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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rising_star #interview

2018년의 배우 우도환

여성동아 에디터들과 독자들이 추천한

editor 김지영 기자

2018. 01. 25

6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 지난해 드라마 ‘구해줘’와 ‘매드독’에서 연달아 주연을 맡아 스타 반열에 오른 우도환 얘기다. 여성동아 에디터들과 독자들이 요즘 가장 만나고 싶은 배우로 꼽은 우도환 ‘입덕’ 인터뷰.

“상이 무겁네요. 이 무게는 앞으로 제가 짊어져야 할 책임감인 것 같습니다. 저를 누구보다 사랑해주시는 부모님과 동생, 소속사 키이스트 식구들, 좋은 작품을 만들자는 목표로 100일 이상을 동고동락한 제작진, 스태프들에게 정말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사람 냄새 가득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배우 우도환(26)이 ‘2017 KBS 연기대상’에서 밝힌 신인상 수상 소감이다. 그는 지난해 KBS 드라마 ‘매드독’에서 형의 억울한 누명을 풀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박사’ 김민준 역으로 열연했다. 지난달 ‘여성동아’가 진행한 ‘블라인드 토크’에서  에디터들과 스페셜리스트들이 ‘요즘 뜨는 스타’로 첫손에 꼽은 배우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OCN 드라마 ‘구해줘’에 출연하며 얼굴과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연기 경력은 올해로 8년째다. 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과를 졸업하고 2011년 MBN 시트콤 ‘왔어 왔어 제대로 왔어’의 단역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TV와 스크린을 오가며 차곡차곡 다진 연기내공을 ‘구해줘’를 통해 유감없이 발휘한 그는‘매드독’에서도 냉정한 듯 따뜻하고, 거친 듯 부드러운 김민준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연기력과 스타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촬영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3월 방송되는 MBC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가제)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며 대세 배우임을 입증한 그를 겨울의 한복판에서 만났다. 

‘구해줘’에 이어 ‘매드독’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어요. 인기가 실감 나세요.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저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늘어난 거예요. 그럴 땐 부끄럽기도 하고 무엇보다 감사한 마음이 크죠. 

‘매드독’ 종영 이후 어떻게 지냈습니까. 

촬영하느라 1년 동안 못 만난 고마운 분들에게 한 분씩 연락드리며 만나 뵙고 있어요. 

두 작품을 연달아 찍느라 고충이 많았을 것 같아요. 

체력적으로 힘든 점 빼고는 괜찮았어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숙면하지 못하고 촬영했어요. 드라마 찍는 현장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런 환경에 익숙해져야죠. 

두 작품에서 모두 의협심이 강한 캐릭터를 맡았는데 실제 성격은 어떤가요.
 
‘구해줘’의 석동철도, ‘매드독’의 김민준도 제가 가진 내면이 표현된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그랬으니 연기할 수 있었을 겁니다. 저 역시 불의를 보면 못 참는 편이고요. 하지만 차를 부술 정도로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들진 않아요(웃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떠올린다면요. 

촬영할 때 받은, 기억에 남는 선물이 있어요. 어떤 인터뷰에서 제가 달걀 프라이를 좋아한다고 밝혔더니 팬이 그런 모양의 캐릭터 인형을 보내주셨거든요. 작은 인형인데 집에 고이 간직해두고 있어요.

본인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제 입으로 말하려니 쑥스럽네요(웃음).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눈빛이 참 좋다”는 얘기를 해주셨어요. “배우 하기 좋은 눈인 것 같다”고요. 

언제부터 배우를 꿈꿨나요. 

어릴 때부터 막연히요. 그런 속내를 부모님에게는 부끄러워서 털어놓지 못했어요. 그러다 고3 올라가기 전 진로를 선택하면서 연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이전에는 공부에 매진했는데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이니 제가 하고 싶은 걸 해야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아 용기를 냈죠. 연기 학원도 고3 때만 잠깐 다녔고요. 

학창 시절 공부를 잘했다고 들었어요. 부모님이 다른 길을 권하지 않으셨나요. 

아버지가 원래 연극을 하셨던 분이라 제가 어릴 때부터 배우가 되길 바라셨어요. 제가 어떤 결정을 하든 항상 저를 믿어주셨고요. 아버지는 제 연기를 보고 냉정하게 평가하지 않으세요. 잘한다는 말도 안 하세요. 그저 “재밌었다. 다음회가 기대된다”고 하시죠. 제게 부담을 안 주시려고요. 

자랄 때 부모님이 해주신 조언은요. 

조언을 해주시기보다 좋은 본보기가 돼주신 것 같아요. 뭐든 주입식이 없었어요. 이래라저래라 하신 적이 없거든요. 그러기가 쉽지 않다는데 대단하신 것 같아요. 

데뷔 후 6년 가까이 무명 시절을 보냈는데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뎠나요. 


무명 시절이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할 정도의 시간은 아니었어요. 저보다 더 긴 인고의 시간을 보낸 선배님들도 많이 계시잖아요. 물론 저도 고민이 되긴 했죠. 근데 한 번도 연기를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선배님들도 데뷔 후 1~2년 안에 빛을 보신 게 아니기에 작품에서 만나고 싶은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하는 제 모습을 항상 생생하게 꿈꿨어요. 

닮고 싶은 롤 모델은 누군가요. 

굉장히 많아요. 류승범, 김래원, 이병헌 선배님처럼 남자 배우들이 선망하는 분들을 저도 롤 모델로 생각했어요. 그분들은 일단 남자가 봐도 섹시해요. 

지금 말투가 ‘김박사’ 김민준과 똑같네요(웃음). 

민준 캐릭터가 아직 저한테서 덜 빠져 그런가 봐요. 가끔 혼잣말을 할 때도 민준이처럼 말끝의 억양을 올려요. 하하. 

같이 연기해보고 싶은 선배를 꼽는다면요. 

‘매드독’에서 호흡을 맞춘 유지태 선배님이 그런 분이었어요. 학교 다닐 때부터 선배님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운 좋게 함께했는데 정말 멋있는 배우세요. 촬영장에서 주변 사람들을 챙기고 배려하는 습관이 몸에 밴 분이죠. 정말 통이 커서 배우들뿐만 아니라 스태프들에게까지 많이 베푸세요. 

같이 힘내자고요. 지난해 추석 때는 현장에 전을 푸짐하게 가져오셔서 다 함께 먹었어요. 

극 중 독일어 대사가 많더라고요. 외우기가 쉽지 않았을 듯해요. 

너무 어려웠어요. 민준이가 독일에서 살다 왔으니까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독일어 대사가 그렇게 많을 줄 몰랐거든요. 독일어 선생님과 전화 통화로 주로 지도받고 녹음 파일을 들으며 익혔어요. 

연기 연습을 어떻게 하나요. 

대본을 카페에서 봐요. 20세 때부터 오디션 준비를 하면서 조용한 카페에서 대사를 익히는 게 습관이 됐어요. 집에서 혼자 대사를 외울 때 너무 적막한 느낌이 들어 작은 카페에 가서 소리 내어 연습하고 그랬거든요. 저는 사람들과 있어야 잡생각이 들지 않고 마음이 편해져요. 

자취를 했나 봐요. 

지금도 자취해요. 부모님과 경기도 안양에서 살다가 얼마 전 독립했어요. 대학 다닐 때도 캠퍼스가 죽전에 있어서 자취를 했고요. 

요리 좀 하겠네요.
음식 만드는 걸 좋아해요. 먹고 싶은 건 다 만들어 먹을 정도는 돼요. 찌개나 불고기처럼 어머니가 해주셨던 음식들을 따라 하는 거죠. 

그 정도면 남자 장금이네요(웃음). 나영석 PD가 연출하는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나 ‘강식당’에서 출연 제의가 들어온다면요.

나영석 PD님의 프로그램을 좋아해요. 어제도 ‘강식당’ 보다 잠들었어요. 나 PD님이 불러주시면 마다하지 않을 것 같아요. 토크엔 재능이 없지만 관찰 예능이나 몸을 쓰는 예능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보고 싶어요. 

혼자 사는 게 외롭진 않나요. 

집에 가면 먼저 음악을 틀어요. 씻고 나온 후에는 소파에 앉아 보고 싶었던 영화나 책을 봐요. 그래서 외롭다고 느낀 적은 별로 없어요. 진로를 배우로 정했을 때 아버지가 “너는 이제부터 누구보다 외로운 직업을 선택한 거다”라고 하셨는데, 제가 정말 외로웠던 시기는 20대 초반 친구들이 다 군대에 갔을 때였어요. 혼자 남았는데 일도 없어서 외로움이 정점에 달했죠. 그때 극도의 외로움을 경험해서 지금은 외롭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어요. 

‘구해줘’와 ‘매드독’에는 어떻게 캐스팅이 됐나요. 

‘구해줘’는 오디션을 봤고 ‘매드독’은 ‘구해줘’ 촬영이 끝나갈 때쯤 조재윤 선배님의 권유로 출연하게 됐어요. 선배님이 “이 작품 끝나면 ‘매드독’이라는 드라마를 할 건데 대본을 보고 감독님을 만나는 게 어떻겠니? 감독님도 널 한번 보고 싶어 하시더라”고 말씀하셔서 “선배님 믿고 대본 보겠습니다. 잠을 덜 자더라도 보겠습니다” 했죠. 촬영 중이라 다른 대본을 볼 여유가 거의 없었지만 민준이 캐릭터도, 작품의 메시지도 너무 좋아 감독님을 뵌 후 함께하게 됐어요. 

촬영을 끝내고 만족스러웠나요. 

민준이 캐릭터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았던 게 아쉬워요. ‘구해줘’를 끝내고 열흘 만에 김민준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듣지 못하고 촬영을 시작했거든요. 게다가 8회를 넘어가면서 하루 서너 시간밖에 잠을 못 자 ‘매드독’ 감독님이 제 걱정을 많이 해주셨어요. 체력적으로 괜찮겠느냐고요. 

쉽지 않은 여정이었을 텐데 무엇으로 버텼나요.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저를 응원하는 팬들과 믿어주는 감독님, 선배님들이 계시니까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신력으로 버텼어요. 추위를 많이 타서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한약을 지어 먹었는데 효과를 못 봤어요. 한약으로 효과를 보려면 한두 달 지나야 한대요. 그 효과가 요즘 오고 있어요. 하하하. 

1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왔네요. 

2016년 말에 한 인터뷰에서 “2017년도에는 단 하루도 쉬고 싶지 않다”고 말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어요. 하루도 쉰 기억이 없는데, 힘들어도 신났어요. 2017년은 배우로 살면서 가장 행복한 해였어요. 2018년도 그러길 바라요. 열심히 연기해서 많은 분들에게 행복감을 안기고 싶어요. 배우는 그게 가능한 직업이더라고요. 

‘매드독’에서 러브 라인의 상대인 류화영 씨와 ‘밀당’하는 모습도 재미있었어요. 실제로도 밀당을 잘하는 편인가요. 

현재 사귀는 사람은 없는데, 원래 밀당을 할 줄 몰라요. 굳이 해야 할 필요가 있나 싶어요.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말하고, 사랑하면 그 사람밖에 안 보이더라고요. 

이상형이 있나요. 

바라만 봐도 웃음이 나오고,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 좋아요. 연상도 괜찮아요. 아직 연상을 사귀어본 적은 없지만 물의를 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나이 차이면요(웃음).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는 뭔가요. 

특별히 장르를 가리진 않아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양한 장르를 다 해보고 싶어요. 류화영 씨와의 로맨스는 로맨틱 코미디였는데, 앞으론 격정적인 멜로도 해보고 싶어요.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을 정도의 진지하고 열렬한 멜로요. 하하하. 

연기만큼 깊이 빠져본 게 있나요. 

연기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졌던 건 없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요. 

메시지가 있으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좋은 작품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리고 할 일을 끝까지 잘 마무리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의 본분은 연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거니까 연기에 대한 자신감 외에 다른 욕심은 항상 경계하려고 해요. 제 자신이 늘 겸손함을 잃지 않길 바라고요. 

좋은 사람이고 싶어요. 언제 봐도 동네 친구 같고, 형 같고, 동생같은 친근한 사람요.

photographer 지호영 기자 designer 김영화
사진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장소제공 카페 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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