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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Volunteer Work

전원남 주부의 방송 모니터링 자원봉사

기획·강현숙 기자 / 구술정리·안소희‘자유기고가’ / 사진·김성남 기자

2006. 12. 20

서울YWCA에서 방송 모니터링 봉사를 하고 있는 전원남씨(48). ‘약이 되는 TV, 건강한 TV’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의 봉사활동 체험기를 들어본다.

전원남 주부의 방송 모니터링 자원봉사

전씨가 동료들과 토론하며 만든 모니터링 자료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하는 밑거름이 된다.(가운데) 인터넷 다시보기를 통해 토론할 TV 프로그램을 꼼꼼히 분석하는 전원남씨.(오른쪽)


내가 TV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3년 전이다. 20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의 길로 들어선 나는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당시 중학생이던 딸아이가 특히 TV에 푹 빠져 지냈는데 아이와 함께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다보니 그저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용,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분위기 등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던 것. ‘독이 되는 TV’를 보고 열광하는 딸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무겁고 답답했다. 그러던 차에 YWCA(기독교여자청년회)에서 방송모니터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YWCA 방송모니터회는 분기별로 주제를 정하고 감시할 TV 프로그램을 선정한다. 그 후 주 1회 모임을 갖고 프로그램의 성격과 문제점을 분석한 뒤 이를 보고서로 작성한다. 모니터링 봉사자들의 노력이 담긴 보고서는 보도자료로 만든 뒤 언론사에 보내 시청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편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된다.
오전 10시, 오늘은 방송 모니터 모임이 있는 날이다. 요즘에는 드라마에 나타난 ‘여성의 갈등’을 주제로 잡고 방송3사의 주말드라마 4편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일주일 동안 정해진 프로그램을 보고 꼼꼼히 분석한 뒤 동료들과 함께 열띤 토론을 벌인다.
“먼저 ‘소문난 칠공주’에 드러난 여성의 갈등을 살펴봐요.”

“종칠이는 결혼한 여성의 갈등을 보여주고 있는데, 고부 갈등에만 치우치는 것 같아요.”
“미칠이는 할 말은 하는 며느리로 나왔데 너무 이기적인 모습으로 그려졌어요.”
동료들과 드라마를 본 감상을 말한 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인터넷 다시보기를 통해 다 함께 시청하며 의견을 조율한다. 토론 내용을 정리하고 다음 주에 봐야 할 프로그램을 정하고 나니 벌써 정오가 넘었다.
사무실을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 딸아이가 골라준 최신곡을 MP3로 듣는다. 방송 모니터링을 하기 위해 아이와 함께 TV를 보며 눈높이를 맞추다보니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고 아이들 또한 무심코 보던 TV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스스로 찾아내는 눈을 갖게 됐다. 오늘도 아이와 TV 때문에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엄마가 있다면 TV, 바로 그 안에 해답이 있다고 얘기해 주고 싶다.
언론 모니터링 자원봉사 여기서도 할 수 있어요
언론 모니터링 봉사는 신문·TV·라디오·인터넷 등 다양한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다. 언론 관련 시민단체와 여성단체, 각 방송사 등에서 1년에 1~2회 모집한다. 최근에는 지역 시민회관에서도 모임을 갖고 활동하는 추세. 봉사자는 기본 교육을 받은 뒤 주 1회나 월 1회의 정기모임을 통해 의견을 제시하고 유해한 미디어 환경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YWCA 서울시 중구 명동 02-3705-6000 한국여성민우회 서울시 종로구 평동 02-734-1046 종로구민회관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 02-3672-2530 민주언론시민연합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2가 02-392-0181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시 북구 북동 062-529-0383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는 주부들의 훈훈한 사연을 찾습니다. 자원봉사를 하시는 주부 본인이나 주위 분들의 간단한 사연을 적어 연락처와 함께 이메일(life77@donga.com)로 보내주세요. 문의 02-361-0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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