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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branksome_hall_asia #interview

이공계 여성 리더 키우는 브랭섬홀 아시아의 융합 교육

editor 김명희 기자

2018. 02. 28

다양한 분야가 하나로, 빠르게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새로운 것을 만들고 조합할 수 있는 창의력과 통찰력을 지닌 사람이다. 탐구 중심의 수업과 소통, 협업을 강조하는 브랭섬홀 아시아의 교육에 그 답이 있다.

2월 첫째 주, 제주도에 위치한 국제 사립 여학교 브랭섬홀 아시아를 찾았을 때 10학년 학생들은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라는 주제로 과학과 디자인 테크놀로지를 융합한 수업을 받고 있었다. 지구 온난화가 왜 발생하는지, 자신과 주변의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뿐 아니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등을 폭넓게 공부하는 시간이었다. 수업은 ‘탄소 배출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막아야 한다’는 교과서적 지식을 넘어, 새와 물고기의 움직임에서 힌트를 얻어 연료 효율을 높이는 비행기나 배를 만드는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넓고 깊이 있게 진행됐다. 지구과학, 생물학, 디자인 테크놀로지 등 다양한 과목의 교사들이 함께 수업에 참여해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통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브랭섬홀 아시아는 이처럼 차별화된 교육으로 여학생들이 남학생에 비해 수학, 과학 등 이공계 과목에 취약하다는 편견을 깨트리고 여학생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이 학교만의 특화된 STEM-V 교육이다. STEM-V는 Science(과학), Technology(테크놀로지), Engineering(공학), Mathematics(수학), Visual Arts(시각예술)의 약자로 과목 간 연계 수업을 의미한다. 브랭섬홀 아시아 STEM-V 교육 방식의 핵심은 탐구 중심 수업으로 학습자의 흥미와 문제 해결 능력을 높임으로써 미래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다. 또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인 이슈를 수업에 끌어들여 사고력을 확장하고 주변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한다. 이곳 학생들이 사물 및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탐구하며 배우는 과정을 즐겁게 느끼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브랭섬홀 아시아는 캠퍼스 자체가 융합 교육에 최적화하도록 설계됐다. 실험실, 싱크 탱크(Think Tank) 공간 및 생태 정원과 연결된 세미나실 등을 갖춘 STEM-V센터에서 학생들은 3D 입체 프린터를 비롯한 첨단 기기들을 이용해 이공계 수업과 실험을 하고, 제품 디자인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교실 곳곳에 놓인 식물이며 흙과 암석 표본, 학생들이 제작한 로봇 등을 보면 이곳에서 일상적으로 실험과 실습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곳 학생들은 텍스트를 넘어 이렇게 직접 과학을 체험하며 막연히 어렵게만 느꼈던 이공계 분야에 재능을 발견하고 미래 인재로서의 가능성을 키워간다.

지식보다 경험, 경쟁보다 팀워크

2016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견학을 간 브랭섬홀 아시아 학생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8명을 배출한 이 연구소는 ‘힉스 입자’를 발견한 곳으로 유명하다.

2016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견학을 간 브랭섬홀 아시아 학생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8명을 배출한 이 연구소는 ‘힉스 입자’를 발견한 곳으로 유명하다.

브랭섬홀 아시아의 교육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소통과 팀워크다. 그 좋은 예가 디자인 테크놀로지 수업이다. 디자인 테크놀로지 수업에서 입체 도안을 만들 때 필요한 3D 모델링 소프트웨어 설계법을 배운 10학년 학생들은 학습한 내용에 대한 자신감이 커지자 6~9학년 후배들을 대상으로 이를 가르치는 재능 기부를 시작했다. 학생들 스스로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지식과 기술의 공유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학교 에이든 하몬드 교사는 “디자인은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문제의식과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지닌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이를 육성함으로써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하는 소통과 협업은 디자인뿐 아니라 사회 모든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자질이다. 

이러한 학교 분위기 덕분에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다른 학교에 다니다가 브랭섬홀 아시아로 전학 온 후 이공계나 디자인 분야에서 재능을 발견한 학생들도 많다. 브랭섬홀 아시아의 이공계 교육 성과는 대학 진학 결과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졸업생 대다수가 미국의 아이비리그에 해당하는 예일대, 펜실베이니아대, 코넬대와 영국의 케임브리지대, 런던 정경대, 건축 분야의 명문으로 꼽히는 미국 프랫대, 홍콩 과기대 등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대학에 진학했으며 생화학과, 바이오 메디컬 학과 등 여성 진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분야에도 많은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지원해 진학에 성공하고 있다.



생물 교사 제니퍼 요한슨
“교실과 이어지는 생태 정원이 이곳에 주어진 가장 큰 혜택이에요”

브랭섬홀 아시아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목 중 하나는 생물이다. 이곳 학생들이 생물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의대를 비롯한 관련 대학 진학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신체와 관계된 지식을 배우고 주변 환경의 변화가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공부할 수 있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제니퍼 요한슨 교사가 가르치는 ESS
(Environmental Systems & Societies, 환경사회학)는 과학과 사회를 연계한 융합 과목으로, 인간과 환경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우리가 직면한 환경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탐구한다. 개념과 이론 중심 수업을 어려워하는 학생들도 실생활과 연결 지어 공부하다 보면 흥미를 느끼고 훨씬 더 깊이 있는 지식을 획득하게 된다. ESS 수업을 계기로 생물, 화학 등으로 구체적인 전공을 찾아나가는 학생들도 많다.

학생들이 생물 과목을 좋아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여학생들이 기피하는 과목 중 하나 아닌가요. 

생물을 싫어하는 학생이 있다면 왜 그런지 오히려 궁금한걸요(웃음)? 왜 공부해야 하는지 동기부여가 잘되지 않아서일 거예요. 배운 내용을 자신에게 적용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생물이야말로 정말 유용한 과목이에요. 그리고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과학을 싫어한다거나 이공 계열 진학에 취약하다는 건 편견입니다. 여학생들에게 공간적 사고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면 충분히 과학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어요. 이공계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지고요. 

시설과 인프라 부분에서 브랭섬홀 아시아가 다른 학교와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브랭섬홀 아시아의 캠퍼스 자체가 실험과 체험 교육에 최적화돼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에요. 학생들은 최첨단 실험 장비와 3D 프린터 등을 갖춘 STEM-V센터에서 언제든 자유롭게 실험을 할 수 있죠. 그리고 교실과 생태 정원이 연결돼 있어 생물 수업을 하다가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자연을 관찰하며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요. 채광이 잘되고, 빗물을 저장해 조경수로 재활용하도록 한 점도 교육적으로 가치가 높죠. 햇빛과 물의 흐름, 날씨와 토양 등 이런 모든 것이 브랭섬홀 아시아에선 교육의 요소가 됩니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국제 공통 교육과정) 커리큘럼의 과학이 다른 교육과정에 비해 난이도가 조금 높다는 의견도 있어요. 일반 학교를 다니다 전학 온 학생들이 IB 과학 수업에 잘 적응하나요. 

다른 교육과정에서는 생물을 암기 과목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실험을 한다고 해도 이미 가설과 답이 나와 있는 것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IB 교육에선 실험도 학습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설을 세워서 진행해요. 학생들에게 중요한 건 암기력이나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걸 그대로 따라 하는 게 아니라 미래를 더 가치 있게 가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니까요. 처음 브랭섬홀 아시아로 전학 온 학생들은 적응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지만 금방 새로운 수업 방식에 흥미를 갖고 적응하게 된답니다.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던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배우고 느낀 것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감동적이기까지 해요.

로보틱스 수업 이끄는 마이클 포리에르 교사
“브랭섬홀 아시아 학생들은 과학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브랭섬홀 아시아에는 ‘해녀’라는 이름의 로봇이 있다. 얼마 전 중·고등학생 대상 로봇 경진대회 ‘FIRST Tech Challenge(FTC)’에 학교를 대표해 참가한, 이 로봇을 만든 주인공은 로보틱스 케이스 수업을 함께 듣는 학생들이다. 케이스(CASE)는 Creativity, Action, Service & Enrichment의 약자로, 창의력 증진과 신체 발달, 봉사 활동 및 자기 계발을 위한 특별활동을 의미한다. 올해 FTC에 참가한 28개 팀 중 전원이 여학생으로 구성된 학교는 브랭섬홀 아시아가 유일했다. 물리학을 가르치는 마이클 포리에르 선생님이 이끄는 로보틱스 케이스 수업에는 12학년 변지민, 박재인을 비롯한 15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해녀는 어떤 로봇인가요. 

블록을 쌓는 로봇이에요. 3년 전 팀을 구성했을 땐 빵을 배달한다든가, 비누 거품을 생성하는 정도의 간단한 로봇을 만들다가 학생들의 실력이 점차 쌓이면서 로봇의 성능도 점점 진화하고 있답니다. 

로보틱스 수업은 어떤 학생들이 듣나요. 

대부분 공학이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아 그쪽 분야를 전공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죠. 그렇지만 과학을 좋아하지 않아도 로봇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있어요. 그런 친구들은 PR팀에 소속돼 팀의 로고를 디자인한다거나, 홍보 영상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면서 로봇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고 있어요. 

일반적으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이공계 과목을 더 잘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여학생들이 물리나 과학을 어려워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가장 큰 원인은 막연한 두려움이죠. ‘나는 과학을 못해’라고 생각하던 여학생들도 재미를 느끼면 공부 시간이 늘고 성적이 오르거든요. 3년 전 제가 브랭섬홀 아시아에 처음 왔을 때 12학년 물리 수업을 듣는 학생이 2명이었는데 다음 해에는 4명, 그다음 해에는 9명으로 늘었어요. 그 학생들 대부분이 물리에 흥미와 재능을 발견하고 순수물리, 기계공학, 항공우주공학 등의 전공을 택해 대학에 진학했죠. 

물리를 선택하는 학생이 꾸준히 증가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곳 학생들은 저학년 때부터 탐구 중심 수업을 해왔기 때문에 과학을 어려워하지 않아요. 또한 브랭섬홀 아시아 졸업생들이 후배들의 좋은 롤 모델이 되고 있어요.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진로를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쌓이고 있거든요. 실제로 졸업생들이 직접 후배들을 만나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요.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 기반 기술이 되는 물리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물리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요. 

AI나 스마트 테크놀로지는 물리학, 생물학, 디자인 테크놀로지 등 다양한 분야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요. 따라서 물리학의 기초를 탄탄히 공부하되, 유연하고 통합적인 사고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브랭섬홀 아시아의 융합 교육이 그런 점에서 학생들에게 좋은 자원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박재인 학생_12학년
“서로 도울수록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요”

박재인 양은 미국 공립학교를 다니다가 지난해 브랭섬홀 아시아로 전학을 왔다. 다른 사람들 앞에 서는 걸 두려워하는 학생이었지만 브랭섬홀 아시아 친구들의 격려와 응원으로 지금은 이를 극복했다. 심층 논문을 작성하면서 생물학에 흥미를 느끼게 된 점, 지식론 수업을 통해 지식의 철학적 배경까지 공부할 수 있었던 점도 이곳에서 얻은 큰 수확이라고 말한다. 

로보틱스 케이스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IB DP 과정(11~12학년, 한국 학교의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과학을 2과목까지 들을 수 있는데, 저는 생물과 화학을 선택했지만 물리도 공부하고 싶어서 고민하다가 시니어스쿨 교장 선생님의 추천으로 로보틱스 수업을 듣게 됐어요. 로보틱스 수업을 듣는 친구들은 모두 그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어요. 물리에 문외한인 제가 처음부터 엔지니어링이나 프로그래밍에 뛰어들면 친구들에게 민폐가 될 것 같아 지금은 PR팀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친구들과 선생님이 하는 걸 어깨너머로 배우고 있죠. 

구체적인 진로 로드맵은 어떻게 정했나요. 

대학에서 화학이나 생화학을 공부한 후 의대 대학원에 진학해 생명공학을 공부하고 싶어요. 생물을 공부하다 보면 그 바탕에는 거의 화학이 있어요. 2개 과목이 퍼즐처럼 연결돼 있어 그 조각을 맞춰가는 게 재미있거든요(박재인 학생은 이미 영국과 미국의 명문대로부터 입학 제안을 받고 최종 합격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진로 설계를 구체적으로 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 특별한 동기부여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어릴 때부터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메이크어위시 재단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환우들을 만나고 그들이 앓고 있는 병에 대해 공부하면서 생명공학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리고 IB 교육에선 개념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굉장히 자세하게 다뤄요. 그래서 지식을 받아들일 때 쉽고 재미있을 뿐 아니라 진로를 설계하는 데도 도움이 많이 돼요. IB DP 과정에서는 학생 스스로 주제를 정해 4천 단어 분량의 심층 논문을 써야 하는데 저는 ‘밤낮의 변화가 물고기 기억력 지속 시간에 미치는 영향’으로 정하고 그에 관한 실험을 하면서 제가 생화학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브랭섬홀 아시아에 와서 자신이 발전했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지금 학생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거요(웃음). 제가 사람들 앞에서 말할 때 컨트롤이 안 돼서 매번 울었거든요. 지금은 그런 상황에 익숙해지고, 선생님들과 친구들로부터 지지를 받는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생겨서 그 문제를 극복했어요. 저희 학생회 슬로건이 ‘I shine when you shine(네가 빛날 때 나도 빛난다)’이에요. 저희들은 소통이 잘되고 팀워크가 좋을수록, 그리고 서로 도울수록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변지민 학생_12학년
“원하는 만큼 깊이 있게 파고들 수 있어서 공부가 재미있어요”

변지민 양은 2012년 브랭섬홀 아시아가 개교할 때부터 다닌 이 학교의 ‘살아 있는 역사’다. 로보틱스 케이스 수업의 원년 멤버로, 마이클 교사와 함께 팀의 성장을 이끌어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변지민 학생이 브랭섬홀 아시아에서 이룬 가장 큰 성취는 배움의 즐거움을 알고 평생 학습자로서의 기초를 다진 것이다. 이미 미국 유명 공대에서 입학 제안을 받은 변지민 학생은 물리학이나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해 인류를 위한 과학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브랭섬홀 아시아에 입학한 계기가 궁금해요. 

초등학교 5학년 때 과학 쪽으로 진로를 정했어요. 한국 학교에선 과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려면 과학고에 진학해야 하는데, 5학년 때 시작하면 조금 늦은 감이 있거든요. 그래서 브랭섬홀 아시아를 선택했죠. 이곳에선 절대평가로 성적을 내기 때문에 친구들과 불필요한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고 제가 공부한 만큼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별로 없어요. 

로보틱스 케이스 수업 원년 멤버라고 알고 있어요. 

마이클 선생님이 로보틱스 수업을 개설할 건데 함께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하셔서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엔 머핀을 배달하는 작은 로봇을 만들었고, 그다음엔 그림 그리는 로봇을 만들어서 주니어 스쿨 후배들에게 보여줬는데 굉장히 재미있어하더라고요(웃음). 처음 시작할 땐 저희 대부분 로봇에 대한 기초 지식이 거의 없다시피 했어요. 하지만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는 파트별로 손발을 척척 맞추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어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요.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아직 확실하게 정하지 못했어요. 원래 순수물리를 공부하고 싶었는데, 10학년 때 스위스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물리학 연구소인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견학을 다녀오면서 컴퓨터 공학에도 관심을 갖게 됐어요. 물리를 연구하는 장비가 정교해지면서 데이터 분석이 중요해지다 보니 컴퓨터 공학자들이 물리학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거든요. 요즘에는 암호학에도 관심이 생겼고요.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은데, 어떤 것들이 동기 부여가 됐나요. 

IB DP 과정에서는 6과목을 선택해 자기가 원하는 만큼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어요. 컴퓨터 사이언스의 경우 컴퓨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부터 네트워크,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공부할 수 있죠.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다가 자기에게 맞는 부분을 발견해 더 깊이 공부하고, 관련 대학과 전공을 찾다 보면 자연스럽게 진로를 설계하는 일이 재미있어져요.

여성 리더십 포럼 : 교사, 학생, 학부모와의 만남

브랭섬홀 아시아에서의 배움의 여정에 대하여 학생과 교사진에게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오찬 행사에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행사 예약 및 참석 시 해당코드(WD_1803)를 제시하시면 소정의 선물을 드립니다). 

일시 2018년 4월 7일(토) 오전 11시
장소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1층 리젠시룸
예약 www.branksome.asia

photographer 조영철 기자 designer 최정미
사진제공 브랭섬홀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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