 앞장서온 윤도현밴드는 최근 ‘한국여성의 전화’ 인권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또 역시 촛불시위 현장에서 국민 동참을 외쳤던, 영화 ‘꽃잎’의 배우이자 테크노 여전사 이정현은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의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이외에도 큰 연관성은 없지만 국제적인 인지도나 깨끗한 이미지 등을 고려, 홍보대사로 임명된 사례도 많다. 서울시의 민간 홍보대사가 바로 전형적인 예. 서울시는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소프라노 가수 조수미, 보아, 안성기, 최불암 등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또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백혈병 어린이 및 소년소녀가장돕기 명예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카드의 모델로 활동한 히딩크 감독은 국내 에이전트를 통해 이 캠페인의 취지를 전해 듣고 동참의사를 밝혀 최근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몇몇 연예인들은 홍보대사에 위촉된 뒤 일회성 행사에 참여해 기념사진을 찍는 것만으로 홍보대사 역할을 끝내버리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홍보대사’를 맡는 것이 아니라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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