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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editor’s_pick

‘유행’이라 샀어요

editor 안미은·최은초롱·정희순·김지영·김명희·한여진 기자

2018. 01. 25

매달 업데이트된 신상 리스트를 본다. 항간에 떠도는 신제품 후기에 귀를 쫑긋 세운다. 나만 빼고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가지고 있는 것만 같다. 유행이라는 이유로 ‘눈을 질끈 감고’ 지갑을 열어버린 에디터들의 아이템을 공개한다.

1 런웨이 싹쓸이 삭 부츠

패션 담당 에디터가 하는 일은 이렇다.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트렌드를 선별해 보기 좋게 가공한 다음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 업계에서 3~4년 정도 일하다 보면 변덕이 죽 끓듯 하는 패션계의 생태계를 완전히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웬만해선 지갑을 열지 않는 굳은 심지와 스크루지 면모를 갖추게 된다. 그달 유행 아이템에 대해서는 “어머 이건 꼭 사야 해”가 아닌 “어머 이건 꼭 촬영해야 해” 하는 반사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에디터의 소장 욕구를 치솟게 한 아이템이 있다. 바로 양말과 부츠를 접목한 삭 부츠(Sock Boots)다. 펜디, 페라가모, 구찌, 발렌시아가 등 내로라하는 패션 하우스에서는 이미 지난 F/W 시즌부터 삭 부츠를 점찍어뒀었다. 이번 S/S 시즌에는 디자인과 소재 면에서 더욱 다채로운 변주가 예상된다. 삭 부츠가 스트리트를 싹쓸이할 날을 기다리며, 에디터의 안목으로 고른 아이템은 펜디의 스포티한 삭 부츠. 스트레치한 니트 소재에 발목에 두른 핑크 스트라이프 트리밍이 크롭트 데님 팬츠와 한 쌍처럼 어울린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 

삭 부츠는 어떻게 세탁해야 할까? 일단 질러보고 함께 고민해보자. 


editor 안미은 기자

2 뷰티 에디터의 물욕 아이템

3백65일 화장품에 싸여 살지만 핫하다는 제품을 보면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다. 소장각 뷰티템만 보면 일단 모아야 직성이 풀리는 나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가장 최근 쇼핑템은 바로 나스의 ‘파이널 컷 컬렉션’ 블러셔. 매장에서 원할 때 언제나 살 수 있는 그저 그런 블러셔가 아니다. 파이널 컷 컬렉션은 2014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되어 품절 대란을 일으킨 화제의 주인공으로, 이후 고객들의 꾸준한 재론칭 요청에 의해 2018년 1년간 아시아 독점으로 다시 컴백했다. 블러셔도, 립 펜슬도 깔별로 다 소장 하고 싶은데 당장 백화점에 나갈 시간이 없어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하니 모두 솔드 아웃. 

일단 어찌어찌 어렵게 블러셔 하나만 구했다. 인스타그램에 끊임없이 올라오는 뷰티 마니아들의 발색 샷과 후기를 보면서 “곱다”를 무한 반복하는 중. 마감 끝나면 나머지 컬러도 장만하려고 한다. 



editor 최은초롱 기자

3 ‘여성동아’에 분 생로랑 바람

지난 연말, 유럽 여행을 앞두고 쇼핑을 계획했다. 유럽은 다양한 명품 브랜드를 ‘득템’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니까. 또래 친구들이 속속 결혼 소식을 전해오는 터라, 무엇보다 결혼식 룩의 대미를 장식할 클러치백을 사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선배 에디터의 생로랑 클러치백을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다. 얼마 후엔 또 다른 선배의 생로랑 체인 백이 눈에 들어왔다. 명품 브랜드에 유행이라는 게 있겠냐마는, 아직 생로랑 가방이 없던 나는 마치 유행에 뒤처진 것 같은 상실감이 들었다. 절제된 느낌의 블랙 레더에 도도하게 박힌 브랜드 로고. 나를 세련미 넘치는 도시 여자로 만들어줄 주인공은 오로지 생로랑뿐이었다. 이런 게 사랑인 걸까. 분명 선배들이 생로랑 가방만 드는 건 아닌데도 내 눈엔 계속 생로랑만 보였다. 결국, 난 지난 연말 나를 위한 선물로 생로랑 클러치백을 구매했다. 유행 따라 산 아이템이지만, 생로랑 클러치백이 나에게 준 만족감은 쭉 이어질 거라 믿는다. 적어도 결혼식 시즌이 도래하는 5월까지는. 

editor 정희순

4 가성비의 끝판왕, 화이트 롱패딩

유행이라 산 건 아니다. 겨울이면 북극곰처럼 동면에 들고 싶을 만큼 추위를 많이 타기에 포근한 외투가 절실하던 차, 지인의 귀띔으로 할인 행사가 끝나기 직전 운 좋게 ‘요놈’을 득템했다. 올해 평창 올림픽 아우터로 알려지며 가장 핫한 아이템으로 떠오른 ‘화이트 롱패딩’ 말이다. 유행에 둔감하고 차분한 성격도 아닌 기자가 스위스 융프라우의 만년설처럼 새하얀 롱패딩을 입고 나타나자 선배들부터 후배들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화이트는 동이 났던데 어떻게 샀어?” “희어서 환하네. 근데 때 타기 쉬우니 조심해야겠다!” “너무 귀여워요!” “정말 따뜻해요?” 등등. 구입 경위는 앞서 설명했으니 생략하고 나머지 궁금증에 대한 답부터 말하자면, 정말 따뜻하다. 가볍다. 앉으면 푹신하다. 패딩 안을 채운 오리 솜털의 위력이다. 때가 생각보다 잘 타지 않는 것도 놀랍다. 커피를 그 위에 흘렸는데 방수 처리가 잘돼 물티슈로도 쉽게 지워졌다. 손목 주변이 더러워졌거나 음식물을 흘렸을 때도 식기 세제를 물에 희석해 문지르는 것만으로도 원상 복귀가 가능했다. 또 누구나 입기만 하면 흰 곰돌이로 만들어준다. 평소 엄마의 패션 스타일에 불만이 많던 아들 녀석도 이번만큼은 “괜찮네!” 하고 넘어갔을 정도다. 아무튼 화이트 롱패딩 덕에 푸근하고 흐뭇한 겨울을 나는 중이다. 

editor 김지영 기자

5 인테리어의 꽃, 헤이 다이닝 체어

2017년 전 세계를 휩쓸었던 휘게 열풍이 에디터의 집에도 불었다. 휘게 스타일에 대해 기사를 쓰다가 아르네 야콥센이나 핀 율 같은 디자이너 가구, 폴 헤닝센과 구비 조명, 가구 브랜드 헤이 등에 매료된 에디터가 가성비를 따지고 따져서 선택한 아이템은 헤이의 J110 다이닝 체어. 높은 등받이와 팔걸이가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모습에 한눈에 반해 지인 찬스를 써서 선물로 받아냈다. 폴 볼터가 디자인한 J110 다이닝 체어는 너도밤나무 소재로 오래 앉아있어도 라운지 체어처럼 편하며, 좌판이 넓어 양반다리로 앉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심플하면서 임팩트 있는 디자인이 인테리어에 힘을 더해 볼 때마다 만족스럽다. 덴마크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고 했던가. 나는 헤이의 J110 다이닝 체어에 앉을 때마다 참으로 행복하다. 

editor 한여진 기자

6 마법의 가면, LG 프라엘

귀가 아주 두꺼운 에디터는 좀처럼 입소문이라는 것에 현혹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지난달 ‘여성동아’에 소개된 LG 프라엘 더마 LED 마스크를 장만한 이유는, 칙칙해지는 피부를 더 이상 방치하는 건 나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서였다. 

LED 광원으로 탄력 있고 화사한 피부를 만드는 게 가능한지에 대한 확신은 없었지만 써보고 아니다 싶으면 중고@@에 내놓을 생각이었다. 구입 첫날 밤 거실에서 마스크를 쓰고 케어를 하고 있는데 일찍 잠들었다 깬 남편이 나오더니 ‘허걱’ 하고 뒤로 한발 물러섰다. 빨간 마스크를 쓴 아이언맨이 캄캄한 거실에 떡하니 앉아 있는 풍경이라니. 잠결에 헛것을 봤나 싶었을 거다. 

생각보다 사용법은 간단했다. 9분이라는 시간이 짧지는 않지만 3분 간격으로 음성 알람을 주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처음 케어를 받은 후 피부가 조금 쫀쫀해진 것 같다는 느낌 외에 큰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다음 날 우연인지 주변 사람들로부터 “피부톤이 환해졌다” “아침에 목욕탕 다녀온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이 쏟아졌고 거울을 보니 그런가 싶기도 했다. 사용 일주일 차, 마스크를 꾸준히 쓰면 피부 미인으로 거듭날지 모른다는 희망이 샘솟고 있다. 문제는 1일 1회만 사용하라는데 자꾸 두 번 세 번 사용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는 거다. 젊어지는 샘을 만난 노인이 이런 기분이 아니었을까? 

editor 김명희 기자

designer 이지은
사진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사진제공 네타포르테 나스 LG전자 이노메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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